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침체에도…올리브영 독주 체제 강화
지난해 최초 '4조 클럽' 진입…앱 사용자도 역대 최대
온·오프 모두 유의미한 성과…MZ 겨냥 대성공
2025-04-18 10:16:28 2025-04-18 14:47:19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국내 경기가 장기침체 양상을 보이고 유통 업황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도, CJ올리브영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0년여간 올리브영은 '헬스 앤 뷰티(H&B)' 산업에서 수많은 경쟁 업체들과 각축전을 벌이면서도, 뷰티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중소 브랜드들의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며 사실상 최종 승자로 남았는데요.
 
특히 올리브영은 본연의 영역인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서서히 플랫폼 영토를 전방위로 확장해 나가는 모양새입니다. 무엇보다 최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리브영에 대해 신사업 기회 발굴을 직접 주문하는 등, 향후 CJ그룹 내에서의 올리브영 지위는 더욱 공고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실적 및 사용자 수 지표 모두 역대 최대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조7935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8682억원)보다 23.92% 증가했습니다. 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93억원으로 1년 전 4607억원 대비 30.1%나 급등했고, 당기순이익은 4760억원으로 전년 동기(3606억원)보다 32.02% 증가했는데요.
 
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은 역대 최대치입니다. 특히 올리브영의 경우 지난 2016년 처음으로 매출이 1조원대에 진입한 이래 2021년 2조원대, 2023년 3조원대를 기록하는 등 매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리브영은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영역 확대도 뚜렷한 모습입니다. 지난해 매출 중 온라인 매출 비중은 28.3%로 전년보다 1.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이 같은 온라인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올리브영의 지난달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올리브영 앱 사용자 수는 880만명으로 전년 동월(644만명) 대비 37%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민한 뷰티 트렌드 파악…온·오프 유기적 연동도 한몫
 
올리브영이 H&B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한 것은 오랜 기간 경쟁 업체들과의 주도권 싸움 과정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빠른 속도의 전환이 이뤄지는 뷰티 산업의 트렌드를 읽고, 이에 기민하게 대처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뷰티 산업을 주도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MZ세대는 규격화된 브랜드 제품보다는 개성이 강하고 각각의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 브랜드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은데요. 올리브영은 기존의 대형 브랜드 상품들은 물론 이 같은 MZ세대의 취향이 반영된 다양한 신진 인디 기업들의 상품들까지 진열하는 마케팅을 펼쳐왔습니다.
 
이는 올리브영이 화장품 산업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가격, 품질, 다양성을 갖춘 뷰티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빠르게 대내외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K-콘텐츠'의 글로벌 열풍과 맞물리며, 'K-뷰티', 'K-패션'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 명소로 떠오른 점도 이와 무관치 않죠.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점도 올리브영의 성장에 한몫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오프라인 채널들은 오랜 기간 오프라인만의 시각에서 출발해 온라인 콘텐츠를 단순 이식하다 보니, 고객들 입장에서 이용에 불편이 따르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올리브영의 경우 베이스가 오프라인이라 해도 이 온라인 콘텐츠를 이용하는 과정이 매우 자연스럽고, 이는 곧 광범위한 수요층을 유입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이와 관련, 올리브영은 지난 2018년부터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주문 상품을 당일 3시간 이내 배송하는 '오늘드림' 서비스를 업계에서 선제적으로 실시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올리브영은 매장과 함께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MFC(Micro Fulfillment Center·도심형 물류 거점)'를 올해 20개 이상 구축해 온라인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입니다.
 
이처럼 올리브영이 고공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자연스레 CJ지주와의 합병설도 흘러나오는 실정인데요. CJ그룹 오너4세 승계 작업의 '키 포인트'나 다름없는 올리브영에 있어, 외연 확장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달 초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첫 글로벌 현장 경영으로 일본을 방문하며 올리브영의 일본 진출 등 신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하고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하자고 강조한 점도 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랜 기간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 속에서도 MZ세대 취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맞춘 이상적 멀티 뷰티 숍을 구현해낸 것이 고공 성장의 원동력으로 보인다"며 "게다가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성지로 자리 잡으면서 대외 경쟁력마저 높아지는 상황이다.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서울 중구 명동 올리브영 매장 앞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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