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3월 증시에 외국인이 되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2월 4조원가량 순매도를 보였던 외국인은 지난달 1000억원 정도 매수우위를 보이는 등 다시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대형 IT주를 중심으로 장바구니를 채웠다.
16일 금융감독원과 유안타증권 등에 따르면 3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국내 상장주식 1230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외국인은 3조9610억원가량을 순매도했으나, 지난달 순매수세로 돌아선 것이다.
외국인 총 보유잔고도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은 652조2000억원으로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직전월보다 4조1000억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3월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보유비중은 32% 정도다.
지역별로는 북미(6000억원)와 중동(400억원) 등에서 순매수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총보유 규모별로는 미국이 259조원(외국인 전체의 41%)으로 가장 많았고 유럽(177조원·28%), 아시아(77조원·12%), 중동(26조원·4%)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은 IT와 제약·바이오주 등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반도체의 강력한 호황에 역대 최대 실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SK하이닉스(6427억원)와 삼성전자(2113억원) 단 2종목에 외국인은 90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삼성전기(1367억원), 삼성에스디에스(833억원), 삼성SDI(828억원), LG전자(710억원) 등도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놓은데다 반도체 업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018년 매출액 예상치는 39조800억원, 영업이익은 17조1400억원이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258조1100억원, 영업이익은 63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바이오 기업 중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신라젠을 외국인은 각각 1860억원, 1703억원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바이로메드(437억원), 네이처셀(398억원), 메디포스트(279억원), 인바디(248억원), 휴젤(176억원) 등의 순으로 순매수했다. 이 외에 LG화학(880억원)과 OCI(786억원) 등 화학주와 함께 카카오(포털사이트·1928억원), 엔씨소프트(게임·1426억원), 카페24(전자상거래·813억원), 롯데쇼핑(유통·699억원) 등에 대해 순매수세도 두드러졌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아시아지역 매도는 지난 2월을 기준으로 단기 클라이맥스를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 1분기 실적 시즌 이후로 코스피 실적 개선 기대로 외국인의 자금유입이 이뤄졌다고 보인다"며 "IT 비중이 높은 한국과 대만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선호가 강화될 것으로 판단한다. 여기에 남북 정상회담 기대와 이로 인한 원·달러 안정세도 외국인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금융감독원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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