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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규리 기자]
롯데지주(004990)가 배당수익과 브랜드 사용료 등 안정적인 수입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연이은 계열사 지원 부담이 누적되며 현금흐름 여력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본업 수익만으로 계열사 투자 지원을 감당하지 못한 채 자금 소진이 이어지면서, 최근 5년간 경상현금흐름이 적자 상태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바이오 신사업 투자를 위해 최근에도 3000억원에 가까운 신종자본증권을 또다시 발행하면서 지주사 재무 체력과 미래사업 성과 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롯데지주)
계열 출자에 본업 현금창출 초과…5년째 적자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의 별도기준 경상현금흐름은 2020년 마이너스(-) 2412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170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5년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199억원, 2023년 -723억원, 2024년 -28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150억원의 손실이 나타냈다. 경상현금흐름은 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을 차감한 값으로, 지주사 본업에서 실제로 창출되는 현금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배당이나 일회성 자산 매각을 제외한 경상적인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어 지주사 재무 안정성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으로 활용된다.
롯데지주는 경영지원수익과 상표권 사용수익, 임대수익 등을 통해 매년 3000억원 안팎의 영업수입을 확보하고 있다. 배당수익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기준 현금 유입 규모는 3608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영업비용과 법인세, 배당금 지급을 포함한 자본비용 등 지출이 3897억원에 이르면서 지주사 본업만으로는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롯데케미칼(011170)이 업황 부진으로 영업손실을 이어가며 배당 여력이 약화된 데다, 고금리 환경 속 차입 확대에 따른 금융비용까지 늘어나면서 현금흐름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 기업공개(IPO) 철회에 따른 재무적투자자(FI) 풋옵션 대응 역시 지주사 재무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국투자증권 등과의 주가수익스와프(PRS) 거래를 통해 1260억원이 유입되며 일부 방어에 나섰지만, 풋옵션 행사로 3074억원이 유출되면서 롯데지주는 1814억원을 직접 부담해야 했다. 여기에 2021년까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코리아세븐 인수, 롯데케미칼 유상증자 참여 등 계열 지원성 지출이 이어지며 자금 소요는 누적됐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IB토마토>에 “2019년 이후 확대된 배당금 지급이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롯데케미칼 등 자회사 실적 악화에 따른 배당수익 감소와 고금리 환경 속 차입 확대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가 겹치며 경상현금흐름이 저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롯데지주 순차입금은 2020년 1조7623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3조7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순차입금의존도는 24.2%에서 43%로 치솟았다. 동시에 이중 레버리지 비용은 2020년 136%에서 176.2%까지 상승해 일반적인 지주사의 평균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중 레버리지란 지주사가 자회사 지원을 위해 얼마나 차입에 의존했는지를 보여주는 재무 지표 중 하나다.
재무 체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롯데지주는 지난달 26일 신종자본증권 2750억원을 추가 발행했다. 4-1회차(750억원)는 기존 채무상환에, 4-2회차(2000억원)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납입 용도로 조달될 예정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 30년의 영구채 성격으로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일정 시점 이후 금리가 상향되는 스텝업 구조를 감안하면 시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중단기 차입과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주요 그룹 지주사가 영구채를 발행하는 건 드물다.
이미 롯데지주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상태다. 이들 신종자본증권의 1차 스텝업 시점은 각각 오는 3월 말과 9월 말로 예정돼 있다. 향후 이자 부담과 차환 여부 또한 회사 전략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롯데지주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기와 규모를 고려하면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 이른바 ‘갈아끼기’에 가까운 형태로 보인다”며 “스텝업 시점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데다 금리 수준도 높아지면서 조건이 갈수록 불리해지는 구조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보유자산 매각 계획과 실제 성과, 추가적인 계열 지원 부담 수준, 재무 부담의 변동 추이 등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지주사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계열 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점과 아직까지 유동성 측면에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이 계열사 전반에 즉각적인 악영향으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에 집중된 투자 지원…성과가 관건
롯데지주의 지원 중심에는 바이오가 있다. 롯데지주의 롯데바이오로직스 누적 출자액은 올해 3분기 기준 6369억원에 달한다. 올해에만 168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송도 바이오플랜트 1공장이 준공되는 2027년까지는 추가 출자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롯데바이오로직스 투자와 관련해 장기적으로 4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주도하는 미래사업 전략의 중심에 바이오가 있는 만큼, 지주사의 출혈성 지원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룹의 전통적인 캐시카우였던 화학과 유통 부문의 실적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바이오를 차세대 성장 축으로 선택한 만큼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지주사의 재무 부담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바이오 사업은 성공할 경우 그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현재의 상황(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로 이어지고 있는 연쇄적 재무 부담)과 유사한 충격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신유열 대표의 첫 대형 미래사업이 재무적으로도 설득력을 확보해야 향후 승계 구도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롯데지주 측은 <IB토마토>에 "신사업(바이오) 확장은 그룹의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라며 "시장 상황과 금리 변동 등 다각도를 고려해서 자금 조달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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