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전자, 노조와 '방사선 피폭' 사고 면담
전삼노 요청에 면담 성사…사건 경위·대책 파악
또다른 갈등조짐…"피폭 가능성 인정 안한 거짓말"
2024-06-05 15:43:03 2024-06-05 17:14:05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의 방사선 피폭 사고 관련,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요청해 노사 면담이 이뤄졌습니다. 노조는 사고경위와 대책을 따져 근로환경의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그 연장선에서 추후 사고 조사 과정에 조사당국과의 3자 대면도 요청했으나 불발됐습니다.
 
5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지난 3일 삼성전자가 전삼노가 요구한 '방사선 피폭' 관련 면담에 응했습니다. 전삼노는 지난달 27일부터 세 차례 면담을 요청한 끝에 성사됐습니다. 당초 전삼노는 만남이 이뤄지지 않자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에게 항의 방문할 것도 검토했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정부 조사를 받는 중이라 경위 파악 전에 노조를 만나기 힘들었단 입장입니다.
 
면담에서는 전삼노가 사측에 재해자들의 치료 및 연차사용 여부, 방사선 설비 전수조사 진행상황 등을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해당 설비 작업 중지로 인해 수량 차질에 대한 문제 대책과 방사선 피폭이 된 라인의 인력 충원 계획을 요청했습니다.
 
노조는 원안위 회의 및 조사에 노조도 함께 할 수 있도록 삼자대면을 요청했지만 이는 불발됐습니다. 이에 노조는 지난 4일 오후 원안위와도 별도 면담을 했습니다. 
  
전국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사진=표진수기자)
 
사상 첫 파업 예고 등 노사갈등이 번지고 있는 삼성전자에서 사건이 겹친 것은 부정적입니다. 전삼노와 시민단체는 그간 사업장 내 피폭 가능성을 부정해 온 삼성의 주장이 무너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전삼노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30일 공동성명에서 "삼성전자는 그동안 백혈병 등 직업병 사건에서 방사선 피폭 가능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기흥공장 피폭 사고가 "이런 주장이 거짓임을 확인해 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과거 삼성 반도체 공장 직업병 피해자들은 '설비 문을 열고 닫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인터락(방사선 설비가 열리면 방사선 발생을 중단시키는 장비)을 해제하고 작업했다'고 산재 신청 과정에서 증언했다"며 "이에 대해 삼성은 공식 인터뷰를 통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터락을 해제하면 설비가 셧다운된다'고 반박했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원안위도 2010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삼성 반도체 노동자 고 박지연 씨의 산재 역학조사에서 인터락의 존재를 근거로 일상적인 작업에서의 방사선 노출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고, 비정상 작업 시에도 피폭 우려가 매우 적다는 의견을 내 직업병 피해자 측의 의견을 부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번 사고가 난 현장은 8인치 웨이퍼(반도체 기판)를 만드는 제조공정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삼성 직원 2명은 지난 27일 오후 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손 부위가 엑스레이에 노출되는 사고가 났습니다. 사고 당시 퇴근한 이들이 이후 28일 이후 출근 후 손에 부종이 있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기흥 부속의원으로 갔다가 전문적인 검사가 필요해 원자력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일반혈액검사 결과는 정상 소견으로 나왔습니다. 29일에는 원자력 기술 연구원 2명이 사업장에 방문해 경위를 파악했고, 원안위에서 해당 장비에 대해서만 사용 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입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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