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회사채 시장으로 번지는 중국 불신 현상
CERCG 회사채 디폴트로 국내 증권사 피해 우려…"문제 해결 쉽지 않을 것"
2018-06-04 17:13:44 2018-06-04 17:20:46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CERCG오버시즈캐피탈(이하 오버시즈캐피탈)이 회사채 상환 실패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가운데 중국 금융투자시장에 대한 불신이 증권에 이어 회사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현대차투자증권, KB증권, BN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나이스신용평가, 서울신용평가 등은 이날부터 1박 2일간 중국 CERCG 본사를 방문해 부도사태 해결에 나섰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오버시즈캐피탈의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주선해 국내 증권사에 판매했고 나이스신용평가와 서울신용평가는 해당 어음에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나머지 증권사들은 이 상품의 투자자들이다. 
 
지난달 25일 오버시즈캐피탈은 3억5000만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만기에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 처리됐다. CERCG는 해당 회사채에 대해 지급 보증을 했지만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해당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ABCP를 사들인 증권사들은 피해를 입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차투자증권은 500억원, BNK투자증권은 200억원, KB증권은 200억원, 유안타증권은 150억원, 신영증권은 100억원 등을 해당 ABCP에 투자했다. 만약 CERCG가 지급 보증 의무에 나서지 않을 경우, 해당 증권사들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사태 해결 가능성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전망은 회의적이다. CERCG 방문 성과가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채권 주관사나 신평사 모두 CERCG가 어떤 회사인지 몰랐던 것 같다”며 “이번 채권단 방문은 CERCG에 대해 파악하기 위함으로 보이며, 디폴트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CERCG의 현금 유동성도 낮아 채무 상환이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CERCG는 지난달 초 또 다른 자회사인 'Hsin Chong Group Holdings Limited'의 3억달러 회사채 상환 이후 현금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금융규제 강화로 신용대출 조건이 높아진 것이 유동성 위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번 사건을 계기로 증권 시장에 만연해 있던 중국 불신현상이 회사채 시장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기업 특성상 미국이나 유럽, 일본 기업들에 비해 회계자료나 재무제표 자료의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중국 회사채 기반 ABCP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문제와 관련돼 중국기업들의 문제점이 더 나타날 수 있다”면서 “중국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ABCP 발행규모와 잔량 등을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회사의 디폴트로 인해 차이나 포비아가 회사채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CERCG 회사 현황. 사진/CERCG 홈페이지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