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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공모펀드, 나는 사모펀드)①공모펀드 입지 약화…소액투자자 '역차별'
사모펀드 50% 성장할때 공모는 18%…격차 확대 지속 전망
2018-04-27 08:00:00 2018-04-27 08: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자산가들만이 참여할 수 있는 사모펀드의 인기가 치솟는 반면, 소액투자자도 참여 가능한 공모펀드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규제 강화와 업계 종사자들의 '나몰라라'식 태도 속에 펀드시장의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펀드의 순자산 총액은 지난 24일 기준 300조9763억원을 기록하며 3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5년 200조원을 기록한 이후 4년만에 100조원이 더 몰린 것이다.
 
반면 공모펀드는 2015년 213조원에서 24일 현재 252조원으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기간동안 사모는 49.5%의 순자산 증가율을 보인 반면 공모는 18.3% 증가에 머물렀다. 심지어 지난 2016년에는 순자산 총액이 212조원으로 전년보다 1조원 감소한 바 있다.
 
사모펀드는 최대 49명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다.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1인당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이다. 이로 인해 고액자산가나 기관이 아니면 참여하기 힘들다.
 
사모펀드의 활성화는 정부 규제 완화에 기인한다. 지난 2015년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자기자본 요건을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하향했고, 작년에도 전문사모운용사의 최소 자본금 요건을 10억원으로 완화했다. 이로 인해 2015년 20개에 불과했던 사모펀드 전용 운용사는 135개로 급증했다.
 
공모와 사모간의 격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많은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는 규제가 적고 운용이 자유롭다 보니 계속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공모시장에 대한 새로운 혜택이 없다면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액투자자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규제 환경이 다른 상황이다 보니 자산증식이 필요한 소액투자자들의 여건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반면, 돈이 많은 거액 자산가들은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운용사를 비롯한 업계 종사자들이 공모보다 용이한 사모를 선호하다보니, 펀드시장이 소위 있는 사람들 위한 자본시장으로 전략하고 있다”며 “운용사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능력이 출중한 매니저들이 사모시장에 주력하기 보다, 공모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당국과 운용업계가 공모시장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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