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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발 전기차 '합종연횡' 소식에…배터리도 '들썩들썩'
애플·바이두 등 IT 업계 '전기차' 연이은 출사표
"배터리 자체 생산 가능성 낮아…기존 강자들 경쟁력 부각"
LGES·SK이노 등 애플카 협업 유력
2021-01-15 06:03:17 2021-01-15 06:03:17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글로벌 IT 기업과 완성차 제조사 간의 협업을 통한 '전기차' 시장 진출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파이'가 대폭 커지면서 기존에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에 수혜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바이두, 알리바바 등 IT 공룡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전 세계 완성차와 부품 업계 등의 촉각이 곤두서있다. 이들은 직접 완성차를 생산하지는 않지만 기존의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미래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가장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것은 단연 '애플카' 생산 소식이다. 애플은 2024년까지 현대차와 협업을 통해 전기차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카 소식이 전해진 유사한 시기에 중국 포털 기업 바이두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를 통해 중국 지리(Geely)자동차와 전기차 합작 법인인 '바이두 자동차' 설립을 공표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연말 상하이자동차(SAIC)와 협업해 '즈지자동차'를 설립한 알리바바는 이번 CES에서 신제품 전기차 모델 2종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변화된 시장에서도 기존의 배터리 선두주자들이 주도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3사를 포함한 글로벌 '탑5'에 꼽히는 제조사들의 경쟁력이 한층 부각된다.
 
애플카 콘셉트 이미지. 사진/애플인사이더
 
애플카에 들어갈 배터리를 어떤 제조사가 수주할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추측이 제기된다. 배터리의 안정성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에, 전기차 생산 업체가 공급사 선정 시 최우선적으로 기존의 협업 경험을 고려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중국의 CATL과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글로벌 1,2위를 다툴 만큼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 애플 아이폰에 배터리 독점 공급 등 꾸준한 협업 사례를 기반으로 가능성이 제기된다. LG전자가 미국 마그나와 손잡고 출범한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의 애플카 협업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점도 계열사간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SK이노베이션 또한 유력한 후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현대차그룹의 E-GMP용 배터리 1차 물량을 수주한 바 있으며, 기아차 현지 공장이 위치한 조지아에 3조원을 들여 2개의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여기에 SK그룹 차원에서의 투자 여력도 확보돼 있어 애플과 계약이 성립된다면 공급 물량에 대한 증설 역시 발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배터리 생산에 대규모 비용과 다량의 시간이 요구되는 만큼 새로운 전기차 법인들의 자체 배터리 생산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전기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자체 생산을 원하고 있지만 부담 요인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한세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완성차 업체들에서 배터리 자체 생산에 대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왔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기존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들어가는 투자에 비해 남기기는 쉽지 않은 장사여서 공격적인 의사 결정을 하기에는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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