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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ELW재판 1심 사실상 포기?
2심에서 승부수, ELW 거래 분석결과에 기대
관련사건 무죄 잇따르자 피고인 신문도 포기하고 구형
2011-12-20 15:39:07 2011-12-29 11:26:59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ELW(주식워런트증권) 관련 2개 사건에서 연달아 무죄를 선고 받은 검찰이 나머지 10개 증권사의 1심 재판을 사실상 포기한 분위기다. 이에 따라 검찰이 2심 재판에서 승부수를 던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형사27부)과 HMC투자증권(형사28부)을 심리해온 재판부가 집중심리를 실시, 빠른 속도로 재판을 진행하는 와중에 뒤늦게 '증권사별 ELW 거래내역' 분석작업에 돌입한 검찰은 이들 1심 재판부의 선고기일 전까지 결과물을 제출하지 못했다.

검찰은 분석결과를 제출하기 위해 선고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재판부에 몇 차례 요청했지만 담당 재판부는 "우리 재판부의 판단에 검찰의 거래 유형 분석자료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장담하지 못한다"며 앞서 예정된 선고기일에 판결을 내렸다.

검찰은 대신증권 사건의 결심공판을 앞둔 11월에 이르러서야 증권사와 코스콤으로부터 12개 증권사별 '3년간 ELW 전체 종목 거래내역'을 제출받아 스캘퍼(초단타매매자)와 일반투자자별 거래 패턴에 대한 유형 분석작업을 A대학교 연구소에 의뢰한바 있다.

검찰이 유형분석을 의뢰할 당시엔 2~3주 정도 소요될것으로 예상됐지만 거래내역 분석량이 많은 탓에 벌써 1달 이상 기간이 소요되고 있다.
 
◇검찰, 증권사 공판에서 '피고인 신문' 포기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우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신한금융투자증권·우리투자증권·KTB투자증권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들 증권사 대표를 상대로 피고인 신문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전날 열린 유지투자증권·LIG증권·대우증권·삼성증권·한맥투자증권 등에 결심공판에서도 각 증권사 사장을 상대로 'DMA(증권 자동전달시스템)시스템의 위법성 인식 여부'에 대한 짤막한 내용의 피고인 신문만 했을 뿐이다. 5개 증권사, 10명의 피고인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됐지만 불과 2시간도 채 안되서 피고인 신문이 마무리됐다.

공판이 끝난 직후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검찰이 이번 ELW 관련 재판을 포기한 것 같다"며 "그렇지 않고서야 피고인 신문도 안하고, 변호인이 제출하는 의견서에 별다른 이의제기도 하지 않을리 없다. 속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과 주원 KTB투자증권 사장,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에 대해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앞서 무죄가 선고된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과 제갈걸 HMC투자증권 사장에게 각각 징역 2년6개월과 징역2년을 각각 구형했던 것에 비하면 비슷한 구형량이다.
 
검찰은 피고인에 대한 구형량을 밝히면서 구형 이유를 따로 설명하지 않은 채 형량만 읽었다.
 
◇검찰, '거래유형 분석' 중점..항소심 재판 준비중
 
최근 검찰은 스캘퍼와 일반투자자별 'ELW 거래 패턴 유형'을 분석하는 작업에 몰두 중이다.

검찰은 항소심 재판을 시작하기 전에 위 내용의 분석작업을 끝내서 1심 재판결과를 뒤집을 '결정적인 증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ELW 관련 사건에 무죄를 선고한 두 재판부는 일반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는 이유는 'ELW 시장의 구조적 요인' 때문이지 스캘퍼 탓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주문처리상) 시간우선 원칙'은 존재하지 않으며 일반투자자들이 손실을 입는 구조적인 요인으로 '시간가치의 손실', 'ELW 거래 수수료 비용'을 거론했다.
 
즉 만기에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0원에 수렴되는 ELW 시장의 특성상 '단기간 내에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반투자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동해 행사가격에 진입'하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일반투자자들이 손실를 입는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1심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 근거로 삼은 '특혜 제공'은 범죄 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지만, 검찰이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하기 위해 준비 중인 'ELW 거래 유형' 분석 결과가 1심 재판의 결과를 뒤집을 내용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오는 30일에는 대우증권·유진투자증권·LIG투자증권·삼성증권·한맥투자증권과 이들 증권사에서 ELW를 거래한 스캘퍼 박모씨 외 1명에 대한 선고기일이 열린다.

또 내년 1월 13일에는 신한금융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에 대한 선고기일이, 20일에는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선고기일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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