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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펀드’ 계속 사랑해도 될까요?
“펀더멘탈 나쁘지 않아”…KB브라질펀드 독보적
2018-05-16 08:00:00 2018-05-16 08: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국의 금리 인상과 신흥국 채권시장에서의 자금이탈, 그로 인한 환율 상승의 여파는 펀드 성과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 중인 브라질 주식형 펀드들의 6개월 이내 단기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특히 올해 초반 성과가 반영된 3개월 수익률이 좋지 않게 나타났다. ‘JP모간브라질’ 펀드, ‘멀티에셋삼바브라질’ 펀드 등이 –11%가 넘는 수익률을 보였다.
 
아르헨티나 위기의 여파가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었던 남미신흥국 펀드들은 오히려 브라질 펀드보다 성과가 나은 편이다. 아르헨티나 기업에 투자하는 비중이 매우 작기 때문이다.
 
러시아 펀드 또한 연초의 하락을 만회하는 모습이 수익률에 나타나고 있다. 3개월, 6개월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지만 1개월 수익률은 뚜렷하게 반등했다.
 
 
현재 브라질과 러시아 주식형 펀드는 호재와 악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확실한 호재는 유가 상승이다. 두 나라의 경제는 유가가 오를 때 이익이 증가한다.
 
반면 글로벌 유동성의 유입과 이탈에 취약한 신흥국의 한계도 명확하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환율을 올렸다. 특히 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발행수익률은 높지만 환율 변동성이 이를 까먹은 ‘전과’가 있기 때문.
 
현재 국제유가(WTI)는 배럴당 70달러를 오가고 있다. 2월 한때 6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만 빼면 올해 60달러 밑으로 하락하지 않았다. 덕분에 ‘러브펀드’는 우려에 비해 성과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채권형 펀드는 환율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지만, 주식형 펀드는 유가의 수혜를 받는 개별기업들의 실적을 반영한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펀드가 ‘KB브라질’이다. 브라질펀드 대부분이 고전하는 와중에도 이 펀드는 높은 차원이 다른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KB브라질 펀드가 투자하는 주요종목을 보면 상위 10개 종목 중 대여섯 종목은 다른 브라질 펀드들과 다르지 않다. 나머지 종목 몇 개로 이 차이를 만들어낸 것이다. 예를 들어 철강회사인 ‘METALURGICA GERDAU’ 같은 종목이다. 연초부터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해 펀드 성과를 끌어올렸다.
 
KB브라질 펀드는 미국 투자은행 BNY멜론의 자회사인 ARX Investimentos에 위탁해 운용하고 있다. 김세희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매니저는 “소재, 이커머스 등 ARX의 업종 배분, 종목 선택이 좋았다”며 “연초보다 80% 오른 종목도 있는데, 벤치마크에 속하지 않은 종목을 편입해서 이런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매니저는 “브라질은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중으로 정치 불안이 있지만 대선이 지나면 지금보다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해도 환율을 무시할 수는 없다. 국내 브라질펀드는 원화-달러-헤알로 환전해 투자한다. 이때 달러는 헤지하지만 달러와 헤알 사이는 환율에 노출돼 있다. 헤알화 환율이 오르면 즉 헤알화 가치가 하락하면 브라질펀드에서도 환손실이 발생한다. 6월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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