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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쓰기)④정부 해운재건 발표에 한숨 돌렸다
삼양옵틱스 렌즈 가성비 괜찮아요?
2018-04-25 08:00:00 2018-07-24 18:01:25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세먼지 가득한 대기나 시퍼런 주식계좌나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은 어쩜 그리 닮았는지. 지난 한 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식시장에서는 바이오가 떴다가 지고 대북 관련주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 득세하는 동안 조선주와 해운주는 땅굴을 팠다.
 
팬오션이나 현대미포조선이나 예고됐던 춘궁기를 보내는 중인만큼 해운 운임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3월이 지나면 곧 나아질 거라 기대했던 벌크선운임지수(BDI)는 4월 들어서도 계속 흘러내렸고 급기야 4월6일 948포인트까지 추락했다. 예상했던 일인데도 막상 1000선을 무너뜨리는 것을 보자니 불안감이 밀려오는 것이었다.
 
지금이라도 손절매해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이 바닥에 머물며 배운 것이 있으니 두 눈 질끈 감고 버티는 것이다. 지금까지 만나본 주식 고수들은 다들 이렇게 입을 모았다. “가격(주가가 크게 하락해서 매도하는) 손절은 없다. 투자아이디어가 빗나갔을 때 손절하는 것이다.”
 
며칠 후 BDI는 저점을 찍고 반등을 시작해 불과 2주만에 1280까지 빠르게 회복했다. 덕분에 한시름 놓았다.
 
BDI는 회복세인데, 그 영향으로 무너졌던 팬오션 주가도 다시 5000원 위로 올라섰는데, 현대미포조선은 신저가를 찍을 기세다. 아무리 상반기 실적이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는 해도 주가 하락이 과하다고 생각해 10주를 추가 매수했다.
 
이로써 평균 매수가는 10만9265원에서 10만1465원으로 떨어졌다. 좋은 말로 하면 분할매수, 흔한 말로는 ‘물타기’다. 워렌 버핏 옹께서는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렴하기만 하다면 주가 하락을 기뻐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더 싼 값에 더 살 수 있으니까.
 
범인이 투자의 성인 반열에 오르신 분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사면서도 오를 때 더 큰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부푼 희망보다는, 당장 평단가를 내려 마이너스 수익률 폭을 줄이는 것에 더 큰 위안을 받는다. 이런 경우 많은 투자자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적립식펀드의 분할매수는 매우 효과적인 투자전략이다. 적금처럼 정해진 날짜에 돈이 이체되고 자동으로 매수되니까 이런 불안감에 휘둘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4월 초에는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 힘을 실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원유, 석탄 등 전략 화물의 장기 운송계약을 체결할 때 화주들이 국적선사를 우선 이용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140척 규모의 벌크선 발주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국적선사를 이용하면 팬오션 일감이 늘어날 것이고, 벌크선을 발주하면 현대미포조선이 그중 일부를 수주해 건조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부양책 덕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은 상황으로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글로벌 해운운임을 우리 정부가 쥐락펴락 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BDI는 다시 우상향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중국의 철강 가동률 제한정책이 3월 15일로 해제돼 5월부터는 중국 철강 가동률이 70% 중반 수준까지 회복될 전망이고 브라질도 건기로 돌입해 철광석 해상물동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한 종목을 보탰다. 카메라 렌즈를 만드는 삼양옵틱스로 작년에 상장했다. DSLR이라면 남들보다 조금 빠른 2003년부터 10년 넘게 써봤기 때문에 조금은 안다고 생각하는 기자에게도 ‘삼양 렌즈’는 조금 낯설다. DSLR이라면 대개 캐논이나 니콘 계열을 쓰니까. 들리는 말로는 가격 대비 성능이 괜찮다고 하는데 직접 써보지 않아서 아직 체감하지 못한다.
 
하지만 나 개인의 생각과 실제는 많이 다를 수 있다. 재무제표에 찍힌 숫자는 쓰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매출도 이익도 증가했다. 캐논, 니콘, 소니 등 주류가 아닌 이른바 ‘서드파티(third-party)’ 렌즈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이다.
 
삼양 렌즈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서도 이 종목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증가하는 실적과 상당한 배당금이다. 작년에 중간배당을 포함해 주당 1300원을 배당했다. 월요일 장마감 동시호가에서 1만7450원에 매수했으니까 작년과 똑같이 배당할 경우 시기배당률 7.45%에 이르는 고배당주다. 올해에도 반기배당을 한다면 6월 안에 주목받을 기회도 있을 것이다.
 
이제 원금 1000만원 중 220만원의 예수금이 남았다. 100만원에 가까운 평가손이 발생한 상황이라 이 돈을 효과적으로 써야 한다. 팬오션과 현대미포조선에게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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