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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버닝', 올해 '칸 최고 영예' 안을까?…"가능성 높다"
2018-05-14 13:51:56 2018-05-14 15:17:13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전 세계 최고 권위 국제 영화제로 불리는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 수상작에 한국영화의 이름이 불릴까. 올해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후보작은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개막한 제71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21편 가운데 이름을 올린 ‘버닝’은 오는 16일 뤼미에르극장에서 공식 상영회를 가진다. 전 세계에 첫 선을 보이는 자리다. 미국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반 버닝’(Barn burning)에서 영향을 받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모티브로 한 이 감독의 ‘버닝’은 현재까지 단편적인 스토리만 공개가 됐다. 국내 기자회견에서도 “미스터리한 스토리’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이야기’ 등의 조각 같은 내용으로만 전해졌다. 연출을 맡은 이 감독, 주연 배우인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 등이 이구동성으로 언급했다.
 
영화는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우연히 어릴 적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얘기를 그린다. 출국 전 열린 또 한 번의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은 “현실에 대한 무력감과 분노를 품은 젊은 이들이 일상에서 미스터리와 마주할 때 발생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강화된 칸 영화제 엠바고 규칙에 따라 이 감독과 주연 배우 영화 관계자들은 출국 전까지 궁금해 하는 국내 언론에 별다른 내용을 전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국내에선 다양한 시각을 전했다. 지금까지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기존 한국영화 달리 ‘버닝’은 극도의 보안 속에 내용 유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영화 관계자들은 “칸 영화제 측에서 유독 ‘버닝’ 측에 요청한 것이 아닐까”라면서 “수상 가능성이 높다는 반증이라고 보여진다”는 분위기를 뉴스토마토에 전했다.
 
영화제 후반부에 배치된 상영회 일정도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칸 영화제 측은 전통적으로 경쟁 부문의 경우 폐막 직전에 공개를 하면서 영화제 분위기의 클라이맥스를 끌어 올려왔다. 이 감독에 대한 칸 영화제 측의 예우와 그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부분도 고려가 되고 있다. 칸 영화제 측은 전통적으로 영화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거장급 감독 그리고 정치적 성향이 강한 감독이나 그런 내용이 강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해 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참여 정부 시절 문화부 장관까지 지낸 이 감독에 대한 칸 영화제 예우는 남다르다”면서 “이미 역대 수상 전력과 이 감독의 정치적 입지, 그가 보여 준 성향 등이 고려될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 무엇보다 작품에 대한 높은 관심과 완성도가 칸 심사위원들을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더욱이 올해 갑작스럽게 타계한 ‘칸의 대부’ 고 피에르 르시앙이 사망 일주일 전 전한 ‘버닝’에 대한 찬사글도 공개가 돼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 감독은 2000년 ‘박하사탕’으로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처음 초청되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2007년 제60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밀양’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주연 여배우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10년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선 다시 한 번 ‘시’로 경쟁부문에 초청돼 각본상을 거머쥐며 수상을 이어갔다. 직전해인 2009년에는 칸 국제영화제에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버닝’은 칸 영화제 마켓에서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프랑스를 비롯해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판매가 완료 됐다. ‘시’ ‘밀양’ 등을 프랑스에 배급해 성공시킨 Diaphana사는 최우선 구매를 했고, 중국 (Blue Share), 홍콩, 마카오 (Edko Films), 대만 (Hualien International), 필리핀 (Viva Communications),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Clover Films) 등 아시아 8개국에 선판매 됐다.
 
일본 역시 본 영화의 상영에 앞서 사전 구매를 위해 경쟁적으로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독일, 영국, 스페인, 남미, 이탈리아 등 각 국의 바이어들이 ‘버닝’의 16일 상영을 기다리며 현재 칸 영화제 ‘버닝’ 세일즈 부스에서 예고편 시사와 사전 정보를 요구하는 등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버닝’ 측은 전했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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