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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토 현장) ‘나를 기억해’, 여성 성폭행 피해 현실감 짚었다
이유영 “’내가 실제 피해자라면?’ 상상 안된다”
김희원 “그 상황 아니면 알 수 없는 큰 감정”
2018-04-13 16:53:39 2018-04-13 16:53:39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성폭력 범죄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이다. 연일 터지는 미투 폭로에 대중들이 느끼는 충격은 조금도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런 성폭력 피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 ‘나를 기억해’가 공개됐다. 기존 성폭력 피해 범죄 영화 속 피해자의 소극적 모습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나를 기억해’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이한욱 감독 주연 배우인 이유영 김희원 오하늬 이학주가 참석했다.
 
 
 
주인공 ‘한서린’은 연기한 이유영은 특유의 강인하면서도 여린 이중적 감성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투영시켰다. 연출을 맡은 이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를 쓰면서 ‘한서린’에 가장 적합한 배우였다”면서 “촬영을 하면서도 느낀 점은 정말 배우 선택을 잘 했단 점이었다”고 이유영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성폭행 문제를 소재로 다룬 점에 대한 조심스러움도 토로했다. 이 감독은 “한국영화 특히 대중 영화 속에서 이 소재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관객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배우들이 너무 열정적으로 임해줬다. 편집된 장면이 많아서 그 점이 많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고등학교 교사 ‘한서린’을 연기한 이유영은 충격적인 소재에 대한 고민을 했음을 털어놨다. 그는 “이런 일이 실제로 있을까 싶더라”면서 “감독님이 여러 가지 실제 사건에 대해 말씀을 해주셔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내가 이런 일을 당한다면 어떻게 할까’란 상상을 하면서 접근했지만 감히 떠오르지가 않았다”면서 “책임감이 너무 컸던 작품이다. 그래서 지금 영화를 보고도 아쉬운 지점이 많다”고 전했다.
 
영화 '나를 기억해' 스틸.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그는 성폭행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최근 ‘미투’ 운동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나를 기억해’와 맞닿는 지점이 분명히 있었다. 이유영은 “자신의 권력과 권위를 이용해서 한 사람의 꿈을 짓밟고 악행을 저지르는 일들이 많아 안타까웠다”면서 “미투 운동이 일어나서 처음엔 많이 놀랐다. 하지만 세상이 이렇게 변화하기 시작하는구나란 생각에 지금은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그걸 악용하는 사례도 있어서 안타까운 지점도 분명 있다”면서 “이 운동이 올바른 길로 지지되고 확산됐으면 좋겠다. 올바른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악역 전문 배우였지만 이번 영화에선 전직 형사이자 ‘한서린’의 조력자 ‘오국철’을 연기한 김희원도 ‘성폭행 소재’에 대한 무거운 심정을 전했다.
 
김희원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현실에 정말 있을 법한 얘기라고 생각했다”면서 “그 상황이 안되면 알 수 없는 너무 큰 감정이라 출연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피해자 역을 맡은 이유영도 그렇고 여기 있는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하나 정말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보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다. 나라면 ‘오국철’처럼 절대 못 움직였을 것이다”면서 “내가 못 느끼는 감정을 느끼려고 노력한 점이 연기할 때 힘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 '나를 기억해' 스틸.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두 얼굴의 모범생 ‘김동진’을 연기한 이학주와 영화 ‘미옥’으로 차세대 스크린 여배우 자리를 노리는 오하늬는 범인의 또 다른 타깃 ‘양세정’을 연기했다.
 
먼저 이학주는 “모범생이자 반장 역할이었다. 모두에게 워너비 같은 존재가 돼야 했다”면서 “마지막에 반전의 키를 쥐고 있어서 조금 힘들었다. 캐릭터의 중심을 잡고 가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오하늬는 “극중 내 역할은 관객들이 어떤 문제점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힘을 주는 역할이었다. 표면적으로는 제2의 피해자였지만 실제로는 관객들에게 어떤 문제의 본질을 보게 하는 것이었다”면서 “그 지점이 잘 나타났는지 모르겠다”고 쑥스러워했다.
 
영화 ‘나를 기억해’는 의문의 연쇄 범죄에 휘말린 여교사 서린(이유영 분)과 전직 형사 국철(김희원 분)이 사건의 실체와 정체불명 범인 ‘마스터’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다. 오는 19일 개봉한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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