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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 쓰기)②현대미포-팬오션, 업황회복 아직인데 이익은 성장 ‘닮은꼴’
산책나온 강아지는 결국 주인 따라간다
2018-02-28 08:00:00 2018-07-24 18:03:19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연재 시작과 함께 팬오션을 첫 매수한 것이 1월말이었는데, 2월 들어서자마자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시작부터 이러기냐?! 힘이 빠지긴 했어도 비교적 무덤덤했다. 사실 본업이 바빠서 주가를 들여다 볼 시간이 별로 없었다. 직장인 투자자의 약점이자 강점이다. HTS로 장중의 현란한 ‘밀당’을 보지 않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또 어차피 매주 한 번씩만 거래하겠다고 공언한 터, 적극적인 대응은 진즉에 접어둔 셈이었다.
 
2월 한 달 팬오션의 주가는 5360원까지 하락했다가 반등했다. 정신 사나운 강아지마냥 난리를 쳐놓고선 언제 그랬냐는 듯 제자리다. 주인 따라 산책 나온 강아지는 이 구석 저 구석에 코를 박고 왔다갔다 정신없어도 결국 주인을 따라 간다는 것, 주식투자의 정석이다.
 
주가가 오르내리는 동안에 팬오션은 2017년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2조3362억원, 영업이익 1950억원, 순이익 1413억원을 기록, 각각 전년대비 25%, 16%, 45%씩 증가했다. 발틱해운운임지수(BDI)가 반등한 것이 도움이 됐다.
 
실적 발표에 맞춰 팬오션의 목표가를 올린 증권사도 여럿 나왔다. 가장 최근 리포트를 낸 케이프투자증권은 7000원이었던 목표가를 8000원으로 조정했다. “보수적인 시황에서도 이익 성장이 가능하다”는 언급이 마음에 들었다.
 
팬오션을 더 살까 싶었지만 명색이 기사인데 이야깃거리를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다른 종목을 추가했다. 현대미포조선이다.
 
종목을 정하고 보니 호빵 사고 붕어빵 산 기분이다. 투자 이유가 비슷하다.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해운업황이 살아나는 가운데 옮겨 나를 배는 많지 않다는 것이 팬오션 투자 아이디어였다. 현대미포조선도 같다. 물동량은 늘어날 전망인데 배가 없으니 ‘주문하겠지’라는 기대감이다.
 
글로벌 조선회사 1위는 현대중공업이지만 중형 선박으로 범위를 좁히면 현대미포조선이 1위다. 석유제품운반선(PC선), 컨테이너운반선, LPG운반선, 액화에틸렌(LEG)운반선, 벌크선, 자동차운반선 등을 만든다. 보다시피 경기를 탈 수밖에 없는 산업재 운반선들이다. 수년간 중국 중소형 조선업체 난립으로 고전하다가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수혜를 얻고 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가 휘청거리는 와중에도 홀로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부채에 비해 현금도 많아 ‘빅3’와는 달리 유상증자 폭탄도 없었다. 지난 4분기에는 환율 급락과 강재가격 인상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 반영으로 적자전환했으나 올해에는 조선업체 중 유일하게 이익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 적자에 시달리던 베트남 비나신 법인도 흑자로 돌아섰다.
 
이러니 조선업 애널리스트들의 첫손에 꼽히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령 20년 넘은 핸디사이즈 탱커가 140척 이상”이라며 “교체 대기수요 50억달러 중 시장점유율 70%만 가정해도 탱커에서만 35억달러를 수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황이 아직 완전히 돌아서지 못했는데 이익이 성장한다는 점은 팬오션을 빼닮았다. 좀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 연재로 미루겠다. 이로써 계좌 자산의 절반은 조선·해운에 실렸다. 3월 봄바람을 타고 두둥실 날아올랐으면 좋겠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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