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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25 (화요일)

최저임금, 지금부터가 중요하다2018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최종 확정되었다. 2017년 최저임금인 6470원에서 16.4% 인상된 금액이다. 2011~2017년 중 연평균 6.7% 상승했던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름에 따라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영세자영업자들을 필두로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폭이 너무 커서 기업 경쟁력에 치명적인 위협 요인이 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한다. 노동계도 찬성 목소리보다 아쉬움을 토로한다. 최저시급 만원에 턱없이 부족한 인상률이라며 볼멘소리를 한다. 노사의 입장과는 달리 일반 국민들의 여론은 최저임금 인상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1일 발표한 정례여론조사에 따르면 2018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응답자의 55%가 ‘적정하다’고 답했다. ‘높다’는 23%, ‘낮다’가 16%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 간 치열한 대립은 한국 사회 노동문제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사회적 논란에 앞서 기억할 것은 19대 대선 당시 유력 후보 모두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했다. 문재인, 유승민, 심상정 후보는 2020년까지, 홍준표, 안철수 후보는 2022년까지를 시한으로 제시했다. 최저임금 1만원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지난 대선에서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불평등 심화와 노동자들 간의 임금격차 확대를 막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함을 인정한 것이다. 노동조합운동이 활성화한 서구 유럽국가에서도 최저임금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시장에서 보호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에 대대 최소한의 국가 책임을 다하기 위함이다. 노조 조직률이 10.2%의 낮은 수준이며 그나마 노동조합의 보호 속에 있는 조합원들의 대다수가 대기업과 공공부문에 제한되어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최저임금은 미조직, 영세사업장,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인권을 보장하는 생명줄이다. 최저임금 결정 이후 쏟아지고 있는 대안 없는 비판들은 기득권 세력의 이권 지키기에 다름 아니다. 대선 토론 당시 강성노조 때문에 대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하지 않고,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거짓 주장의 데자뷰이다. 최저임금 때문에 기업들이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으며, 연봉 5000만원 근로자도 최저임금 대상이 될 판이라는 조선일보 사설은 대표적인 과장 왜곡 사례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압박 공세의 절정은 최저임금을 저임금 노동자와 자영업자 간 이해충돌로 몰아가는 것이다. 결국 이들의 해법은 무엇인가. 지난 10년 동안 지겹도록 들어왔던 경제가 성장하면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진다는 낙수효과 타령 아니면 최저임금 올리려다 있는 밥그릇도 깬다는 쪽박타령 공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최저임금의 순기능을 높이고 역기능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다. 먼저 최저임금 목적의 구현이다. 1986년 제정된 최저임금법은 그 목적에서 “이 법은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시간 일한 대가가 따뜻한 점심 한 끼는 해결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또한 최저임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최저임금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법정 최저임금 미달자는 2016년 기준으로 266만 명(13.6%)에 이른다. 법은 존재하지만 정부의 근로감독이 느슨한 탓이다. 고용노동부의 ‘최근 5년간 최저임금법 신고사건 근로감독 결과’에 따르면 근로감독을 통해 최저임금 미만 지급 적발건수는 2012년 1649건에서 2016년 1278건으로 줄어들었다. 2014년은 694건에 불과했다. 제대로 감독이 이뤄지지도 않고, 적발되더라도 처벌되는 경우가 드물다. 근로감독으로 적발한 최저임금 위반 사례에 대한 사법처리 건수는 2012년에는 6건, 2016년에는 17건에 불과하다. 대신 노동자 개개인이 최저임금법 위반을 신고해 사법 처리된 경우는 2012년 360건에서 2016년 896건으로 늘었다. 최저임금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다. 노사정 모두 과거의 패러다임으로 살아갈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비정규 노동을 양산하고 저임금 노동을 확대하는 정책은 한국 사회가 지향할 미래가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새로운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구축을 위한 출발점이다. 최저임금이 올라야 자영업 구조조정도 촉진되고, 자영업에 손쉬운 진입도 억제된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한 정책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 대·중소기업 갑을관계 청산, 상가임대차 및 카드수수료율 인하, 부가가치세 공제 확대, 영세사업장 사회보험료 부담 완화 등 후속대책이 마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사람의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야 말로 품격 있는 사회이다.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 우리는 조금씩 사회적 부담을 나누어야 한다. 어떤 책 제목처럼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대기업, 갑질논란 스스로 끊어야한 대기업과 거래해온 중소기업은 구두계약 형태로 일감을 늘려받기로 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은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 솔루션을 공개했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협의 과정에서 일감은 줄어들었다. 일감 중 일부를 대기업이 직접 맡기로 했다. 그 일에는 중소기업의 솔루션이 사용되는 것으로 의심된다. 중소기업의 것을 조금 바꾼 정도다. 대기업의 기술 탈취가 보통 이런 식이다. 계약은 아직 체결 전이다. 중소기업은 이대로 계약 전체가 물거품이 될까 걱정하고 있다. 취재원으로부터 이런 얘길 들었지만 기사화는 어렵다. 불이익을 당할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취재원도 기사를 바라고 한 얘기가 아니다. 단지 하소연할 데가 없을 뿐이다. 이런 제보는 처음이 아니다. 동반성장, 공정거래가 화두인 요즘에도 이런 일이 암암리 자행된다는 게 황당하게 느껴졌다. 눈속임이 가능하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들통난다. 대기업의 자성이 필요하다. 어쩌면 처벌이 가벼워 그랬을지 모른다. 부당이익이 과징금보다 크면 눈앞의 이익만 좇게 된다. 최근 들춰진 대기업의 ‘갑질’ 사례가 많다. 그 피해는 누구 몫인지 특히 눈여겨봐야 한다. 오너리스크로 기업가치는 폭락했다. 주가하락으로 이어져 소액주주들에게 피해가 전가됐다. 운전기사들에게 상습 폭언을 한 종근당 회장은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거취는 함구했다. 경찰수사를 받지만 폭언만으로는 크게 처벌받지 않는다. 휴대폰을 던졌다는 운전자의 주장도 뒷좌석을 향해 던진 것으로 확인돼 폭행죄 적용이 어려울 듯하다. 폭언 녹취를 제공한 운전사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일부는 후유 장해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매운동은 한 때다. 잊혀지기 마련이다. 크게 보면 갑질이 가능한 것은 힘이 집중된 탓이다. 경제력집중이 낳은 재벌의 갑질과도 연결된다. 힘이 넘치면 남용될 수 있다. 경제활동의 과실이 집중되도록 시장을 왜곡시킨다. 흔히 독과점 현상으로 나타난다. 시장이 독과점이 되면 그 속의 중소기업들은 종속된다. 재벌 회사들은 대부분 상품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원료·부품 시장에선 구매자로서 독과점적 지위를 갖는다. 상품시장에선 높은 가격으로 팔고 원료는 싸게 산다. 저임금이나 저리로 노동과 자본을 공급받는다. 갑질이 생기는 이유다. 이는 다시 경제력집중을 가중시킨다. 재벌 중심 경제체제가 만드는 악순환이다. 1980년 공정거래법이 도입된 이후 그 전보다 경제권력은 약해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다양한 형태로 경제력집중이 심화된 것은 계열사 수나 자산 등 각종 지표로 나타난다. 그 속에 정경유착이 드러났다.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정치권에 입김을 불어 넣었다. 비자금 비리 적발이 반복되면서 국민의 한숨만 쌓여갔다. 대기업 총수들 사이에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사례가 드물 정도다. 출자총액제한제도가 일례다. 생겼다 폐지됐다 되풀이하다 결국에는 없어졌다. 전경련이 폐지에 앞장섰었다. 전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는 재벌이 힘을 보전하려고 흐름에 역행한 탓으로 보여진다. 시장경제가 글로벌화 돼 기업 지배구조는 국제기준에 맞춰져야 한다. 그러자면 규제나 처벌 강화를 통한 투명화는 필연적 수순이다. 상속세와 증여세 납부 등 규정대로면 재벌은 지속되기 어렵다. 상속으로 재산은 분할되고 지배력은 약해진다. 소유와 경영은 자연히 분리된다. 1800년대 후반 수많은 재벌이 출현했던 미국에서 지금은 재벌문제를 찾기 힘든 게 이를 방증한다. 오너리스크로 인한 주주 피해를 막기 위해 집단소송제, 징벌적손해배상제 등 제도적 뒷받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다가는 또다시 국정농단 같은 문제가 생긴다. 대기업이 경영 투명화를 피할 수 없는 과제로 인식하고 갑질이 존재하지 않는 선진 기업문화를 스스로 만들어 가길 기대해본다.  이재영 산업1부 재계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