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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회사채 발행 잇단 흥행
주택 활황 반영된 실적 덕분…남북 경협 기대감도 한몫
2018-05-03 16:11:41 2018-05-03 16:11:41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최근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연달에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연초 대우건설 매각 무산으로 건설사들의 해외부실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다소 위축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진 데다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2일 마감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기존 모집액의 7배 가까운 수요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회사채 발행을 준비했지만 오너 리스크로 발행계획을 연기한 이후 다시 추진한 공모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거둔 것이다. 올해 롯데건설의 회사채 만기 도래분은 1300억원으로, 주요 건설사 가운데 5번째로 많다. 회사채 발행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이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분기말 기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 회사채는 약 2조7000억원이다. 대부분 기업들은 만기 시 신규 회사채를 발행해 만기 채권을 갚아 차환하고 있다. 때문에 3조원에 달하는 만기 채권을 차환하기 위해 올해 회사채 공모가 줄을 이을 것으로 예고됐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지난 2월 현대건설이 올해 첫 회사채 공모에 흥행하면서다. 당시 3년물, 5년물 총 1500억원 규모 공모에 6400억원 가량 몰리면서 수요예측에 성공했다. 하지만 해외부실 리스크로 인해 대우건설 매각이 무산되면서 건설 회사채 시장은 급속도로 얼어 붙었고, 회사채 발행을 준비해온 건설사들도 시기 조정에 나섰다.
 
그러던 중 지난 몇년간 호황을 이어온 국내 주택사업이 건설사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또 다시 전환됐다.
 
태영건설과 대림산업 모두 수요예측에서 기존 발행액 이상의 자금이 몰리며 목표치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달 3년 만기 회사채 800억원 발행에 나선 SK건설도 8배가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어 한화건설도 3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1480억원의 청약을 받아 약 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당분간 건설사의 회사채 흥행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015년 이후 주택 활황이 최근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우려했던 투자 리스크가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북 관계 개선으로 인한 경협 기대감까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사업에 대한 리스크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됐었지만 현재는 시장 분위기가 좋다"며 "건설업종이 다른 업종보다 금리가 높아 투자자들의 수요도 이어져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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