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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싸움' 경찰 수뇌부, 결국 대국민 사과
김부겸 장관 구령 맞춰 머리 숙여…"명예회복 기회 달라"
2017-08-13 19:54:38 2017-08-14 09:22:16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찰 수뇌부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게시글 삭제 지시 논란과 관련해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이철성 경찰청장,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 등 경찰 고위 간부들은 13일 오후 경찰청사에서 연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김 장관의 구령에 맞춰 함께 대국민 사과했다.
 
김 장관은 사과 후 "여러분들도 충분히 내용을 들으셨겠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 지휘권 행사를 놓고 고민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경찰에게 다시 한 번 명예회복할 기회를 주시는 게 옳다는 주변 참모들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후에도 불미스런 상황이 되풀이 된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정말 멋지게 한번 거듭나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는 갈수록 내홍이 깊어지며 외부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지휘부 갈등 봉합 차원에서 김 장관이 주제했다. 이 청장과 강 학교장은 시종 굳은 얼굴로 회의에 참석했다. 다른 간부들 역시 경직된 얼굴로 회의를 이어갔다.
 
이 청장과 강 학교장의 갈등은 지난해 촛불집회가 시작이 됐다. 당시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로 표현한 광주경찰청 페이스북 글에 대해 당시 광주청장이었던 강 학교장을 이 청장이 문책했다는 것이다. 이 청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강 학교장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 진실공방까지 논란이 번졌다.
 
이 청장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경찰 지휘부의 갈등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큰 걱정을 끼친 데 대해 매우 부끄럽고 송구스럽다"며 "경찰 조직의 책임자로서 깊이 반성하며 저를 포함한 지휘부 모두 심기일전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본연의 책무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강 학교장도 "국가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심려를 끼쳐 정말 송구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깊이 반성하고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말한 뒤 "일선 현장에서 일하고 계시는 동료 경찰관계도 송구스런 마음이고 마음이 매우 아프다. 절차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해소되고 저는 저의 본연의 업무인 경찰 교육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오른쪽 네번째) 행정안전부 장관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를 주재, 이철성(오른쪽 다섯번째) 경찰청장, 강인철(오른쪽) 중앙경찰학교장을 비롯한 지휘부들과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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