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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악재 해소' 현대·기아차, 미국 시장 공략 가속
대규모 리콜로 관련 이슈 마무리…"신뢰 확보로 입지 확대 긍정적"
2020-12-08 06:01:00 2020-12-08 06:01: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대규모 리콜이 중장기적으로 시장 입지를 넓히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관련 비용으로 받을 충격은 크지 않고 수년간 현대·기아차의 발목을 잡아 온 악재를 해소하면서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엔진 고장에 따른 화재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 42만4000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012년식 싼타페와 2015~2016년식 벨로스터, 2011~2013년 및 2016년식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 12만9000대, 기아차는 2012~2013년식 쏘렌토, 2012~2015년식 포르테·포르테 쿱, 2011~2013식 옵티마 하이브리드, 2014~2015년식 쏘울, 2012년식 스포티지 총 29만5000대가 대상이다.
 
현대차 미국 앨라매바공장.사진/현대차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지난해부터 진행한 엔진고장과 화재에 관한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다. NHTSA는 커넥팅 로드 베어링이 일찍 마모돼 엔진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조사에서 제조결함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현대·기아차는 화재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리콜을 결정했다. 리콜은 엔진 진동 감지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엔진 내 베어링 손상이 발견되면 엔진을 교체한다.
 
현대·기아차가 이미 관련 비용 상당부분을 실적에 선반영했다는 점에서 이번 리콜에 따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3분기 실적에 총 3조4000억원가량의 품질비용을 반영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롭게 발생할 비용은 제한적이라 4분기 실적 발표 때 별도로 언급하지 않는다면 식별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라며 "지난 몇 년간 현대·기아차를 괴롭혀 온 엔진 문제가 마무리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약 900억원의 과징금을 내기로 합의하면서 2015년부터 문제가 됐던 세타2 엔진 관련 리콜 적정성 조사를 매듭 지었고 앞선 6월 미 검찰 조사는 무혐의로 종결됐다. 현대·기아차가 2015년과 2017년 세타2 엔진 리콜을 하는 과정에서 적정성과 지연 여부 등에 대한 집단소송이 제기됐고 미 검찰과 NHTSA는 각각 수사와 조사를 진행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공략이 속도를 내는 발판이 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은 소비자 중심 시장이고 품질 이슈에도 민감한 곳이라 이번과 같은 선제적 대응은 신뢰를 높이는 데 긍정적"이라며 "제네시스 브랜드를 비롯한 현대·기아차의 입지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선방하면서 7%대였던 미국 시장 점유율을 지난달 8.7%까지 끌어올렸고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SUV를 중심으로 친환경차를 대거 선보인다. 팰리세이드와 베뉴 등 SUV는 현대차의 미국 실적을 이끌고 있고 친환경차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에서 성장이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총 10종을 내놓을 계획인데 하이브리드는 엘란트라와 쏘나타, 투싼, 싼타페 등 4개 모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투싼과 싼타페 2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순수 전기차는 코나와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5, 수소전기차는 넥쏘다. E-GMP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하고 18분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한 데다 세계 최초로 별도의 장비 없이 800V와 400V 충전이 가능한 멀티 충전시스템을 적용해 차별화된 상품성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첫 SUV인 GV80의 미국 시장 판매도 본격화했다. GV80은 사전계약이 2만대를 돌파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2만대는 지난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국 판매량에 근접한 수치다. 현지 언론도 힘과 정숙성, 주행 성능, 높은 수준의 디자인까지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을 모두 갖춰 어떤 경쟁자와 겨뤄도 손색이 없는 잘 만든 럭셔리 SUV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GV80의 성공은 미국 시장에서 존재감이 부족한 제네시스가 고급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텔루라이드의 생산 물량을 증산하는 등 인기 SUV의 판매 확대를 추진하는 동시에 K5와 쏘렌토 등을 출시하면서 신차 효과를 지속해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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