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미국발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이면서, 하반기 국내 조선업계의 LNG운반선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부가 선박인 LNG운반선 건조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한국과 중국이 유이한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중국 조선사는 사실상 배제된 상황인 만큼, K조선의 하반기 수주 실적에 순풍이 예상됩니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위치한 벤처글로벌 사의 LNG 생산 공장. (사진=벤처 글로벌)
미국의 2위 LNG 생산·수출 업체인 벤처글로벌은 최근 루이지애나주에서 진행 중인 'CP2 프로젝트' 1단계와 관련된 CP 익스프레스 파이프라인에 대해 최종 투자 결정(FID)을 확정하고, 151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자금 조달은 현재 미국 내 단일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로,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2027년부터 연간 2800만톤 규모의 LNG가 생산될 전망입니다.
CP2 프로젝트가 사업에 착수하면서, LNG운반선 발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벤처글로벌은 최대 12척,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LNG운반선 건조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한국과 중국뿐이지만, 미국의 대중 제재로 인해 중국 조선사는 사실상 수주전에서 제외된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수주는 국내 조선업계 '빅3'인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이 유력한 후보로 꼽힙니다.
미국발 LNG 시장의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상반기 부진했던 LNG운반선 수주 실적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대형 3사의 올해 상반기 LNG 운반선 발주는 8척에 그쳤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5척에 비해 8분의1 수준에 불과합니다. 외신에 따르면, 연말까지 FID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는 미국의 또 다른 LNG 프로젝트로는 포트아서, 커먼웰스 LNG, 레이크찰스, 넥스트 디케이드 트레인 등이 있으며, 이들 프로젝트가 모두 FID를 통과하면 연간 4400만톤 규모의 LNG가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안에 FID가 현실화된다면, 하반기 LNG운반선 발주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점쳐집니다.
미국과 주요국 간의 연이은 관세 협상 타결도 LNG운반선 수요를 촉진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 당시 향후 3년간 미국산 에너지 제품을 7500억달러 규모로 구매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미국이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인 만큼, 해당 에너지 제품 비중은 LNG가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의 알래스카 프로젝트까지 활성화된다면 LNG운반선 발주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조선업계는 미국발 LNG 시장 확대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운반선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수익성이 높아 국내 조선업계가 주력하는 먹거리”라며 “LNG 프로젝트 확대 움직임은 관련 선박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만큼 글로벌 시장 상황을 유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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