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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장기물, 미국발 외풍에도 강세
보험·기금 장기채 매수 확대…"장기금리 레벨 부담 속 되돌림 예상"
2017-06-19 15:04:55 2017-06-19 15:04:55
[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채권시장의 초장기물의 강세(채권금리하락)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발 외풍에도 이례적인 모습이다. 원화 초장기물과 대체관계에 있는 해외장기채 투자여건이 과거보다 불리해지면서 보험과 기금을 중심으로 한 국내 장기채 매수 증가에 따른 영향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국고채3년물 금리는 5월말 대비 3bp(1bp=0.01%포인트) 상승한 반면, 국고10년물과 30년물의 금리는 각각 8bp, 13bp 하락했다. 특히,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전일에도 10년물과 20년물이 각각 0.7bp, 0.6bp씩 밀린데 이어, 미국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직후인 지난 15일에도 10년물은 4bp 밀렸고, 20년물은 5bp 빠졌다. 30년물은 6bp 하락했다.
 
이 같은 장기물의 강세 배경에는 연기금과 보험의 원화채 순매수가 자리하고 있다. 원화 초장기물과 대체관계에 있는 해외장기채 투자여건이 과거보다 불리해지면서 국내 장기채 매수로 이어지고 있는데 따른 현상이다. 실제로 기금과 보험의 10년 초과물에 대한 순매수는 증가 중이다. 보험의 경우 10년 초과 원화채 순매수 규모는 1분기 2조원대에서 2분기 4조원대로 2배 증가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금리인상으로 미 금리스와프(IRS)금리는 상승하고 통화스와프(CRS)금리는 하락하면서 환헷지비용 증가가 고착화됐다”며 “한미 장기금리 격차도 줄어 환헷지 비용을 감안할 경우 원화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기관 입장에서는 해외채권에 투자하고 1년 홧헷지 시 약 50bp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미국 장기금리가 한국보다 50bp가량 높지 않다면 미국 장기채에 투자할 이유는 없어진다는 판단이다. 이미선 연구원은 “작년부터 보험사들은 원화채권 순매수의 약 80% 이상을 초장기물로 담으며 듀레이션 확대를 준비해왔다”며 “작년의 경우 초장기채의 50% 이상을 해외채권으로 채웠지만 올해는 해외투자가 여의치 않아 원화채 투자비중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시장에서는 장기금리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모습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속된 장기금리 하락으로 국고채 3/10년 스프레드가 45.8bp로 연초 수준까지 하락하며 레벨 부담이 커졌다”며 “장기금리 레벨 부담과 더불어 최근 하락한 금리의 되돌림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대내적으로 국내의 성장률 상향 조정, 가계부채 문제 등 긴축 시그널이 강화될 요인들이 많은 가운데, 대외적으로 미국에 이은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그널도 금리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점도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이어 “글로벌 경기의 확장 추세와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변화되지 않는 한 시간이 걸리더라도 금리의 상승 리스크가 더 높다”며 “시장이 통화정책 정상화보다는 모멘텀이 약화된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이고 이로 인한 단기적으로 금리가 하락할 수 있지만 장기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짚었다.
 
채권시장의 초장기물의 강세(채권금리하락)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발 외풍에도 이례적인 모습이다. 원화 초장기물과 대체관계에 있는 해외장기채 투자여건이 과거보다 불리해지면서 보험과 기금을 중심으로 한 국내 장기채 매수 증가에 따른 영향이다. 사진/뉴시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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