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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점주들과 함께하는 마케팅 무기로 1위 브랜드 육성"
창업이론 전문가에서 외식 CEO로…"실전에서도 성공 확신"
외식 불황 속 족발은 생존중…2020년 2천억 브랜드 육성
외식 불황 속 족발은 생존중…2020년 2천억 브랜드 목표
2017-10-17 06:00:00 2017-10-17 06:00:00
[뉵스토마토 이광표기자] 경기 불황과 함께 '외식 프랜차이즈'도 수난시대다. 엎친데 덮친격 본부의 횡포, 갑질 논란 등으로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이미지가 실추돼 있다. 이 가운데 입소문을 타고 업계의 주목을 받는 CEO가 있다. 새로운 CEO를 발굴해내던 마케팅과 컨설팅 교육 전문가에서 외식브랜드 회장으로 분해, 실전에 뛰어든 최재봉 족발의 장인 회장의 이야기다. 외식 프랜차이즈시장이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족발 프랜차이즈만큼은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믿음 속에 그는 가맹점주들을 자신과 같은 마케터로 육성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본부와 점주들의 소통 단절이 최근의 논란이 불거진 이유"라고 지적한 그는 직접 주기적으로 점주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교육으로 소통을 강조한다.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최 회장을 만나 마케팅 전문가에서 CEO로 변화된 삶과 프랜차이즈 대표로서의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최재봉 족발의 장인 회장. 사진/족발의 장인
 
'족발의 장인'은 언제 만들어지게 됐나
 
족장은 2012년도 여의도의 작은 매장에서 소박하게 출발했다. 지난해 내가 인수했다. 창업 당시엔 프랜차이즈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없었다. 당시 창업자는 여자분이었고, 족발 연구가로부터 제조비법을 오랜기간 전수받아 창업했다. 그런데 고민이 있었다. 맛이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가맹문의가 이어져 점포를 늘리긴 했는데 개인 장사만 해왔던 탓에 브랜드 홍보와 가맹점 관리 노하우가 없어 어려움을 느꼈던 것이다. 지난해 내가 족장을 인수해 처음 만나게 된 계기다. 나는 마케팅 컨설팅 전문가다. 나름대로 마케팅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해왔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로 컨설팅과 교육 강연을 한곳만 10만군데 업체가 된다. 나 역시 성공한 사례를 많이 도와 보람을 느끼긴 했는데 나 역시 실전에서 성공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교육 컨설팅의 삶에서 외식업에 처음 뛰어들게 됐다. 외식업을 시작하기 전 마케터로서 분석을 해봤다. 외식경기가 꾸준히 불황인데 그 중에서도 내방 시스템만 갖춘 아이템은 불황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그러나 배달 시스템이 접목된 아이템은 살아남는다. 그 중에서도 지난 30년간 끊임없이 사랑받는 아이템은 치킨과 족발이다. 그러나 치킨은 1000개 넘는 가맹본부가 10개 가까이 달한다. 포화시장인 것이다. 그러나 족발은 500개 넘는 점을 가진 가맹본부가 아직 한 군데도 없다.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어서 더 매력을 느꼈다.
 
족장이 기존 프랜차이즈와 차별화된 점은
 
'전수창업'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기존 프랜차이즈는 원재료와 레시피만 제공한다. 본연의 제조비법의 경우 가맹본부만이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며느리에게도 가르쳐주지 않는 다는 말도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맹점들에게 제조 비법을 전수해주는 '전수창업'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맛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서다. 그래서 점주들의 만족도도 높다. 우리는 장인의 맛을 지킬수 있도록 하기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지키고 있다. 첫 번째가 100% 순수 우리 생족을 사용하는 것이고, 두 번째가 그 날 삶은 것만 당일 판매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부분 족발집이 사용하는 카라멜 색소나 첨가물을 넣지 않는다는 점이다. 맛에 있어 소비자들이 검증해주고 만족하는 이유다. 가맹점을 내신 분들도 맛을 보고 결심한 분들이고 지역맛집으로 자리잡고 있다.
 
족장 인수로 새롭게 출발한지 1년이 지났는데 그간 달라진 점은
 
가맹점 규모가 30개에서 지난해 인수 후 1년만에 51개로 늘어났다. 가맹본부 조직도 유명무실했는데 새롭게 조직했다. 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와 차별화된 교육시스템도 주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맹계약을 맺으면 조리교육과 메뉴얼교육만을 받기 일쑤다. 그러나 족장은 바이럴과 SNS를 통한 마케팅 교육까지 접목하고 있다. 나의 전문분야인 마케팅을 가르쳐 점주들을 마케터로 육성하는 것이다. 3개월 주기로 마케팅 교육을 전개하고 있다. 점주들 부담을 덜기 위해 본사에서도 바이럴과 SNS, 언론홍보를 집중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이같은 시스템을 통해 점주들은 창업 후 6개월이내 지역 맛집으로 자리잡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에서 창업을 지원하던 것에서 외식 현업은 처음인데? 이론과 달리 실전에서 힘들었던 점은
 
처음에 사업으로만 접근해 조직을 구성해야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이를 위해 대기업 외식업체에 있던 조리전문가들, 영업전문가들을 영입했다. 마케팅과 조직을 세팅하는 건 내가 잘할 수 있지만 나머지 부분은 내가 못하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고민한게 우리의 맛을 메뉴얼화 시키는 데 있었다. 점주들의 역량에 의해 맛이 각기 달라져선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 과정을 바로잡는 과정이 힘들었고 7~8개월 가량 걸린 것 같다.
 
본사의 횡포, 갑질 논란 등 외식 프랜차이즈 수난시대다. 어떤 감정이 드나
 
프랜차이즈를 하게 되면 본사와 가맹점과의 계약조건이 발생하는데 '동상이몽'이 흔한 사례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는 '시스템'으로 움직인다고 하지만 오너의 한 마디로 모든게 좌지우지 되는 구조다. 그래서 논란거리를 부추기는 것이다. 사람은 변할 수 있는데 시스템은 변할 수 없다. 계약조건 등 본부와 점주가 만족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본부와 가맹점주간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는 것도 큰 문제다. 예전부터 마케팅 교육을 하며 가맹점주와 소상공인들이 어떤 지점에서 만족도를 느끼는 지 잘 알고 있다. 점주들에게 성취감을 느끼도록 해주는 것도 본부의 역할이다. 적절한 목표와 기준점을 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인수 후 점주들에게 비전을 제시했다. 2020년까지 300개 가맹점을 만들고, 연매출 2000억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했다. 비전대로라면 월 6000만원을 매출목표로 잡아 준 셈이다. 물론 목표달성은 본부와 함께 만들어가는 구조다. 안정적인 매출을 만드는 구조는 본부에서 해주는 것이고, 목표를 함께 이뤄나갈때 본부와 점주들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함께 높아진다고 믿는다. 우리의 캐치프래이즈가 '안정적인 매출과 여유로운 삶'이다. 이를 모든 점주들과 공유하고 있다.
 
이론가에서 실전에 뛰어든만큼 성공여부가 이론의 검증과정인 셈이기도 하다. 부담감도 클것 같다.
 
나는 벤처1세대로 시작해 실패를 겪어봤다. 안되니까 포기하는게 아니라 포기해서 안되는 것이라는 소신이 있다. 단계별로 하나씩 하나씩 넘기는 과정을 즐긴다. 결과는 어차피 주어질 것이고, 전혀 두려움이 없다. 오늘 과정을 내가 통제하고 내일 해야할 일들을 프로세스화 해 관리하고 있기때문에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다.
 
프랜차이즈 대표 외에도 ICEO실전마케팅연구소 대표도 겸하고 있다. 연구소 소개를 해달라.
 
2007년도에 처음 설립했다. 당시 벤처회사에서 승승장구하던 중 회사에서 쫓겨나게 됐다. 이후 중고차매장을 창업하게 됐는데 마케팅이 여의치 않아 다양한 실험을 해봤다. 그러면서 마케팅 이론의 전문가가 됐고, 바이럴 마케팅에 심취하게 됐다. 사람들에게 나의 이론을 무료로 강연하기 시작했는데 운 좋게도 입소문을 타고 유명강사가 됐고 연구소를 만들게 됐다. 이후 마케팅 이론을 담은 책을 내기 시작했고 대학교 교재로 활용되고 나 역시 강단에도 서게 됐다. 교육자로서의 삶도 현재진행형인 부분이고 나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은퇴 이후 삶이 중요한데 은퇴자들의 창업고민도 늘고 있다. 전문가로서 조언을 한다면
 
은퇴 이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지 않으면 오랜 시간을 힘들게 살아야 하는 시대가 왔다. 그런데 은퇴 후엔 재취업엔 한계가 있고 대부분 자영업을 고민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템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마케팅이다. 컨설팅 교육에 매진할 당시 제품 컨셉부터 마케팅 활용수단까지 함께 고민해준 경험이 많다. 마케팅 없이 자영업 성공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게 내 생각이다. 고객과 소통만 제대로 해주면 매출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소비자들이 똑똑해진 시대다. 더 세련되고 더 다양한 소통수단을 찾아야 한다.
 
서울시 자문위원 활동을 하며 청년창업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안다. 취업절벽에 서 있는 젋은 세대들의 창업에 대해 조언한다면
 
서울시 자문위원으로 청년창업을 지원하며 미리 준비된 청년들을 여럿 봤지만,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 지원대상자를 찾기 힘들때도 많았다. 너도나도 취업전선에만 몰두하고 있어서다. "장사는 아무나 하나"라는 인식도 요인인 것 같다. 정말 간절한 청년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부모 품에서 대학까지 나온 청년들이 결정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문제다. 어려서부터 마인드 자체가 획일화 돼 있는게 문제라고 본다. 도전하는 청년, 창업하는 청년이 늘도록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족발의 장인 여의도본점 내부전경. 사진/족발의 장인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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