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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증 유발하는 고도비만
환자 매년 증가세…당뇨병·고혈압 등 야기
2017-08-09 06:00:00 2017-08-09 0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여름철에는 다이어트와 비만 관리에 대한 관심이 뜨거울 때다. 비만 관리의 목적으로 외형적인 체형 개선 등 미용만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비만은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서구식 식생활 등으로 인해 비만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 약 3명 중 1명이 비만이다. 체질량지수 30 이상의 고도비만 비율은 4.2%로 2002년(2.5%) 대비 1.7배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5년 전체 고도비만율은 5.9%에 달해 성인 17명 중 1명이 고도비만이라는 전망이다.
 
비만의 진단은 일반적으로 키와 몸무게로 체내 지방량을 추정하는 '체질량지수'를 활용한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한국인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일 경우를 비만, 30 이상일 경우를 고도비만으로 정의한다. 국내 고도비만 환자는 모든 연령층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 가장 두드러진 양상을 보인다.
 
이주호 이대목동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장은 "20~30대 젊은 층 대부분은 바쁜 생활로 인해 식사를 제때 챙겨 먹기 힘들어 폭식을 하거나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필요 이상의 열량을 섭취하는 원인이 되어 지방 축적에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20~30대들은 스마트폰 이용 및 TV 시청과 같은 정적인 여가 활동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일일 열량 소비량을 감소시켜 지방 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잦은 음주 역시 고도비만의 원인 중 하나로, 폭음을 하면 고도비만 발생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고도비만이란 단순히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우리 몸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 생명을 위협하는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혹은 이미 관련 질환이 발생한 경우를 고도비만으로 진단한다. 고도비만은 수면무호흡증, 위식도 역류 질환, 천식, 관절염, 담석증을 유발시킨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는 물론 2형 당뇨병, 고혈압, 고지질증, 심혈관질환, 각종 암과 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까지 야기할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다.
 
비만으로 인해 동반되는 각종 질환은 그 원인인 비만을 치유하거나 개선시킬 수 있다. 비만 환자의 치료 목적은 체중 감량을 통해 각종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이다. 나아가 환자의 사회적 안정감을 되찾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에서 비만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널리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비만에 대한 오해와 편견의 인식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다.
 
비만은 식습관 및 운동량과 같은 평소 생활 습관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유전적 요인 등으로 인해 고도비만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도비만은 단순한 식습관 개선이나 운동 습관의 변화로는 일정 수준의 체중 감량과 유지가 힘들다. 고도비만의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손으로 잡히는 살이 없다면 비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잖다. 손으로 잡았을 때 잡히는 살은 '피하지방'으로 보통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많이 쌓이게 된다. 피부와 멀리 떨어진 내장, 즉 심장이나 복부 내장 사이에도 지방이 쌓일 수 있는데 이를 '내장지방'이라 한다. 내장지방은 손에 잡히지 않아 외관상으로는 그 양을 짐작하기 어려우며 각종 성인질환의 원인이 되므로 피하지방보다 더욱더 관리가 중요하다.
 
비만 수술을 미용성형 쪽으로 바라보는 것도 잘못된 오해다. 비만 수술의 목적은 외형적인 체형 개선이 아닌 고도비만 합병증 치료 및 예방을 통한 삶의 질 개선과 생명의 연장에 있다. 비만 수술은 비만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각종 합병증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다.
 
비만 치료에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행동요법, 복합요법, 약물요법, 수술요법 등이 대표적이다. 고도비만의 경우 수술 이외의 요법은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2년 이내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 미국국립보건원을 비롯한 세계적 학회에서는 수술을 고도비만 환자의 유일한 치료법으로 밝히고 있다. 미국 등 서양에서는 비만 수술 대상을 체질량지수 40 이상 또는 35 이상이면서 당뇨 등의 합병증을 동반한 환자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인의 경우 비만에 의한 합병증이 더 빨리 발생하기 때문에 이보다 5 정도 낮춰야 한다는 게 학계 주장이다.
 
수술을 시행하면 보통 초과 체중의 50~80% 감량을 유지할 수 있다. 연구별로 호전율의 차이는 있으나 2형 당뇨병,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지방간 등 대부분 질환이 호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효율성과 안전성이 입증된 위소매절제술과 루엔와이위우회술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비만 수술이 굉장히 위험한 수술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모든 수술이 그러하듯 비만 수술 또한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 빈도가 담낭절제술 정도로 보고되고 있어 비만 수술이 유난히 위험한 수술이라고 알려진 것은 오해다. 비만 수술에 주로 활용되는 복강경 수술은 절개 부위가 크지 않아 통증이 거의 없고 회복이 빠르며 폐렴 등의 합병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주호 센터장은 "고도비만은 현대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중증질환의 하나로, 무엇보다 생명을 위협하는 다양한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며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며 수술 후 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 및 꾸준한 운동 등을 통한 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고도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각종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환 일으키는 질환이다. 생명까지 위협해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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