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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대형가맹점 수수료 정상화해야"
전체평균보다 낮은 1%대…"수수료인하 차등적용 필요"
2018-06-06 12:00:00 2018-06-06 12:00:0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다음달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앞두고 있는 카드업계에서 주유소나 대형마트 등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영세 및 중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인하되는 수수료율 정책으로, 오히려 대형가맹점이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형가맹점이 적용받는 카드 수수료율은 주유업종 1.5%, 통신자동차업종 1.8%, 대형마트 1.8% 등으로, 전체평균 가맹점 수수료 수준(2%대)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매년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대형가맹점들은 영세가맹점이 받아야 하는 혜택까지 동시에 받으면서 수혜를 보고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가 소상공인과 대형가맹점에 차등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자영업자 지원 방침에 따라 10년간 7차례에 걸쳐 카드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됐지만 주유소나 대형마트 등 대형가맹점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수수료율을 낮춰왔다"며 "영세상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수수료율 인하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인상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의 수수료 인하를 주장하는 데는 최근 잇따른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 등 7개 카드사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590억원으로 1년 전(7713억원)보다 40.5% 감소했다.
 
반면, 대형가맹점들은 수수료 인하 혜택에 따라 이익이 늘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20대 기업이 가맹점 수수료 감면을 통해 본 이익은 지난 2014년 548억원에서 2016년에는 898억원으로 늘어났다. 일괄적인 수수료율 인하 덕분에 2년간 350억원의 이익이 더 들어온 셈이다.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상 압박에 대형 가맹점 역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유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신용카드사들에 대해 '유류세분 카드수수료 반환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석유유통협회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악화를 이유로 현재 1.5% 수준인 카드사 수수료를 1.3%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가맹점의 경우 전체 카드수수료의 80%가량을 차지하며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통보하며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에 직접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잇따른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이제는 카드업계가 고사상태에 몰려있는 만큼, 대형가맹점의 수수료 인상을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잇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 주장을 펴고 있다. 서울의 한 마트에서 고객이 신용카도로 결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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