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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미국서 퇴출되는 중국주식, 더 올랐다
바이두·빌리빌리 등 주가 급등…홍콩·중국 2차상장 기대감
2021-01-14 14:30:00 2021-01-14 17:22:3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주가가 미국정부의 압박에도 아랑곳없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한 단계 내려 주목된다. 
 
현지시간으로 12일 모건스탠리는 ‘MSCI 중국지수’에 대한 투자 의견을 ‘동일비중(equal weight)’ 등급으로 내렸다. 
 
MSCI 중국지수에는 중국본토를 포함해 홍콩과 미국 등 해외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주식도 포함된다. 따라서 전 세계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앞으로 1년에서 1년6개월 동안 업종 평균 수익률과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특히 미국에 상장돼 있는 전기차 기업 니오(NIO)와 홍콩의 텐센트홀딩스 등 해외에 상장된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를 경고했다. 
 
이번 모건스탠리의 투자 경고 전부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중국 대표 기업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에게 재무정보 등 경영 투명성을 높이라고 지시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회계 감사 규정을 따르지 않는 외국 기업의 미국 증권거래소 상장을 막는 ‘외국기업책임법안’을 통과시켰다. 기존 상장기업들도 감사 규정을 3년 연속 거부하면 상장폐지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와 같은 스탠스는 중국과의 무역협상 등 여러 부문에서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자신들이 우위에 있는 자본조달시장을 이용해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조치 중 하나였다. 
 
그 이전에도 미국은 중국 반도체기업 SMIC를 압박해 자진 상장폐지하는 등 실제 미국 증시에서 철수한 기업들도 나왔다. 최근에는 지난주 중국의 3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측의 상장폐지 발표 번복 해프닝 끝에 퇴출이 결정됐다. 
 
또한 이와 같은 추세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으로 바뀔 분위기도 아니다. 모건스탠리는 “바이든 정부도 대중 정책에 있어서는 강경한 노선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국 내에서도 자국 핀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투자의견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 인해 해당 종목에 투자하는 투자자들로서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는 우려와 상관없이 좋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에서 퇴출돼도 홍콩이나 상하이의 나스닥이라 불리는 ‘커촹반’으로 옮겨가 자국 투자자들에게 대접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 종목기호 ‘BILI’로 상장돼 있는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업체 빌리빌리는 최근 홍콩증권거래소에 2차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비공개 신청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나스닥 시장의 빌리빌리는 11월 중순부터 강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50달러 미만에서 거래되던 주가가 현재 120달러 수준까지 2배 이상 뛰어 올랐다. 
 
홍콩에 2차 상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바이두(BIDU) 주가 역시 강세다. 지난해 11월말 139.99달러를 기록했던 바이두의 주가는 1월13일 현재 236.94달러로 치솟았다. 리옌홍 바이두 회장은 지난 2018년 “정책 때문에 나스닥에 상장했지만 귀환이 허용된다면 중국 증시에 복귀하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다. 중국의 구글이라 불리는 바이두는 2005년에 나스닥에 상장했다.  
 
해외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 기업들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 종목 KWEB(KRANEETF CSI CHINA INTERNET ETF)를 봐도 크게 다르지 않다. KWEB를 구성하고 있는 상위종목들 대부분이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알리바바(BABA)의 경우 다른 종목들과 달리 눈에 띄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미국 퇴출 이슈보다는, 마윈 전 회장이 중국 금융당국을 비판한 데 대한 후폭풍 탓으로 해석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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