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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을 보면 명품 아역이 보인다
2018-05-30 12:19:03 2018-05-30 12:19:03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흥행’ 속에 아역 배우 있다.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사로 잡는 흥행작을 보면 언제나 깜찍하고 티없이 맑고 꾸밈없는 아역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들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진심을 느끼고 감동을 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눈물을 흘리는 등 희로애락을 경험하게 된다. 천재 아역 배우들은 그래서 흥행 속에 언제나 뚜렷한 존재감으로 자리한다. 이제 그들은 흥행을 책임지는 강한 존재감들이다.
 
김수안. 사진/영화 '운동회' 스틸
 
♦ ‘명품 아역’ 김수안
 
최근 충무로에서 가장 활발하고 몸값이 비싼 아역을 거론하자면 김수안이 첫 번째다. 무려 1000만 영화만 두 편을 소화했다. 웬만한 성인 배우와는 비교도 될 수 없는 존재감이다.
 
만 5세의 나이로 영화 ‘미안해, 고마워’ 주연으로 데뷔한 그는 올해까지 무려 26편의 영화를 소화한 충무로 대표 아역이다. 2016년 개봉해 국내에 좀비 신드롬을 일으킨 1000만 영화 ‘부산행’에서의 존재감은 지금도 관객들의 기억을 사로 잡는다. 아비규환의 현실, 인간과 좀비의 대결이란 구도 속에 마지막까지 살아 남아 감독이 심어 놓은 인간성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지난 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신과 함께’에선 지옥을 관장하는 대왕 중 한 명인 ‘태산 대왕’으로 출연해 코미디적인 임팩트를 살리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대작 영화 뿐만이 아니다. ‘운동회’ ‘콩나물’ ‘피크닉’ 등 독립영화와 단편 영화에서도 단골 스타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연기상, 들꽃영화상 신인여우상 등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 받아온 자타공인 아역 천재다.
 
갈소원. 사진/영화 '7번방의 선물' 스틸.
 
♦ ‘또랑또랑 눈망울’ 갈소원
 
2012년 ‘돈의 맛’에서 아역으로 출연한 뒤 이듬해 개봉한 두 번째 영화 ‘7번 방의 선물’을 통해 전국 1000만 관객의 눈시울을 터트린 갈소원. 특유의 눈망울 연기는 어느 누구라도 무장 해제를 시킬 정도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정도로 가슴 절절하다. ‘7번 방의 선물’에서 ‘아버지역’을 맡은 류승룡 뿐만 아니라 감방 멤버들을 사로 잡는 귀여운 매력의 ‘예승’을 연기한 갈소원은 이후 충무로에 아역 신드롬이자 전체 스토리에서 아역 배우의 중요성을 환기시킨 주인공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영화계를 벗어나 안방극장으로 활동 무대를 옮겨 더욱 폭 넓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아역이 전체 작품에서 액세서리 같은 존재감이 아닌 뚜렷한 캐릭터로 자리하는 대 가장 큰 역할을 한 아역 배우로 영화와 드라마 제작진은 갈소원을 첫 손가락에 꼽기도 한다.
 
이레. 사진/영화 '7년의 밤' 스틸.
 
♦ ‘성인 존재감’ 이레
 
대한민국을 분노케 한 ‘조두순 사건’을 모티브로 한 2013년 개봉작 ‘소원’은 제작 당시부터 고민거리가 많았다. 극중 성폭행을 당하는 끔찍한 상황을 연기해야 할 아역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컸다. 캐릭터를 이해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제작진이 아역 배우에게 상황과 디렉션(연기 지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었다고. 그때 등장한 이레는 연기 경험이 전무했던 말 그대로 신인 중에 신인 아역이었다.
 
하지만 ‘소원’은 그 해 국내 여러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휩쓸며 최고의 영화로 주목을 받았다. 한때 상업영화 연출 은퇴를 선언했던 이준익 감독은 ‘소원’으로 성공적인 복귀를 이뤄냈다. 그 중심에는 이레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불과 1년 뒤 이레는 완전히 다른 색깔의 코미디 가족극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이끌며 단순한 아역 배우가 아닌 성인 연기자급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후 2015년 이한 감독의 대작 ‘오빠 생각’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후 올해 ‘7년의 밤’에선 아동 학대 피해자 캐릭터를 소화하며 다시 한 번 스크린에 충격을 선사했다.
 
그와 함께 한 감독과 성인 배우들 모두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김설. 사진/영화 '아일라' 스틸.
 
♦ ‘응팔의 그 소녀’ 김설
 
‘응팔 신드롬’을 일으켰던 케이블채널 드라마 속 고경표의 어린 동생. 커다란 소시지를 입에 물고 TV만화 주제곡을 따라 부르던 그 소녀. 아역 배우 김설이다. 이 꼬마 숙녀가 영화 ‘아일라’로 돌아온다.
 
다음 달 국내 개봉하는 ‘아일라’는 참혹한 한국 전쟁 속 고아가 된 한국 소녀를 만난 터키 파병군 ‘슐레이만’이 고아 소녀에게 ‘아일라’란 이름을 붙여주게 되면서 시작된다. 이번 작품에서 ‘아일라’ 역으로 완벽하게 분한 김설은 영화 ‘국제시장’의 ‘어린 꽃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의 늦둥이 여동생 ‘진주’로 눈도장을 찍으며 ‘국민 아역’이란 수식어를 얻은 바 있다. 어린 나이에도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주연 배우로 당당히 제 몫을 해낸 김설은 ‘아일라’에서 보여줄 섬세한 감정 연기와 풍부한 표현력에 벌써부터 예비 관객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아일라’는 2018 세도나국제영화제 관객상, 2017 케이프타운국제영화제 편집상 수상, 2018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엔트리, 2018 골든글로브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엔트리 등 전 세계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울린 감동 실화로 다음 달 21일 국내 개봉한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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