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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KT의 미래 'AI테크센터' "글로벌 지능형 플랫폼사가 목표"
"개방형 협력에 중점…협력사와의 협업·상생 통해 AI 생태계 확대"
"음성인식 지능화 공들여…자연스러운 대화기술 구현 목표"
2017-08-08 15:14:46 2017-08-08 15:17:48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지난달 6일 문을 연 KT AI테크센터는 KT의 AI(인공지능) R&D를 대표하는 산실이다. 황창규 회장도 한달에 서너 번은 들린다고 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KT 내부에서도 이곳을 "인공지능 연구·개발의 중심"이라고 자평한다. KT는 AI를 5G와 함께 KT의 미래로 판단하고 있다. 단순히 기업의 이익 측면 외에도 국가 IT산업의 성패를 가늠할 기준대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 '세기의 대결'로 불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국을 계기로 AI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당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도록 설계된 알파고의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충격은 곧 도전이 됐다. KT의 역량이 집결됐다. 센터 개소 한 달째를 맞아 KT의 AI 연구개발과 운영을 총괄하는 김진한 AI테크센터장(상무)을 만났다. 그는 "미디어와 금융거래, 스마트에너지, 안전·보안, 기업·공공 가치향상 등에서 AI 기술을 결합시켜 KT를 글로벌 지능형 플랫폼 회사로 도약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른 IT기업의 AI 연구소와 가장 큰 차이는.
 
일반적으로 AI 연구소들은 신상품 개발 등 기업의 사업 방향에 맞춘 자체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KT의 AI테크센터는 KT 내 AI 전문가와 협력회사의 AI 전문인력이 함께하는 크래프트숍(CraftShop) 형태의 개방형 협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AI테크센터는 크게 'AI 에코(Eco) 크래프트숍'과 'AI 딥러닝 크래패트숍'으로 구성된다. AI 에코 크래프트숍은 국내 AI 홈서비스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기가지니의 서비스 SDK(Software Development Kit)와 AI의 핵심이 되는 음성·대화·영상 등 AI 엔진 SDK를 기반으로 기가지니 응용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또 다양한 디바이스에 AI 기능을 확장하기 위한 외부와의 제휴협력도 진행 중이다. AI 딥러닝 크래프트숍은 국내 최고 수준의 딥러닝 인프라를 활용, AI 엔진들을 고도화하거나 다양한 산업영역에서의 AI화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부산 영도에 인공지능 아파트의 오픈을 앞두고 있다. 기가지니를 활용한 AI 사업 확장 계획은.
 
구체적인 사항들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만, 외부와의 협력을 위한 SDK의 지속적인 확장을 추진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금융과 쇼핑, 교육, 게임 등 다양한 분야로 AI를 확장할 계획이다. 자동차와 비즈 등의 인접 분야로의 연계 확장도 추진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미래에셋대우와의 은행·증권 서비스에서도 더욱 지능화한 기능을 적용하고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김진한 KT AI 테크센터장. 사진/KT
 
아직 국내에서는 사용자가 AI 엔진과 진정한 대화를 나눈다기보다 엔진이 사용자의 음성과 질문을 인식, 자체 데이터베이스에서 가장 근접한 대답을 찾아 알려주는 방식이다. AI 엔진 고도화 계획은.
 
AI 엔진과의 대화는 사용자의 음성으로 발화된 자연어를 엔진이 이해해서 적절한 답변을 구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자연어를 이해하는 기술, 조용한 환경에서의 일상적인 표준말 대화에 대한 연구개발은 많이 진행됐고, 엔진도 상당히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창의적인 답변을 생성하는 것은 지능형 대화기술에서 가장 어려운 분야다. 아마존이나 구글 등의 AI 엔진도 창의적인 답변보다 데이터베이스에 기반을 둔 대화가 주류다. AI 엔진 고도화를 위해 상황에 맞춰 적절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복합적인 대화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사용자에 맞는 자연스러운 대화 엔진을 개발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 중이다. 

인공지능의 성패는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핵심이다. 데이터 확보 계획은.
 
인공지능은 데이터의 확보와 학습을 통해 지능이 높아진다. 그렇다고 단순히 많은 데이터만 확보하기보다는 지능을 높일 수 있는 정제된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 KT는 현재 기가지니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이용 데이터들을 통해서 서비스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예를 들면 KT 내 다양한 유무선 네트워크와 5대 플랫폼 사업(스마트에너지·통합보안·차세대미디어·헬스케어·지능형교통관제)으로부터 발생하는 데이터들을 갖고 지능화 작업을 하고 있다. 빅데이터 센터를 통해서도 데이터 거버넌스를 추진, 활용이 가능한 데이터들을 종합하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전문 분야의 데이터는 해당 분야에서 외부와 제휴를 맺어 확보하고 있다.
 
AI 생태계 확장에 대한 계획은.
 
홈서비스를 포함한 AI 서비스는 KT가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다양한 서비스 사업자와 협력해 함께 진행하는 게 더욱 효율적이다. 이것이 생태계 확장 측면에서도 더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현재는 금융과 교육,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40여개의 협력사들과 공동 작업을 하고 있으며, 보다 지능화된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음성·대화 SDK 등 AI 핵심기능을 추가로 개방해 협력사들이 자사의 고유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또 협력사들에 AI 인프라와 개발 공간을 제공하고, 크래프트숍을 통한 서비스 AI화를 지원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케이뱅크를 활용한 AI 개인화 서비스 모델은 어떤 모습인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다만 이른 시일 안에 기가지니를 통해서 음성으로 케이뱅크 가입과 잔액조회, 계좌이체 등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AI 플랫폼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KT의 차별화 전략은. 
 
AI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기본 전략은 각 기업의 강점을 AI와 접목,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것이다. KT는 우리의 강점인 인터넷TV(IPTV), 지니뮤직 등 미디어와의 융합, 화상통신, 영상보안 등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증을 받은 영상분석 솔루션을 활용한 카메라 기반 서비스 등을 포함해 화면과 융합된 서비스로 차별화하고 있다. 단순하게 듣기만 하는 AI 엔진이 아니라 정보를 보고 들으면서 이해도까지 높이는 'AI 영상비서'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다. 홈서비스 시장에서 AI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핵심기술인 음성인식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늘리는 동시에 서비스 SDK를 활용, 제휴 서비스의 다변화와 생태계 확장을 통해 AI 시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그밖에 미디어와 스마트에너지, 금융, 재난안전, 기업·공공 등의 분야에서 AI를 접목시켜 AI 플랫폼의 경쟁력을 키우고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려 한다.
 
김진한 KT AI 테크센터장. 사진/KT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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