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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유가 100달러 시대(3) - 국내 경기 영향은?
2008-02-22 11:49:00 2011-06-15 18:56:52
유가(油價)의 고공행진은 이미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먼저 인플레이션 불안이다.

지난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수입물가는 지난해 1월 대비 21.2%나 올랐다. 이는 199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입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원자재, 유가 등의 급등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수입물가 상승세는 더욱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수치로 보면 작년 11월 13.7%, 12월 15.6%, 올해 1월 21.2%로 상승률에도 탄력이 붙고 있는 것을 보면 수입물가의 상승은 국내 소비자물가를 여전히 불안한 상태로 이끌고 있다.

유가의 상승으로 인한 수출 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 8억 65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57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반전했다. 1월에는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더욱 늘어나 33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 원유가격의 급등과 철광석과 밀 등 원자재 가격 속등으로 인해 적자 폭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2월 무역수지도 현재까지의 추세로 볼 때 적자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원부는 1월 무역수지 적자의 상당 부분이 수입 원유 도입 단가가 89달러 6센트로 올라 지난해 대비 58.5% 상승한 탓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유류 도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두바이유(油)의 21일 시장 마감 가격은 93달러 12센트를 기록했다. 21일(현지시각)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WTI 3월 인도분 가격은 미 1월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소식에 98달러 24센트로 다소 후퇴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변화하는 3월 OPEC의 정례회의를 보면 난방 수요의 감소로 인한 수요 감소로 감산 결정의 빈도가 많았음을 볼 때 여전히 OPEC의 감산 의지는 유가 하락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유가 급등과 관련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실질적인 증산 움직임이 없다면 당분간 유가는 현재의 고유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자원부도 2월 무역수지가 현재의 고유가 흐름과 원자재 가격 앙등이 지속된다면 당분간 적자 구조 탈피는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1월 두바이유(油) 가격은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 올해 2월 21일 마감 가격 기준으로 무려 55.2%나 올랐다. 지난해 대비 올해 1월의 국내 원유 도입 물량은 총 8140만 배럴로 작년 동월 대비 12.3%가 증가한 수치이다. 수입 물가의 속등 원인은 환율에서도 찾을 수 있다. 최근 원화는 꾸준히 상승해 원 달러 환율은 21일 마감 기준으로 948.4원에 마감해 원유 도입에 따른 원화의 지출도 다시 높아진 상태이다.

올해 연평균 국내 원유 도입 단가는 87달러 수준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국내 원유 평균 도입 단가인 67달러 수준에서 20달러 이상 높아진 금액이다. 국내 연간 도입되는 원유 도입 물량이 8억 9000만 배럴 수준임을 가정하면 올해 원유 가격 상승으로 인한 추가 소요 금액은 약 177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무역 흑자 150억 7000만 달러를 넘는 금액이다. 유가의 상승이 국내 경제에 얼마나 여실히 파급되는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2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원이 발표한 "유가상승과 수출입 동향'에서는 두바이 기준으로 유가가 5달러 상승할 경우 국내 무역수지는 55억 달러의 축소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 영향은 국내 소비와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상당한 주의가 요망된다.

따라서 현재로는 유가 강세기조의 큰 흐름에 대한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대응 전략을 갖추고 이를 차례로 실천해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풍부한 Oil Money를 국내 투자로 유인해 국부증진의 기회로 활용하는 방안을 비롯, 중동 국가로의 민간기업의 진출과 교역 규모를 늘여가는 방안도 여러 검토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와 더불어 최근 곡물과 원자재 가격의 강세는 국내 무역수지와 인플레 기대심리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국내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 이현민기자(roy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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