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대진침대 매트리스와 같은 모델로 추정되는 제품이 가구업체 일룸을 통해 판매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진침대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공급 매트리스에 대한 정확한 라돈 수치 검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17일 국가기술표준원의 제품안전정보센터에 따르면 일룸이 대진침대에서 납품받아 판매한 매트리스 제품명이 '트윈파워2'로 표기돼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소비자 사이에선 대진이 A업체에 납품한 매트리스 '트윈파워'에 두 번째를 의미하는 숫자 2가 붙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제품안전정보센터는 정부가 제품의 안전정보를 통합 관리하기 위해 2014년부터 운영하는 기관으로, 센터 홈페이지에서 매트리스에 부착된 KPS(자율안전확인)마크 신고필증번호를 검색하면 모델명을 확인할 수 있다. KPS마크는 2011년 7월부터 KC(국가통합인증)마크로 통합돼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다.
앞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1일 대진이 A업체에 납품한 매트리스 '트윈파워'에서 4.92mSv(밀리시버트)의 라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원안위의 안전기준(1mSv) 5배 가량 초과하는 수치다.
일룸에서 대진침대 제조 매트리스가 포함된 침대를 구입한 사용자는 이 정보를 확인하고 "대진침대가 A업체에 납품한 매트리스의 두 번째 모델이라는 게 확인된 만큼 일룸에 납품된 매트리스 사용자들을 찾아 제3의 기관이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룸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대진침대 매트리스를 납품받았던 사실이 알려진 이후 줄곧 제품 안전성을 강조해왔다. 대진으로부터 납품받은 OEM제품은 테입봉합형 타입으로, 라돈 문제가 제기된 제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 증거로 일룸이 대진침대로부터 받은 공문을 제시하고 있다. 해당 공문은 '문제 원료가 내장재로 사용된 것은 지퍼타입형 매트리스에 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다만 대진으로부터 OEM제품에 모나자이트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공문을 받아온 것 역시 라돈침대 보도 이후 한 달이 지난 후의 시점인 데다, 일룸이 자체 측정했다는 매트리스는 소비자로부터 문의가 들어온 제품으로 한정돼 소비자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 가운데 같은 시리즈로 추정되는 브랜드명이 붙은 제품이 납품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만큼, 전 제품 안전 확인의 필요성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 일룸 관계자는 "매트리스 사양을 요구해 대진에 제작을 의뢰했지만 대진과의 거래가 끊긴지 오래돼 제작의뢰 문서 등은 남아있지 않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현재까지 일룸으로부터 의뢰받은 샘플에서는 모나자이트가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대진에서 납품받은 매트리스를 전부 조사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모든 제품이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대진침대로부터 납품받은 매트리스가 대진침대 자체 매트리스와 같은 모델인지는 일룸에서 확인해줘야 할 사항"이라며 "2010년 이전 모델에서도 안전기준 초과 매트리스가 확인되는 등 문제 모델이 늘어나는 만큼 원자력안전기술원에 문의가 들어오는 매트리스를 중심으로 전수조사를 계속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후 일룸측은 다시 21일 대진침대를 통해 "납품된 제품 중 일부에 KPS 마크 라벨을 오부착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문을 받았다고 전해왔다. 공정 작업자의 부주의로 B431K001-7011A로 붙여야 할 일룸 매트리스가 B431K001-7020A(TWINPOWER2)로 잘못 표시됐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1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한국YMCA전국연맹 등 11개 회원단체가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관 앞에서 라돈 침대 정부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룸이 대진침대에서 납품받은 매트리스에 부착된 KPS마크 신고필증번호 B431K001-7020A를 검색한 결과 모델명에 트윈파워2라고 표기돼 있다. 사진/제품안전정보센터 캡처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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