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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의 시대 도래하나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나란히 사모펀드가 선정됐다. 롯데손보야 애초부터 사모펀드끼리의 경쟁이었다. 따라서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롯데카드는 달랐다. 뚜껑을 열기 전에는 하나금융이 롯데카드의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거론됐지만, 최종 승자는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이었다. 이에 앞서서는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나금융은 이미 계열 카드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번에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덩치도 키우고 롯데의 거대한 유통망에 끼어드는 효과를 기대했다. 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사모펀드에게 빼앗겼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쳤다는 성서의 설화가 일상된다.  하나금융에서는 이번 결과를 보고 허탈해 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렇지만 허탈해 할 이유도, 아쉬워할 필요도 없다. 시대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일 뿐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대형 인수합병은 으레 재벌 아니면 외국 기업이 있어야 성사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사실 대부분이 그랬다. 이를테면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이 인수하기로 했고, 케이블TV 업체들은 이동통신 3사가 합병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매각 완료된 금호타이어의 경우 중국 기업에 넘어갔다. 반면 국내 사모펀드는 지금까지 인수합병 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했다. 여러 가지 규제가 발을 묶어놓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했다가 하나금융으로 되판 론스타의 예처럼 사모펀드에게는 ‘먹튀’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따라다녔다.  이런 먹구름도 지난해부터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다. 정부가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대폭완화하겠다고 밝힌 이후 사모펀드의 활동이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사모펀드가 410개 기업에 13조9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역할이 크게 확대됐다. 한앤컴패니 등 사모투자펀드가 SK해운을 1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대형투자도 성사됐다. 출자약정 금액도 74조5000억원으로 10년 전에 비해 3.7배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강성부펀드’(KCGI)가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제2주주로 오르면서 주주행동주의 바람을 일으킨 것도 한몫했다. 그러는 사이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거의 불식됐다.  특히 그동안 재벌오너들의 몰지각한 해사(害社)행위를 지켜보면서 속만 태우던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들은 더 큰 힘을 얻었다. 반면 재벌오너들에게는 과거와 같은 황제경영이나 오너리스크는 더 이상 안된다는 경종을 울렸다. 한국 자본시장의 도도한 변화였다.  사모펀드에 대한 경계심리가 여전히 엄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사모펀드의 기본 운동원리가 인수기업의 가치를 올려놓은 다음 재매각해서 이익을 내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인수기업 노동자의 감축이나 무리한 자산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당초 롯데카드 노동조합이 10일 한앤컴퍼니로 매각되는 것을 반대하고 나선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우려와 불안은 매각주체인 롯데그룹과 매입주체인 사모펀드의 계약 또는 노사간 협력으로 씻어낼 수 있다. 그런 우려를 없애는 것이 사모펀드에게도 유익하다. 이번 같은 중요한 인수합병이 좋은 결실을 맺어야 사모펀드의 활동무대도 더 넓어질 수 있다. 투자자 확보나 또다른 인수합병 시도에서도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지금 한국의 부동자금이 1100조원을 헤아린다고 한다. 이들 자금을 생산적인 분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 통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모펀드가 가장 유력한 경로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앞으로 재벌구조 개혁이나 부실기업과 금융사 등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모펀드의 입지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모두가 사모펀드의 운동장 아닌가. 금융위원회도 기업구조조정을 자본시장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은행 등 금융사 대신 적극 사모펀드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구조조정의 발상전환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바야흐로 사모펀드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너무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우수한 전문경영인과 손잡고 탁월한 경영능력과 함께 뛰어난 절제력도 아울러 발휘해야 한다. 그렇게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어야 사모펀드가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새로이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차기태 르몽드디플로마티크 편집장(eramus414@ilemonde.com) 


아직도 버리지 못한 집값 미련 최용민 산업2부 기자“다시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뉴스에 계속 나오는데, 정말 아파트 가격이 다시 반등하나요? 집을 장만해야 하는데 집을 언제 사야 할까요?” 주변 사람들에게 건설·부동산 분야를 취재하고 있다고 말하면 꼭 받게 되는 질문이다. 최근에는 이와 관련해 질문 받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부동산은 언제나 최대 관심사지만, 최근 사람들의 관심이 더 높아진 듯하다. 세금 정책은 물론 3기 신도시 발표까지 부동산 관련 정책이 연일 쏟아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즉, 서민들의 마음이 불안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아파트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강남 재건축 단지 매물이 거래되면서 하락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 등 가격 동향 조사 기관의 수치도 하락폭이 연일 줄어들고 있다. 이전만큼 아파트 가격이 쭉쭉 내려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봄철 이사철 수요 등의 영향으로 일시적인 현상이라 평가하지만, 내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의 마음은 불안해지고 있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사야 하는지, 아니면 나중에 더 하락하면 사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집값 하락폭 둔화가 일시적 현상이라는 평가에 대해 동조하지 않는 의견도 있다. 일부 전문가는 매물이 거래된다는 것은 아파트 가격이 심리적인 마지노선에 도달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즉 수요자들이 현재 가격보다 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뜻이다. 이게 집값 반등 신호가 될 수 있다. 이 점이 서민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지금 집을 사면 나중에 더 떨어지는 것은 아닐지, 아니면 지금 시기를 놓치고 나중에 집을 사면 상투를 잡는 것은 아닐까 등의 생각에 마음을 잡지 못한다. 사실 향후 집값이 더 떨어질지, 아니면 반등할지 아무도 모른다. 전문가들도 각종 수치와 정책 등을 보고 미래를 전망할 뿐이다.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기 때문에 예측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집을 사면 실제 집값은 오르게 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집값은 심리가 90%라고 말을 한다. 집값이 일반적인 수요와 공급 법칙을 따라가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공급이 많아지면 수요도 하락하고 가격도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지만,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기대 심리가 작용하며 주변 집값은 더 꿈틀대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집을 사야 하냐고 물어볼 때 기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집이 당장 필요하신가요? 그럼 바로 사세요. 대신 집값이 상승할지, 하락할지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게 한 곳에서 오래 머물 수 있는 집을 고르세요.” 집을 구입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실거주환경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중에 집값이 오르면 좋고, 떨어지면 이민을 가야될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실거주하면서 다시 오를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집값 상승 여부를 집 구매 기준으로 삼으면 평생 집 사기 힘들다. 고민만 하다 끝날 수도 있다. 정부가 강조하듯이 집을 사는(buy) 것이 아닌, 사는(live) 곳으로 생각하면 답은 간단하다. 최용민 산업2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