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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 든 변호사들 "사법 농단, 강제수사 필요"(종합)
이탄희 판사 처 오지원 변호사 "김명수 대법원장, 용기내야"
2018-06-11 14:35:34 2018-06-11 14:35:34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전국 변호사들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사법 농단이라고 규탄하고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오지원 변호사(사법연수원 34기)는 11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앞에서 열린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전국변호사 시국선언식에 참여해 "이번 사태 관련 세 번의 조사 끝에 나온 결과는 참혹하기 그지없다. 고통의 근원은 바로 배신감"이라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법관 뒷조사 지시 등에 반발해 사표를 던진 이탄희 판사(34기)의 아내다.
 
그는 "BH(청와대)와 협상을 운운하는 문건이 나왔는데 양 전 대법원장은 이를 버렸다고 하고 지금 무슨 상황인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사태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용기를 내시라고 간곡히 요청한다. 고발 등 강제수사 카드를 꺼내시라"고 주장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36기)는 "회장 시절 저희가 하위법관 목록을 법원행정처에 제출하면 그 안에 있던 이들이 법원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이것이 사법부인가 큰 좌절감을 느꼈었다"며 "지금 양 전 대법원장 체제 때 사법행정권 남용을 생각할 때 당연한 일이었구나 싶다. 제왕적 대법원장제를 개선하고 법원행정처를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위은진 변호사(31기·법무법인 민)는 "사법부는 자정 의지가 없다. 스스로 사법부 독립을 버리고 있다. 이번 범죄에 대해 눈감을 수 없다. 검찰은 즉각 수사하고 법원도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 사법 농단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박찬운(16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엘리트집단이라는 대법원 판사들이 사법부를 통째로 권부에 헌납했다.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해 문서 모두를 전체 공개하고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형사 고발하고 관련 법관들에 대한 징계에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이종엽(18기) 인천지방변호사회장은 "힘없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기대는 게 법원인데 최고 엘리트 집단이라는 판사들이 헌법의 준엄한 사명을 외면했다. 권력과 재판 거래 시도로 사법부 스스로 독립성을 훼손했다"며 "국민은 사법부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미공개 문건을 모두 공개하고 강제 수사권이 발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직접 행사에 참여한 100여명의 변호사들을 포함해 전국 14개 지방변호사회 소속 2000여명의 변호사들이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이들은 대법원 앞까지 행진하며 이번 사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직접 비상시국선언문을 낭독한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등 9명의 지방변호사회장 등도 시국선언 대열에 합류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를 비롯한 전국지방변호사회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 앞에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전국변호사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광연 기자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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