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뉴토 현장) ‘마녀’, 본 적 없던 ‘생소함’ 관객들 어떤 반응 보일까
2018-06-19 17:20:51 2018-06-19 17:20:5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영화 ‘신세계’로 대표되는 한국형 느와르는 시나리오 작가 출신 박훈정 감독을 통해 언급될 수 있다. 그런 박 감독이 만든 또 다른 한국형 변종 히어로는 어떤 모습일까. 일단 뚜껑은 열렸다. 공개된 결과물은 박 감독이 지금까지 선보였던 장르적 풀이법과 영화적 문법을 고스란히 담았다. 액션과 히어로 뮤턴트 장르에 익숙해진 국내 관객들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마녀’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박훈정 감독과 주연 배우인 김다미 최우식 조민수 박희순이 참석했다.
 
이날 박 감독은 전례 없던 스타일의 영화를 들고 나온 이유와 스토리 착안에 대해 처음 공개했다. 그는 “인간 본성에 대한 것들을 만지고 싶었다. 선하게 태어난 것과 악하게 태어난 것 그리고 초월적인 인간 존재가 주는 두려움을 얘기하고 싶었다”면서 “스토리를 구상하면서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프랑켄슈타인’이었다”고 말했다.
 
 
 
영화 시작과 함께 부제에 언급된 ‘파트1’에 대한 부분도 박 감독은 설명했다. 그는 “당초 시리즈로 기획을 한 작품이다”면서 “계속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처음 기획 자체는 그렇게 생각하고 만든 영화다”고 전했다. 이어 “시작은 여성 액션물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면서 “액션은 그저 서사의 도구일 뿐이다. 액션을 위해 스토리를 만든 게 아니라 스토리를 위해 액션을 만들었다. 그리고 캐릭터가 여자인 것이 맞다고 생각했을 뿐이다”고 덧붙였다.
 
무려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마녀’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신예 김다미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영화 ‘나를 기억해’에서 성폭행 피해자 여고생으로 등장해 첫 선을 보인 바 있는 그는 이번 영화에선 전작과는 180도 다른 섬뜩한 모습을 표현했다.
 
그는 “최대한 얼굴에 무표정이나 웃음기를 배제하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액션 연기와 함께 하다 보니까 너무 신경이 쓰였다. 그 지점이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었다”고 전했다.
 
두 번째 출연작에서 주연으로서 스토리 전체를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한 점에 대한 어려움도 토로했다. 두 시간을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무게감은 이 신인 배우에겐 보통 일이 아니었다. 김다미는 “자윤이란 캐릭터가 극 자체를 이끌어 가는 인물인 만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정말 많았다”면서 “그 부분을 박훈정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가려고 했다. 선배들과 촬영할 때 많이 긴장했는데 다들 많이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마녀’로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조민수는 기괴한 느낌의 ‘닥터 백’을 연기하면서 다시 한 번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외모부터 연기 톤까지 모든 면에서 백전노장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박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제일 좋았던 것은 원래 남자 역할이었는데 나로 인해 여자 캐릭터로 바뀌었다고 하더라”면서 “캐릭터에 나란 배우를 얹어 생각해 줬단 게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촬영 전반에 대한 만족감도 전했다. 조민수는 “너무 재미있었다.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하고 그만큼 기대치가 크기도 했다”면서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 총을 맞아 본 적도 없는데 이번에는 총도 맞았다”고 웃었다. 이어 “고민을 하면서 활력을 받았던 역할이다. 감독에게 정말 고맙다”면서 “나란 배우에게 기존에 없던 캐릭터를 주면서 고민을 안 했겠나.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귀공자 스타일의 연약한 캐릭터만 도맡아 오던 최우식은 이번 ‘마녀’에서 파격이란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변신을 한 배우다. 그는 “’귀공자’란 캐릭터 이름이 너무 부담이었다”고 웃으며 “미스터리한 인물이었다. 조금 더 설명을 하자면 ‘닥터 백’의 명령에 사냥을 하는 사냥개 같은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감독님 사무실에서 시나리오를 봤는데 이름부터 눈에 들어왔다”면서 “’제가 할 수 있을까요’라고 감독님에게 계속 되물었는데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응원해 주셨다. 힘을 얻어 제대로 삐딱해져 봤다”고 전했다.
 
박 감독의 전작 ‘브아이피’에 이어 이번 ‘마녀’까지 연달아 함께 하게 된 박희순은 “충무로에서 보기 힘든 여성 캐릭터 영화가 나왔다”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연기를 하고 싶었다. 감정이 눈으로 드러나는 캐릭터라 주로 선글라스를 쓰고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이 이번에는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느낌이었다”면서 “필요 없는 장면은 잘 안 찍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끝장을 보더라”고 현장에서 박 감독의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김다미 분)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얘기를 그린다. 오는 27일 개봉.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