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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국감)"송도랜드마크시티, 현대건설·삼성물산에 개발이익 특혜"
황희, "무늬만 외국인 투자기업, 사실은 국내자본…땅 헐값 매각도"
2017-10-23 15:33:56 2017-10-23 15:57:11
[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인천시가 추진한 1614만평 규모의 송도 6·8공구 ‘송도랜드마크시티’ 사업이 무늬만 외국인 투자기업에 땅을 헐값에 매각하고 개발이익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은 23일 인천시 국정감사에서 “151층 인천타워를 세워 송도를 국제비즈니스와 관광레저, 주거가 조화된 고품격 도시로 개발하겠다던 ‘송도랜드마크시티 ’사업이 특혜와 개발이익을 안겨주는 개발 사업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에 따르면 이 사업은 지난 2006년 2월 인천시와 SLC(송도랜드마크시티 유한회사)간 151층 복합용도 시설을 건립키로 합의하면서 시작됐다. 2007년 8월 체결한 개발협약엔 151층 인천타워 선착공 등 단계별 개발계획, 토지대금(평당 240만원 고정가), 독점개발권 부여, 개발이익분배(IRR 15% 초과금액 이윤분배)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2008년 국제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부동산경기 침체 등에 따른 사업 환경 악화로 예정된 일정대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지자 2015년 1월 사업계획조정 합의서를 수정했다. 합의서에는 토지대금(평당 300만원/평), 10만평 우선공급, 개발이익분배(IRR 12% 초과금액 50% 재분배) 등이 담겼다.
 
황 의원은 토지 대금이 주변시세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데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SLC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기업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황 의원은 “당시 인접 블록인 A1~A4부지는 평당 828만원~996만원, R1, M1, M2부지는 1277만원~1537만원에 매각됐고, 인접한 5·7공구의 2015년 당시 공시지가와 비교하더라도 지나치게 싼 헐값매각이자 특혜”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SLC에 대한 헐값매각과 특혜의 명분은 ‘외국인 투자기업’이지만, SLC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각각 50.3%, 43.9%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사실상 국내 자본”이라며 “외국계 포트만을 내세워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독점개발권을 따낸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 11월 포트만 홀딩스가 100%의 지분으로 설립한 SLC는 개발협약 체결 사흘 전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증자에 참여했다. 협약 체결 당시 포트만 60.1%,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각각 19.5%, SYM(국내 자본)이 0.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계속해서 지분을 늘렸고, 수정된 합의서가 체결되고 일주일 후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지분은 각각 51.7%, 41%로 불어났다.
 
황 의원은 “송도랜드마크시티사업은 무늬만 외국인투자기업으로 위장한 특정 대기업에 온갖 특혜와 개발이익을 안겨주는 개발사업”이라며 “헐값 매각과 과도한 특혜에 대해 명명백백히 진실을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최인호 의원도 “송도 6·8공구 헐값 매각 논란은 인천시가 2000년 중반 부동산 개발 탐욕에 빠져 1614만평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을 면밀한 검토 없이 졸속으로 추진할 때부터 예견됐던 사태”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 개발과 관련된 모든 의혹이 해소되도록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면서 “사업을 조속히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천시가 송도 6?8공구 일원에 추진한 ‘송도랜드마크시티’ 사업이 무늬만 외국인 투자기업에 헐값매각과 과도한 특혜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2008년 6월 20일 있었던 151층 인천타워 건설사업이 기공식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안상수 당시 인천시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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