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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횡포, 아이폰X 출시 앞두고 절정
출시일정에 가격마저 '내맘대로'
2017-11-20 17:54:33 2017-11-20 17:54:33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갈수록 심해지는 애플 '갑질’에 이통업계가 울상이다. 애플은 아이폰의 광고비를 통신사에 전가함은 물론, 한국 내 판매가격도 미국보다 높게 책정했다. 최근에는 출시 일정조차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하지만 이통업계는 ‘울며 겨자 먹기’로 애플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3일 출시된 아이폰8의 TV 광고를 내보내면서 그 비용을 이통3사에 전가했다. 아이폰X 광고 비용 역시 이통사에 부담시킬 전망이다. 비용을 대는 이통사 로고는 광고 마지막에 잠깐 등장할 뿐이다. 이밖에 애플은 이통사 대리점에 배치되는 아이폰 문구 디자인과 플래카드, 홍보 보도자료, 제품 진열 방식 등에도 관여하고 있다.
 
명동 애플 리셀러 매장. 사진/뉴시스
 
아이폰X 출시를 앞두고는 갑질이 더욱 심해졌다. 이통사는 통상 제조사와 전산망 점검, 사전예약 행사 준비를 위해 협의를 거친 후 출시 일정과 가격을 결정한다. 그러나 애플은 아이폰X 출시 일정을 이통사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가격조차 마음대로 정했다. 아이폰X의 국내 가격은 64GB 모델이 136만700원, 256GB는 155만7600원이다. 미국에서는 각각 999달러(약 109만원), 1149달러(약 126만원)에 팔리고 있다. 부가세 10%를 더해도 우리나라가 15만원 정도 비싸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제조사가 공급가를 정하면 이통사가 일정 마진을 붙여 최종 출시가격을 정하는데, 애플이 공급가를 일방적으로 높게 책정하면서 출시가격도 뛰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무기는 아이폰에 대한 충성 고객이다. 특히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작으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아이폰X 물량을 크게 제한하면서, 예약판매 시작 5분 만에 초도물량 15만대가 매진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OLED 디스플레이 등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지만 공급 물량이 제한되면서 이통사들은 애플의 눈치를 더 볼 수밖에 없게 됐다. 1차 예약자들의 경우 오는 24일부터 아이폰X 개통이 가능하지만, 18일 이후 예약한 소비자들은 개통 시기를 장담하기 어렵다. 
 
여기에다 애플이 최근 국내 애플스토어를 통해 개통 업무까지 하겠다고 밝히면서 소규모 유통점들은 위기에 처했다. 애플스토어 1호점은 오는 30일 문을 연다. 유통업계는 애플이 직영인 애플스토어에 아이폰X 물량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유통점들은 아이폰X이 언제 공급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예약가입을 받고 있다”면서 “애플이 애플스토어에 물량을 밀어준다면 그야말로 불공정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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