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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토 기획) 올해 3~4월 비수기 극장가 ‘흥행 전략’ 이랬다
특색 있는 소재 vs 마니아 성향 강한 영화 ‘집중’
2018-04-18 11:04:56 2018-04-18 11:04:56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3~4월 극장가는 성수기 대비 평균 30% 이상 관객이 감소하는 기간이다. 이 시기에는 각 배급사가 전략적으로 흥행을 노리고 배급하는 블록버스터 혹은 70억대 이상의 중대형 영화가 자취를 감춘다. 관객 동원력에서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색 있는 소재의 저예산 혹은 마니아 성향이 강한 영화가 집중적으로 투입된다. 나름의 ‘틈새 전략’을 구축하고 뛰어드는 셈이다. 올해 3~4월 극장가에서 두드러진 성향이다.
 
 
♦ 특색 있는 ‘소재’
 
오는 25일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개봉을 앞두고 있기에 올해 4월은 ‘비수기’란 개념이 무색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극장 매출 시기에서 비수기로 분류되고 한 작품에 쏠리는 관객 편중 성향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드러날 것을 고려할 때 저예산 장르 영화가 충분히 노릴 수 있는 ‘틈새 전략’이 존재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영화적 재미와 남녀 관객 유입 비율 및 흥행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비수기 배급 저예산 영화’ 장르에 대한 색깔이 더욱 확고해지는 중이다.
 
지난 달 개봉한 ‘사라진 밤’은 이창희 감독의 데뷔작이며, 국내에서도 개봉한 스페인 영화 ‘더 바디’의 리메이크작이란 약점을 안고 있음에도 누적 관객 수 131만을 넘어섰다. 김상경 김강우 김희애의 연기력과 신인 감독답지 않은 찰진 연출력이 압권이었단 평가다. 비교적 저 예산을 투입해 가성비 측면에서 쏠쏠한 흥행력을 과시했다. ‘아내 살인’이란 다소 충격적인 소재였지만 편집과정에서 ‘15세 이상 관람가’로 등급 조정을 받은 것도 한 몫 했다.
 
이병헌 감독 신작 ‘바람 바람 바람’은 야하지만 야하지 않은 성인 코미디란 점이 화제였다. ‘불륜’을 전면에 내세운 색다른 해석으로 성인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가로 끌어 들였다. 특히 제작사에 따르면 개봉 전 사전 시사회를 통해 ‘기혼’과 ‘미혼’이 느끼는 영화의 재미 차이가 현격했다. 영화 속 주인공 배우 이성민조차 “출연 배우 중 미혼인 후배들은 일부 장면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하더라”고 웃었다. 지난 5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 수 105만을 넘어섰다.
 
‘바람 바람 바람’ 측 관계자는 “’불륜’을 바라보는 시각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지점으로 풀어간 게 성인 관객 층에게 주효한 것 같다”면서 “누구라도 ‘일탈’을 꿈꾸지 않나. 그 ‘일탈’에 대한 영화적 재미에 집중했다”고 소개했다.
 
 
♦ 사회 문제 ‘지적’
 
19일 개봉하는 ‘나를 기억해’는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얘기를 담았다. 기존 성범죄 피해에 대한 영화는 셀 수도 없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나를 기억해’는 그 색깔 자체가 확연하게 다르다. 피해자의 능동적 대처가 눈길을 끈다. 사회와 단절된 모습과 스스로를 파괴하는 자학은 없다. 반면 피해자는 직접적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가해 당사자를 찾아 나선다. 영화 속 주인공 ‘한서린’을 연기한 이유영은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그 현실에 상처 받고 혼자 숨어 든다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다”면서 “무언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전했다.
 
그의 말처럼 ‘나를 기억해’는 기존 성범죄 피해를 고발하던 ‘상업영화’와는 결 자체가 상당히 다르다. 그 안에서 예비 관객들이 어떤 호흡을 잡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살인소설’은 지금까지의 상업영화와는 완벽하게 다른 톤 앤 매너를 만날 수 있단 점에서 차별점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부패한 정치인, 불륜, 비자금, 살인, 거짓말, 부정 선거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의 총체적인 부분을 모두 안고 있다. 풀어가는 방식도 다소 과장됐다. ‘블랙 코미디’ 적인 요소가 강해 연출의 의도성으로 보이기도 한다.
 
유독 올해 두드러진 3~4월 비수기 극장가 트렌드다. 한 가지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전략적인 선택이었음이 두드러져 보인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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