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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서성훈 서울식품 대표 “소비자에게 식단의 다양성 제공할 것”
60년 넘게 이어온 기업…"시대와 트렌드 변화에 적응하면서 성장"
"1~2인 가족 증가하면서 HMR시장도 확대"
2017-12-07 08:00:00 2017-12-07 08:00:00
[뉴스토마토 유현석 기자] 대한민국에 상장된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33년 정도다. 특히 벤처기업과 같은 경우 창업 후 데스밸리(창업 후 3~7년 내 도산)를 겪기도 한다. 그 만큼 기업의 연속성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와 달리 창업 후 2세가 성공적으로 경영을 이어받으면서 장수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서울식품(004410)도 장수 기업 중 하나다. 1955년에 설립됐고 1973년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지금까지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 서울식품을 이끌고 있는 서성훈 대표는 2세 경영인이다. 30년 넘게 회사에 몸을 담아왔으며 1989년부터는 회사를 이끌고 있다. 회사는 과거 양산빵인 ‘코알라빵’ 사업을 해오다가 2011년 냉동생지, 피자, 스낵, 빵가루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다. 최근에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확대로 인해 냉동피자도 흥행하고 있다. 시대의 트렌드에 따라 변화하면서 성장하는 회사가 서울식품이다.
 
서성훈 대표는 “서울식품은 시대와 트렌드의 변화에 민감하고 빠르게 변화해 왔다”며 “한 기업이 명맥을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앞을 내다보는 의사결정과 경영 및 임직원들의 부단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2세 경영이다. 회사를 이어 받게 된 계기가 있다면.
 
원래는 미국 MBA(경영학 석사과정)를 하면서 교수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버님이 편찮으신 상황이다 보니 회사에 들어오게 됐다. 회사에 들어왔을 때는 구매담당 파트부터 시작했다. 이어 서울식품과 하인즈의 합작사인 서울하인즈의 부사장을 맡은 후 지금은 서울식품의 대표를 맡고 있다. 과거에는 ‘어쩔 수 없이 시작하게 됐다’ 라는 생각이었으나 직접 생산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보람을 느끼게 됐다.
 
-업력을 쌓으면서 여러가지 경험을 했을 것 같은데.
 
37년동안 이 쪽에서만 일을 하다 보니 다양한 경험을 했다. 구매파트에 있었을 때 회사가 마가린을 만들고 있었는데 원료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하던 시절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영어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내가 영어를 하다보니 원료를 사기 위해 미국, 호주, 동남아 등지를 직접 방문했다. 선진국 공장들을 돌아다니고 거기서 배운 부분을 우리에게 적용을 시키는 등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영어, 일본어 등 다양한 외국어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여행을 자주 간다. 단체로 가는 여행보다는 개인적으로 가는 편이다. 특히 시골 지역을 주로 간다. 그곳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된다.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도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그동안 실적이 안정적이지 못했다.
 
들쑥날쑥했던 것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식품의 경우 아직 서구보다 뒤떨어진 부분이 있다. 우리보다 나은 것들을 끌어오면서 투자를 비롯해 여러가지 시도를 해봤다. 그렇다 보니 실적이 안정적이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을 했는데 피자 사업이 성장한 영향이 컸다.
 
-액면분할을 하게 됐는데.
 
7월 액면분할 결정 공시를 했다. 1주당 가액을 2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했다. 신주권 상장은 지난 10월에 진행됐다. 정식으로 주주제안이 와서 진행하게 된 사안이었다. 액면가가 낮아지면서 동전주가 되기는 했지만 앞으로 성적을 더 좋게 내면 주주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래 활성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산재평가를 하고 있는데 이 부분도 내년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식품의 냉동피자 라인 모습. 사진/서울식품
 
-냉동피자 사업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4인 가족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1~2인 가족이 늘어나게 되면서 HMR시장도 커지고 있다. 직접 식료품을 사서 음식을 만드는 것보다 간편식을 사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HMR시장에서 서울식품은 피자로 시작을 했다. 특히 피자는 이제 막 형성되고 있는 분야다. 그동안 이 부분을 준비하느라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지만 개선되고 있다. 현재는 여러 고객사에 피자를 납품하고 있다. 또 HMR에서는 피자 외에도 디저트 분야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다.
 
-냉동생지 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서울식품이 생산하는 냉동생지는 총 3가지로 나뉜다. 믹싱과 성형이 된 제품을 비롯해 발효가 마무리 된 것이나 굽는 과정까지 마무리 된 것 등이다. 냉동생지의 경우 장기 보관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원할 때마다 즉석에서 구워 신선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냉동생지는 작년 서울식품 매출의 47%를 차지하는 등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제과점에 들어가 있는 빵 제품들은 대부분 서울식품의 것이라고 보면 될 정도로 앞으로도 이 사업을 중심으로 지속 성장할 예정이다.
 
-이즈니 베이커리의 사업은 현재 어떤지.
 
이즈니는 프랑스의 유명 원산지인증(AOP)버터 브랜드인 ‘이즈니생매르’를 베이커리화한 것이다. 현대백화점이 브랜드를 담당하고 상품개발을 조언한다. 우리는 전반적인 상품개발 및 매뉴개발 운영을 맡는다. 지난 3월 대구점을 시작으로 10월에는 천호점을 오픈했다. 판교점의 경우 이달 공사를 시작해 내년 1월 초에 오픈 예정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목표는 정하지 않았으나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려갈 예정이다.
 
-음식물 폐기물 관련 환경 플랜트 사업을 하고 있는데.
 
식품회사가 음식물 쓰레기를 한다는 부분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을 통해 환경대상을 받기도 했다.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긴 해도 수익성이 좋은 사업이다. 현재 수도권 4개소에 시공돼 정상 운전 중이다. 특히 수원시에서 하는 사업의 경우 2006년부터 지금까지 악취 및 사료처리 등 모든 분야에서 안정적인 운영으로 인정받고 있다.
 
-식품이 주력이다 보니 품질 관리가 많이 중요할 것 같다.
 
그 부분은 합작회사에서 많이 배웠다. 특히 식품의 안전성에 대해서다. 안전성을 갖추려면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야 된다. 결국 시스템을 관리하는 것은 조직과 사람인데 이에 대한 투자를 많이 했다. 투자를 통해 품질을 강화하고 맨파워도 늘렸다. 아직도 가야 될 길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회사들 보다는 나름대로 노력해 왔다고 자부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식품회사라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니즈에 맞춰 상품을 제공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거기서 한가지 더 나아가고 싶다. 소비자들에게 식품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음식문화가 밥이나 국 같은 것들로 한정됐다고 생각한다. 이를 좀 더 글로벌로 변화해야 된다고 본다. 즉, 식단의 다양화다. 새로운 식품을 소개하면서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
 
특히 회사는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도록 할 것이다. 변화가 없는 회사는 의미가 없고 성공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공부를 하고 싶다. 내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 공부를 해보고 싶다.
 
서성훈 서울식품 대표. 사진/서울식품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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