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국감)산업부, 공기업 방만·에너지 수급문제 집중 질타(종합)
2013-10-14 17:25:40 2013-10-14 18:24:50
[뉴스토마토 이상원·최병호기자] 1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때마침 전날 발표된 2차 에너지기본계획과 관련한 정부의 에너지 수급대책이 도마에 올랐다.
 
원자력발전소 비중을 축소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확충하겠다는 내용이었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제남(정의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수요관리를 통해 원자력발전 비중을 줄인다고 했는데 22%수준으로 줄이면 원전이 35기, 25%로 줄이면 41기가 된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숫자의 착시로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순옥 민주당 의원은 "2차 에너지기본계획은 공급위주에서 수요관리로 바꿨다고 발표했지만, 1차계획보다 에너지수요를 부풀렸기 때문에 원전비중을 22%~29%로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 의원은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절차의 문제도 지적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재하는 국가 에너지위원회가 작성해 국무총리 산하 녹생성장위원회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이 때 국가 에너지위원회에서는 민·관 워킹그룹이 분과별로 설치돼 계획 수립을 위한 논의를 거치는데, 에너지위원회가 칸막이식 밀실행정으로 운영돼 민의 수렴과정이 배제됐다는 것.
 
전 의원은 "형식적으로는 수평 논의 구조를 만들었지만 분과별 논의내용은 기계적으로 수렴하고 특정분과에서 모든 내용을 조욜했다"며 "분과별 회의과정과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산업부에 워킹그룹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는데도 정부는 결론을 정리한 자료만 제출해 실제 회의 분위기와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강후 새누리당 의원도 "2차 에너지기본계획은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비용조달에 대한 언급도 없다"면서 "원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린다고 했는데 현실적인 것인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우리 정부의 안이한 투자도 지적됐다.
 
조경태 민주당 의원은 "신재생에너지비율이 정부가 2007년부터 추진한 신재생의무공급량을 못채우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꼴지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추궁했다.
 
에너지 수급과 원전문제가 거론되면서 자연스럽게 원전비리와 산업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의 방만경영도 도마에 올랐다.
 
김제남 의원은 최근 물의를 빚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최근 3년여간 평균 직원수 8500여명 중 부패와 비위행위로 적발된 사례가 1414건에 달해 직원 6명당 1명꼴로 비위행위를 저지른 셈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오영식 의원과 추미애 의원은 에너지공기업들의 방만경영을 질타했다.
 
오 의원은 "이명박 정부 5년간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한국전력(발전 5개사 포함) 등 에너지 공기업 4곳의 총부채가 62조9000억원~122조4000억원으로 94.6% 불어났다"고 지적했고, 추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공기업의 성과상여금총액이 3조3500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전정희 민주당 의원은 원전납품비리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검증을 맡긴 영국의 로이드 레지스터사가 원전 검증실적이 단 한차례도 없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전 의원은 "아무리 단순한 재검증 업무라도 원전과 원자력 기기에 대한 높은 수준의 기술역량과 오랜 경험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경험이 전혀 없는 업체가 어떻게 국내 모든 원전을 재검증하겠다는 것인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부좌현 민주당 의원은 MB정권의 대표적인 부실 해외자원개발사업인 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사 인수는 시작부터 불법이었다며 목청을 높였고, 전순옥 의원은 "MB정부의 자원외교로 공기업들이 해외자산을 마구잡이로 사들이면서 부채가 지난 5년간 59조원이나 증가했는데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라는 게 이걸 팔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은 "우리나라가 1977년 해외자원개발을 시작한 이후 총 투자액 57조원 중 이명박 정부 때 43조원이 투입돼 무려 75%에 달했다"며 "그런데 투자 회수율은 2006년 90%에서 2009년 63%, 2012년 53%로 급격히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수감자로 나선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차 에너지수급계획과 관련해서는 "기본계획은 민간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했고 그 과정은 굉장히 투명했다"면서 "지금 우리사회가 수용할 수 있고 경제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절충점을 찾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윤 장관은 원전과 공기업 비리에 대해서도 "원전사고는 과거에 일어난 사고이지만 앞으로의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이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공기업 방만경영문제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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