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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보·서거정 극찬한 전통주 ‘삼해주’ 전승자, 명인 지정
김택상 삼해소주가 대표, 서울시 최초 전통식품명인 지정돼
2017-01-15 12:46:20 2017-01-15 12:46:20
[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이규보·서거정 등 옛 문인 등이 극찬한 전통주 ‘삼해주’를 전승하고 있는 김택상(65) 삼해소주가 대표가 서울시 최초로 전통식품명인으로 지정됐다.
 
서울시는 고려시대 이규보가 쓴 ‘동국이상국집’에 등장하는 ‘삼해(三亥)소주’ 제조방식을 계승한 김 대표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선정하는 전통식품명인 제69호로 지정됐다고 15일 밝혔다.
 
서울시 최초로 전통식품명인에 지정된 김 대표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8호 삼해주 보유자인 이동복 장인의 아들이자 제자로, 6형제 중 유일하게 어머니의 뒤를 이어 삼해주를 전승하고 있다.
 
삼해주는 주로 서울 사람들이 즐겨 마시고 선물했던 서울 대표 전통주로, 정월 첫 해일(亥日) 해시(亥時)에 술을 빚기 시작해 다음 해일(亥日)마다 세 번에 걸쳐 술을 빚어 삼해주라는 이름이 생겼다. 특히, 마시기까지 대략 100일 정도가 걸려 백일주라고 불리기도 한다.
 
삼해주는 여러 번 저온 숙성을 거쳐서 맛과 향이 깊고 빛깔이 투명하며 뒷맛이 깔끔해 숙취가 없다. 삼해주를 적당량 장복하면 소화불량과 속병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조선 초기 대표적인 문인 서거정이 문집 ‘태평한화(太平閑話)’에서 “삼해주 없다면 극락이라도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할 만큼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우리술이다.
 
김 대표가 지정된 ‘식품명인’은 우수한 우리 식품의 계승·발전을 위해 식품산업진흥법에 따라 우수한 식품 기능인을 국가에서 지정하는 제도로, 국산 공산물을 제조·가공해 예로부터 전승된 우리 고유의 맛·향·빛깔을 내는 식품이 대상이다.
 
김 대표는 전통성, 우수성, 정통성, 경력, 활동상황, 보호가치 등의 평가 기준을 충족해 전통식품명인으로 인정받았으며 앞으로 전통가공식품자금과 기능전수자금 등을 지원받는다.
 
우리나라 전통을 잇는 일이라는 책임감으로 올해로 30년째 삼해주를 빚는 김 대표는 종로구 삼청동에서 ‘삼해소주가’를 운영하며 제자 양성뿐만 아니라 시민·관광객 등에게 각종 시연회를 열고 국내외 전시회에 참여하며 삼해소주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명인 지정을 계기로 제조면허 취득과 함께 소규모 제조시설을 마련해 많은 사람들이 삼해소주를 쉽게 구입하고 맛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현재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중 전통주로는 삼해주 외에도 소나무 가지마디를 넣어 만든 송절주(무형문화재 제2호)와 맵쌀과 찹쌀로 만들어 고려시대 임금이 주로 마시던 향온주(제9호) 등이 지정됐다.
 
송임봉 서울시 도시농업과장은 “이번 전통식품명인 지정으로 삼해주가 널리 대중화되길 기대한다”며 “서울의 다른 전통주들도 함께 부활할 수 있도록 ‘서울 전통주 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삼해소주가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김택상 삼해소주가 대표가 빚은 삼해소주를 맛보고 있다. 사진/서울 가스트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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