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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이어 이번에는 단말기?
국내 출고가 해외보다 2배 이상 비싸…국내 소비자만 '봉'
2017-10-10 17:40:03 2017-10-10 17:40:17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초점이 통신비에서 단말기로 옮겨질 모양새다. 12일부터 시작될 2017년도 국정감사에서는 고가의 휴대폰 단말기 문제가 본격 제기될 예정이다. 지난달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과 LG전자 V30은 출고가(64GB 모델 기준)가 각각 109만4500원, 94만9300원(64GB)에 이르는 등 100만원대의 고가로 가계 부담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글로벌 IT시장 조사업체인 가트너의 9월 보고서를 인용·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 국내외 단말기 제조사가 생산한 제품의 한국 시장 내 평균 판매가는 514달러(58만5600원)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이 해외에서 단말기를 출시하며 책정한 가격은 평균 197달러(22만4500원)에 불과, 국내외 가격차가 두 배를 넘었다. 제조사들이 국내에서만 고가의 가격을 책정, 단말기 생산비용을 소비자에 떠넘기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제조사별로 비교할 경우 더욱 극명해진다. 2015년부터 올 2분기까지 삼성전자 단말기의 국내 평균 판매가는 508달러로 해외 평균가(223달러) 대비 2.3배 높았다. LG전자 단말기 역시 국내 평균 판매가(361달러)가 해외(176달러)보다 2.1배 많았다. 이런 경향은 애플도 비슷했지만 한국과 해외의 가격차(45달러)가 국내 제조사보다는 적었다.
 
이런 현상은 국내 제조사들이 100만원대의 '프리미엄 폰' 공급에 치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승희 민주당 의원이 IT시장 조사업체인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의 보고서를 인용·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월 국내 단말기 시장에서 80만원 미만 중저가 제품의 판매 비중은 37%에 불과했다. 유 의원은 "이동통신 시장이 출고가를 부풀린 고가 단말기 유치에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국감에서 고가 단말기 문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제조사 측에 질의할 예정이다. 
 
고가의 단말기야말로 가계통신비 부담의 진짜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변재일 의원실이 갤럭시노트8 단말기 이용자(4만원대 요금제, 24개월 선택약정할인율 선택 기준)의 가계통신비 비중을 추산한 결과, 월 가계통신비 8만6810원 가운데 요금 부담은 3만4560원(39.9%)인 반면 기기값 부담은 5만2250원(60.1%)이나 됐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 정책국장은 "신규 휴대폰 모델의 출고가가 계속 높아지는 상황으로 통신요금 할인으로는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에 한계가 있다"며 "단말기 분리공시와 자급제를 추가 논의해야 한다" 주장했다. 변 의원은 "정부와 정치권이 고가 단말기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며 "추가적인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9월15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이 공식 출시됐다. 그러나 100만원을 넘는 단말기 가격(64GB 기준 109만4500원) 탓에 고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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