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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혁명 10년)스마트폰, 인공지능을 품다…혁신경쟁 끝나지 않았다
2017-11-29 06:00:00 2017-11-29 16:51:55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하드웨어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졌다지만, 크고 작은 변화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피처폰 왕조의 몰락을 두 눈으로 지켜봤던 기업들로서는 조그마한 시장 변화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올해는 '대화면'이 스마트폰 시장을 휩쓸었다. 베젤(bezel)을 최소화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적용해 스마트폰 전면부 화면을 최대한 키웠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스마트폰 전면 위·아래에는 제조사 로고와 홈 버튼 등을 담은 두꺼운 베젤이 존재했지만, 올해 선보인 대다수의 플래그십 모델은 베젤리스(bezelless)가 공통된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8·갤럭시노트8, 애플의 아이폰8, 화웨이의 메이트10 프로 등이 대표적이다.
 
베젤리스는 중저가 제품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이달 출시되는 샤오미의 미믹스2와 다음달 출시되는 화웨이 중저가 라인 노바3가 주인공이다. 베젤리스는 동영상 시청 등을 위해 더 큰 화면을 원하지만 손에 쥐기 힘들 정도로 큼지막한 스마트폰은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스마트폰 크기는 그대로 두고 화면 크기를 늘리려는 시도에서 비롯됐다. 물론 OLED 등 기술의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부품 하나의 혁신이 타 부품의 진화를 부르면서 결국 완성체인 스마트폰의 변화가 가능해졌다.
 
 
스마트폰의 진화는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과 쉽게 구부리거나 돌돌 말 수 있는 플렉시블로 이어진다. 디스플레이는 물론 배터리와 기판 등 부품 전체가 유연해야 구현이 가능하다. 삼성과 애플 등 선두주자들은 우선 폴더블폰 개발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특히 삼성은 부품부터 세트까지 수직계열화를 갖춰 신작 개발에 한 발 앞서 있다.
 
올해 인사에서 삼성전자 IM부문장으로 올라선 고동진 사장은 지난 9월 갤럭시노트8 출시 간담회에서 "내년께 폴더블폰을 선보인다는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내년 1월 CES이나 2월 MWC에서 폴더블폰 '갤럭시X'(코드명) 시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애플도 폴더블폰을 준비하고 있다. 맥루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LG디스플레이에 아이폰용 폴더블 OLED 패널 개발을 요청해 관련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다. 상용화는 2020년이 목표다. 화웨이도 내년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계획이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2년 뒤면 폴더블폰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디스플레이는 폴더블을 구현했다. 기타 부품이 문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폴더블폰이 내년께 등장해 2021년이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1%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판매량은 내년 70만대를 시작으로 오는 2022년에는 5000만대를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하드웨어의 미래가 폴더블이라면 소프트웨어의 미래는 인공지능(AI) 기술에 달렸다. 삼성전자의 빅스비, 애플의 시리 등 AI 음성비서로 기능을 조작·제어하는 것을 넘어, 스마트폰 자체에 AI 칩셋을 탑재해 연산기능을 고도화한 스마트폰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포문을 연 곳은 애플과 화웨이다. 애플은 아이폰8에 A11 바이오닉 칩을 탑재한 데 이어 아이폰X에 AI 기술을 결집한 칩을 넣었다. A11 바이오닉 칩은 얼굴인식 페이스 ID, 증강현실(AR) 등 고도의 연산 처리를 위해 제작됐다. 화웨이는 메이트10 프로에 AI 프로세서가 내장된 고성능 칩셋 기린 970을 탑재했다. 메이트10은 이를 통해 사람·사물·풍경 등을 인식해 스스로 카메라 설정을 최적화하는 지능형 기능을 구현한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중 AI 칩셋을 탑재한 제품 비중은 올해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2020년 전체의 35%를 차지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 하반기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물론 중가 모델로까지 확대되면서 2020년에는 5억대가 넘는 스마트폰이 AI 칩셋을 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중화권에서 AI 스마트폰 관련 개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점유율 1·2위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아성에 도전하는 동시에 기술력을 내세워 저가제품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샤오미와 오포는 내년 3D 안면인식 제품 출시를 위한 개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비보는 퀄컴, 미디어텍 등과 함께 2019년을 목표로 맞춤형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도 이달 22일 조직 개편을 통해 세트부문 DMC연구소와 소프트웨어센터를 통합해 삼성 리서치를 출범시켰다. 산하에는 AI센터를 신설해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인 인공지능 관련 선행연구 기능을 강화한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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