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박주용 기자] 여야가 6·13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치르는 전국단위 선거인 만큼 집권여당은 압승을 통해 국정운영 동력을 강화한다는 의지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표로서 정부를 심판하겠다며 막판 추격에 나섰다. 뉴스토마토는 선거를 사흘 앞둔 10일 당력을 총동원해 최대 승부처와 접전지역 지원유세에 나선 여야 지도부를 동행 취재했다.
추미애 대표 "파란 물결로 남북관계 평화 정착시켜야"
“사전투표율 20.14%. 총선 때보다 높았습니다. 돌 지난 정부가 너무 잘한다 평가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오전 10시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의 태재고개 로터리.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신동헌 광주시장 후보 지지연설 시작에 앞서 감사인사부터 전했다. 감격에 벅찬 표정이다. 전날 목표했던 사전투표율 20% 달성 결과가 나온 것이 영향을 준 듯 했다. “추미애! 추미애!” 그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병훈(경기 광주시갑)·임종성(광주시을)·김병관(분당갑)·김병욱(분당을) 의원이 옆을 지켰다.
“민주당 국회의원을 2명이나 뽑아준 광주인데 달라진 것을 실감하십니까. 이제 그 두 의원이 집권당 의원이 됐습니다. 교통지옥 스트레스 많은 광주 현안 해결할 예산을 따오는 데 있어 당 대표도 보증서겠습니다. 도와주시겠습니까.” 신 후보에 힘 싣는 발언을 하자 지지자들은 환호로 답한다. 추 대표의 목소리가 더 커진다. “돌 든 밥은 버려야 합니다. 파란후보(민주당)가 흰 쌀밥인데 빨간돌(자유한국당), 초록돌(바른미래당) 섞이면 먹을 수 없잖아요. 광주의 진짜 변화를 위해선 1번, 하나입니다.”
‘여배우 스캔들’ 의혹이 제기된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 지원에도 나섰다. 추 대표는 이 후보의 경쟁자인 한국당 남경필 후보를 겨냥해 “자기가정 가화만사성도 못 지키는 이가 경기도민에 스트레스와 짜증을 안기고 있다”면서 “그런 후보 말고 이재명 후보를 뽑이면 된다. 지지자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과 경기도, 광주시가 하나가 돼 파란물결로 정부에 힘 실어야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의 운전대 꼭 잡을 수 있다. 남북관계 평화의 최대 수혜자인 경기도민이 파란 후보에 힘을 팍팍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리를 옮겨 여주 중앙로 문화의거리에서 이항진 여주시장 후보 지원유세를 마친 추 대표는 다시 이천시 문화의거리에 섰다. 추 대표는 여기서도 소 의원, 임 의원과 짝을 이뤄 지지자들의 손을 잡으며 연신 표심을 당부했다. 6·10 민주항쟁 31주년 기념 메시지도 내놨다. 그는 “1987년 6월10일 독재를 타도하자. 직선제 개헌을 하자며 호헌 세력에 맞서 국민이 들고 일어섰다. 그리고 2018년 어제 우리가 받아든 20.14%라는 사전투표율은 1987년 우리가 해내지 못한 나머지 개헌을, 국민 주권 개헌을 해내라는 국민들의 당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느새 유세현장에 도착한 박범계 수석대변인. “박범계가 번개 같이 왔다.” 추 대표가 이렇게 말하자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낮 지원유세를 마친 추 대표는 한대희 군포시장 후보 지원을 위해 산본시 산본로데오로 이동하기 앞서 이천에 있는 작은 식당에 들러 점심 식사를 했다. 김현 대변인은 “전국 방방곡곡 다니려면 체력이 중요하다. 청국장에 흰 쌀밥 한 끼 든든하게 챙겼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전날 목포, 어제 대구, 오늘 경기. 고된 추 대표의 지원유세 일정이다. 그럼에도 추 대표의 강한 체력은 평소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공보팀 관계자는 말했다. 오후 4시가 다돼서 간 윤화섭 안산시장 후보 유세에는 수백명의 선거운동원과 관계자가 모여들었다. 연설에서는 “추미애”를 연호하는 목소리와 박수소리가 제법 컸다. 연설을 마치자 지지자들을 비롯한 일부 시민이 모여드는 등 뜨거운 열기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0일 신동헌 경기 광주시장 후보 지원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홍준표 대표 "투표 해보자. 바닥민심은 한국당"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충남에서 총력 유세에 나섰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와 박상돈 천안시장 후보, 길환영 천안갑 국회의원 후보, 이창수 천안병 국회의원 후보와 함께 충남 천안 아라리오 조각광장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복차림의 홍 대표를 제외한 한국당 후보들은 월드컵 대표팀 응원복인 빨간색 옷를 입고 나타났다. 한국당은 유세 시작에 앞서 우리 축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행사를 열었다.
홍 대표의 연설 직전 충남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의 유세 발언이 이어졌다. 정진석 의원은 “어디갔다 인제왔나. 불멸의 이인제 후보가 이번에 당선될 것”이라며 “충남 선거 승리를 예감한다. 4년 전 정진석이 떨어진 게 안타까운 분들은 이번에 이인제를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함진규 정책위의장도 ”저의 처갓집이 이곳 천안이다. 장인어른이 천안농고 교장을 역임했다“며 ”천안이 충남지사로 이인제 후보를 밀어달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홍 대표는 여론조사는 민주당이 앞서지만 바닥민심은 한국당을 지지한다면서 선거 당일에는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충남이 예향의 고장이고, 절개의 고장인데 안희정, 박수현 사태를 보면서 충남분들이 민주당 후보를 찍겠느냐”며 “저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정부의 ‘경제실정’을 집중 부각하며 “여러분 지금 장사 잘되나, 세금 줄어든 것 있느냐”며 “보유세 폭탄 떨어지고 자영업자는 폐업하려고 번호표 뽑고 기다리고 있다. 투표 한번 해보자. 바닥민심은 한국당”이라고 자신했다.
홍 대표는 이인제 후보에 대해서는 “조정과 통합의 능력이 타고난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작년 10월부터 이 후보에게 충남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며 “고향을 위한 마지막 봉사라고 해서 이 후보를 충남지사 후보로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때 영남과 충청이 연합해서 영충정권을 만들어보자고 했다”며 “그때 국무총리로 생각한 분이 바로 이 후보다. 충남지사로 이 후보를 뽑아주면 충청대망론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한애국당 조세빈 천안갑 국회의원 후보의 유세 차량에서 큰 음악소리가 나와 홍 대표의 연설이 세 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홍 대표는 “경찰은 뭐하느냐”며 “우리가 여당이면 이렇게 했겠나. 경찰이 득달같이 나서서 쫓아내지. 야당하니까 별짓을 다 당한다”고 불편함을 내비쳤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0일 오후 충남 천안 아라리오 조각광장 앞 유세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차현정·박주용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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