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강남 전셋값 억 단위 '뚝'…"역전세난 우려"
잠실 엘스·리센츠 등 약 2억 하락…재건축 이주에 반등할 수도
2018-04-29 14:04:20 2018-04-29 14:04:2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이 연초에 비해 억 단위로 떨어지고 있다. 약 1만 세대의 송파 헬리오시티 등 신규 입주 아파트가 늘어나면서다. 전셋값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지며 역전세난 우려가 고조된다. 반면 일각에선 강남권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됨에 따라 전셋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 강남3구 중 하나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29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이 몇 달 사이 1~2억 가까이 하락하며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감이 팽배해졌다. 실제로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들은 비상이 걸렸다. 9510가구의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입주가 오는 12월 다가오면서 아파트 전셋값이 일제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광장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엘스 전용면적 84㎡의 1월 전세 실거래가는 10억에 달했지만, 이달 시세는 8억2000만원으로 대략 2억 가량 하락했다. 잠실 리센츠도 84㎡의 연초 전셋값이 10억에서 이번 달 8억3000만원으로 1억7000만원 떨어졌다. 이밖에 잠실 트리지움 역시 84㎡ 전세 매물이 연초에 비해 8500만원 하락세를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셋값 하락을 두고, 아파트 신규 입주자들이 잔금을 치르기 위한 전세 매물이 늘어난 게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헬리오시티 입주가 6개월 이상 남긴 했지만 입주자들이 전세금으로 잔금을 충당하기 위해서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재건축 이주 시기가 4~6개월 조율되면서 전셋값이 안정적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잠실 일대 역전세난과 같은 상황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매물이 소화되지 않을 경우 역전세난이 일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남권 신규 아파트 입주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전셋값 하락도 계속될 전망이다. 오는 6월 입주를 앞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78㎡ 전셋값은 연초 13억원에서 4억원이나 떨어지면서 기존 아파트 전셋값 하락을 끌고 있다. 송파헬리오시티도 아직 입주까지 6개월이 남았지만 벌써 100개 이상의 전세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거기다 위례, 용인 등 수도권 입주 물량 확대로 전세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5~7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량은 5만9396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0.8% 증가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개포주공 1단지(5040가구), 신반포·경남아파트(2673가구) 등 2만가구에 달하는 강남 재건축 이주 수요가 전셋값 하락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가을 시즌에 재건축 이주 등의 수요가 있어 하락세가 일시적으로 그칠 수도 있다"며 "다만 대규모 신규 입주 물량 때문에 예년보다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