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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가 성공하려면집권 2년차 노정관계가 심각하다. 문재인정부가 약속했던 노동정책의 골간이 흔들리면서 노동계의 반발과 저항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대화를 통해 산업 현장의 갈등을 해소하고 미래의 노동의제를 준비하자며 새 옷을 입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출범과 동시에 멈춰서 버렸다.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출범도 멋쩍었는데, 설상가상으로 한국노총도 사회적 대화 기능 못하는 경사노위는 차라리 간판을 내리라며 어깃장을 놓는다. 정부의 일방통행식 탄력근로제 논의를 문제 삼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현 정부가 노사상생형 일자리 모델로 적극 추진했던 ‘광주형 일자리’가 계속 엇박자가 나면서 물 건너 간 것 아닌가라는 비관론이 팽배하다. 노사상생을 꾀했던 모델이 거꾸로 노사갈등의 진원지가 되었다. 광주형 일자리는 무엇이고, 합의 불발의 이유는 무엇인가.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성공을 위한 정책 방안은 무엇인지 따져볼 시점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2014년 6월 윤장현 당시 광주시장 후보가 ‘사회통합을 통한 광주형 좋은 일자리 1만개 창출’을 공약하면서 시작되었다. 광주의 높은 실업률 해소를 위해 고용유발 효과가 큰 완성차공장을 유치하겠다는 정책이었다. 완성차공장 유치 방안으로 신설 공장자의 임금을 현재 완성차공장의 임금보다 20∼30% 낮게 하되, 취업 노동자들에게는 낮은 임금을 보상할 수 있는 주택, 의료,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선물을 약속했다. 윤시장은 당선이후 공약을 구체화하였고 연구 용역을 통해 광주형 일자리의 밑그림을 완성해 나갔다. 그 결과물은 광주 노사민정이 참여한 사회적 대화기구인 ’더 나은 일자리위원회‘가 2017년 6월에 합의한 4대 의제인 ’적정 임금, 적정 노동시간, 원하청 관계 개혁, 노사 책임 경영‘에 담겨있다.  그런데 ‘광주형 일자리’의 이상적 모델은 2018년 현대자동차가 투자 의향을 밝히면서 새로운 변화에 직면하였다. 현대차는 광주시와 협상을 통해 신설 공장의 임금 및 근로시간에 대해 연봉 3500만원, 주 44시간 근무 그리고 5년 동안의 임단협 유예를 약속받았다. 투자 유치를 하루라도 빨리 성사시키고 싶었던 광주시의 과욕은 노사민정이 함께 만들었던 광주형 일자리 설계도를 짓뭉개는 것이었다. 사회적 대화 기구에 참여했던 한국노총 광주본부는 노동자의 헌법적 권리를 내팽개치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며, 거부 입장으로 돌아섰다. 현대차도 신설 법인의 경영 안정과 지속가능성 확보의 전제 조건인 5년 임단협 유예가 담보되지 않으면 더 이상 협상은 없다며 결렬을 선언하였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노사정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은 혁신적 작업장 모델의 실험인가 아니면 좌초인가 라는 기로에 서 있다. 이 모델의 성공 여부는 새로움과 혁신의 풍부함에 있다. 새로움이 없다면 그것은 저임금과 노동배제의 낡은 생산 시스템이며 전체 자동차산업의 공멸을 가져올 제로섬게임(zero-sum game)이다. 광주형 일자리의 공은 이제 현대차로 넘어갔다. 광주 노사민정이 수년 동안 요구해왔던 일자리 모델은 적정임금 보장과 노동시간 단축, 원하청 상생과 노사대립을 뛰어넘는 참여적 노사관계의 구축이다. 노조는 경영의 파트너이다.  권한이 있을 때 책임은 강화된다. 노사공동결정제도는 함께 책임지는 성숙된 노사관계를 지향한다. 현대차는 어떤 자동차 공장을 원하는가. 저임금과 노조 없는 광주형 완성차 공장은 상상하기 힘들다. 5년 동안 임단협이 유예된다고 누가 약속할 수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가. 과거에 머물고 싶으면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를 빨리 포기하는 것이 맞다. 아니면 당당하게 나서라. 자동차 노사관계를 어떻게 바꾸고 싶고 변화시키고 싶은가를 주장하라. 노동계도 제조업 부활을 위한 산업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반대는 현상 유지이고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밀실협상을 중단하고 의제를 공론화해야 한다. 사회적 합의 없이 국민 세금이 투자될 수 없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한마디,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을 위해선 정부와 광주시는 단기 실적주의의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무리 급해도 돌다리를 두드려보자. 조급주의를 버릴 때 새로운 대안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roh4013@hanmail.net)


카풀·택시 갈등, 정치가 역할 다해야최서윤 정경부 기자지난 10일 택시기사 최 모씨가 국회 앞에서 분신한 데 이어 12일엔 국회를 폭파하겠다는 어느 택시기사의 유서 형식 메모가 발견돼 소동을 빚었다. 다행히 메모 작성자는 무사한 것으로 알려져 해프닝으로 끝났다. 진통 끝에 카카오가 카풀 앱 출시를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지만, 갈등은 ‘시한폭탄’이 됐을 뿐이다.  이번 사태는 택시만의 문제가 아니란 점에서 고민이 깊어진다. 4차 산업혁명을 ‘혁명’으로 명명한 건 신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기업들의 경쟁적 기술 도입으로 일자리 체계는 물론 생활의 총체적 변화를 예고해서다. 변화를 주도하는 소수와 따라가는 다수, 도태되는 일부 사이에서 사회적 갈등 심화는 자명하다. 택시노조의 외침이 국회를 향해 폭발하는 까닭이다.  정부·여당 내 고민의 흔적도 보인다.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기본소득’에 버금가는 아동수당과 기초연금 확대, 일자리 창출 등 보건·복지·노동 분야에 내년도 예산 3분의 1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촉발할 갈등과 사회구성원의 불안 측면에서 안전망은 사후처방일 뿐이다. 갈등을 선제적으로 완화하기 위해선 급격한 변화에 노동자가 유연하게 적응할 재교육 등 일자리 전환 시스템이 절실하다.  기업은 벌써부터 신기술 투자·개발에 나섰고 정부도 규제혁신으로 이를 독려하지만, 그만큼의 갈등조정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최씨가 처절한 선택을 하기 사흘 전인 지난 7일, 두 업계를 중재할 더불어민주당 카풀 TF 전현희 위원장은 카풀 앱 출시와 관련해 “현재로선 규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최씨가 세상을 등진 시각 장병규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장은 지난 1년간 카풀 논의를 진척시켰다고 자평했다. 장 위원장은 벤처·스타트업에서 20년을 종사한 기업인이다. 정부의 구상에선 애초부터 기술개발이 중요했을 뿐 예견된 갈등 중재는 후순위로 밀렸던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민주당은 13일 사납금 폐지법안을 내놓는 등 택시기사 처우 개선을 통한 진화에 나섰다. 이제라도 제도 개선에 나선 건 환영할 일이지만, 쟁점의 근본 처방은 아니다. 정치권은 산업 부문 신기술 도입과 상용화 계획 등 정보접근에서 우위에 있는 만큼 일자리 존속을 위협받을 노동자와의 갈등조정이란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이번 사태와 앞으로 있을 유사한 충돌은 다가올 혁명적 변화 속 정치의 역할을 시험할 ‘테스트 베드’가 될 것이다. 최서윤 정경부 기자(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