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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투표율, 촛불로 학습한 정치적 효능감이 비결"
민주연구원 분석 보고서…"유권자들, 효능감 토대로 투표"
2018-06-17 15:45:47 2018-06-17 15:45:47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6·13 지방선거 투표율 60.2%는 첫 민선으로 투표 열기가 뜨거웠던 1995년(68.4%)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대선도 20년 만에 최고 투표율(77.2%)를 기록했다. 두 선거는 모두 단일집회 참석자 100만명, 누적참여자 1500만명을 넘긴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2016년 10월29일~2017년 4월29일) 이후 치러졌다. 두 선거에서 대승한 여당은 대통령 탄핵에 결정적 역할을 한 촛불집회 참여로 시민들의 ‘정치적 효능감’이 높아지면서 정치·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 전반적으로 상승한 효과라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17일 주간 이슈브리핑에서 ‘6·13 지방선거 결과의 5대 포인트’ 중 첫째로 “시민권으로 자리 잡은 투표권”을 꼽으며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특히 뚜렷한 쟁점이나 여야 간 치열한 경쟁이 없었고 여당이 50% 이상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정당지지율 차이가 큰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였음에도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점에 주목했다. 이전까진 투표율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요인인 ‘선거의 경쟁도’에 있어 1, 2위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클수록 투표율은 낮다는 게 정설이었다.
 
박혁 연구위원은 그 배경에 대해 “유권자들이 정치적 효능감을 토대로 자발적 투표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5월 실시한 정례국민의식조사 결과 ‘선거가 자신의 일상생활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자가 50.6%를 기록한 점을 들었다.
 
시민들이 정치적 효능감을 학습한 가장 최근 사례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촉발한 촛불집회다. 촛불집회에서 경험한 정치적 효능감은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의 ‘60%대 돌파’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도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번 선거 투표율이 높았던 한 가지 요인으로 현재 기본적으로 유권자의 투표 의식이 매우 고조된 상태라는 점을 들 수 있다”면서 “촛불혁명 이후 주권자 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또 “사전투표 제도의 정착으로 투표 절차가 편리해져 참여율 유지에 도움이 됐다는 점도 이번 투표율 상승의 다른 요인”이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2월25일 민중총궐기 17차 범국민 행동의 날 집회에서 박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운 모습.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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