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와 고 박종철 열사의 친형 박종부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6·10 민주항쟁 31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10일 오전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진행된 기념식에는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등 유가족과 민주화운동단체, 여성·노동단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시민, 학생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영화배우 권해효씨의 사회로 국민의례, 국민에게 드리는 글, 기념사, 기념공연 및 평화의 시 낭송, ‘광야에서’를 제창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개막공연으로는 평화의 나무 합창단과 래퍼 디아비와 로다가 무대를 꾸몄다.
권씨는 “1987년은 단순한 승리의 기억뿐 아니라 좌절과 패배의 기억도 깊게 남겨져 있다”며 “하지만 지난겨울을 보내며 87년의 땀과 눈물, 투쟁의 희생이 거리에서 촛불로 되살아 났고, 6월 항쟁은 국민의 삶에 뿌리 내려서 구체적인 삶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께 드리는 글’ 낭독에서는 민주화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지선스님을 비롯해 서지현 검사,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 김정민 촛불청소년연대 활동가 등 사회 각 분야 대표 9명이 무대에 올라 각 헌법 조항을 예로 들며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서 검사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며 “누구든지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에 의해 차별받지 아니하고, 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소년 참정권을 요구해온 김 활동가는 “18세가 되면 군대도 가고 공무원도 될 수 있고 결혼도 할 수 있지만 오로지 선거권만 없다”며 “선거권이 있는 분들은 3일 뒤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권리를 행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월호 유가족을 대표해 무대에 오른 유경근 씨는 “세월호 참사 4년, 아이들은 별이 되고 바람이 되어 우리가 가야 할 길을 가리키고 있다”며 “단 한 명의 생명도 포기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라는 것이 304명 희생자의 마지막 꿈”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민주주의자 김근태 의장이 고문당하고, 박종철 열사가 희생된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새로 만들어지는 민주인권기념관은 아픈 역사를 기억하며 동시에 민주주의의 미래를 열어가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비롯하여 공공기관, 인권단체들, 고문피해자와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이 이 공간을 함께 만들고 키워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기념식은 여울림합창단의 '아리랑합창곡' 합창과 국악인 최용석, 배은심 여사, 박종부씨의 '꿈을 비는 마음' 평화의 시 낭독, 가수 안치환의 '철망 앞에서' 공연, 모든 참석자가 제창한 '광야에서' 순으로 끝이 났다.
고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10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31주년 6·10민주항쟁 '민주에서 평화로' 기념식에 참석하여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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