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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폭스바겐, '수소전기차' 함께 만든다…특허도 공유
넥쏘'에 사용한 모비스 핵심부품 아우디에도 공급, 기술 분쟁 사전 차단
2018-06-20 17:11:22 2018-06-20 17:11:22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수소연료전기자동차(수소전기차) 동맹을 구축한다. 양사는 핵심 부품은 물론 특허까지 공유한다.
 
현대차그룹은 20일 현대·기아차와 폭스바겐그룹 아우디가 각 그룹을 대표해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번 협약은 현대차그룹 및 폭스바겐그룹 산하 모든 브랜드에 효력을 미친다. 양측은 현재 보유 중이거나 향후 출원 예정인 특허 및 주요 부품을 공유하고 기술 협업을 지속 확대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전 지구적 환경 문제, 에너지 수급 불안, 자원 고갈 등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수소 에너지의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며 "아우디와의 파트너십은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의 활성화와 수소 연관 산업 발전을 통한 혁신적 산업 생태계 조성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피터 메르텐스 아우디 기술개발 총괄은 "수소전기차는 전동화 기반의 차량 중 가장 진화된 형태로, 잠재력이 큰 미래 친환경 기술 분야"라며 "현대차그룹와의 협업은 수소차 분야의 기술 혁신을 위한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넥쏘'. 사진/현대치
 
현대차그룹은 지난 1998년부터 수소전기차 분야에 대한 투자와 연구 개발을 진행해 지난 2013년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인 'ix35'(현대차)를 선보였고 올해 수소전기차 ‘넥쏘’(현대차) 판매를 시작했다. ix35와 넥쏘의 핵심 부품은 현대모비스가 개발했다.
 
이번 협약으로 아우디의 수소전기차에 현대모비스 부품을 공급할 길도 열렸다. 폭스바겐그룹은 아우디를 통해 수소전기차 관련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 아우디는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수소전기차 콘셉트카인 ‘h-Tron 콰트로’를 선보였고, 오는 2020년 수소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모비스는 지난해 충북 충주 친환경산업단지 내 친환경차 핵심부품 공장인 충주공장(5만2000㎡) 옆에 수소전기차 부품 전용공장(1만3000㎡)을 증설, 올 초부터 본격 양산했다.
 
이 공장은 현재 연간 3000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연료전지 스택, 열관리장치, 저장장치, 구동모터, 배터리시스템 등 전체 핵심부품을 종합생산 할 수 있다. 생산규모는 시장 수요에 맞춰 수만대 수준으로 확장할 수 있게 설계했다.
 
양 그룹은 기술 협업을 통해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수소전기차 보급 정책을 추진 중인 중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00만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아우디는 또 특허 공유를 통해 수소전기차 분야 기술 확산 및 표준화 과정에서의 기술 분쟁 가능성을 사전 차단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시작으로 향후 보다 폭넓은 형태의 기술 협업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미래 수소전기차 시장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전세계 수소전기차 지원 정책 봇물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차량 내에서 자체 생산된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는 차세대 친환경차다.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배출가스가 전혀 없다. 짧은 충전시간 대비 긴 주행거리, 에어필터를 통한 주행 중 미세먼지 제거 등도 장점이다.
현대차 '넥쏘' 사진/현대차
 
세계 주요국들은 이같은 수소전기차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구매 보조금 지급,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은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 5000대, 충전소 100기를 보급하고 2025년 5만대·300기 이상, 2030년 100만대·1000기 이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다. 
 
수소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은 승용차 1대당 20만 위안, 버스 및 화물차 1대당 30만~50만 위안을 지원한다. 충전소 구축 비용은 60%를 정부가 부담한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 4만대를 보급하고 2030년까지 80만대로 확대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900기도 건설한다.
 
올해 2월 일본 정부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충전소 보급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기존 주유소와 수소충전 설비의 병행 설치를 허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3월에는 토요타, 닛산, 혼다 등 완성차 3사와 에너지, 금융 등 총 11개 업체가 ‘일본수소모빌리티’ 합자법인을 신설했다. 건설 비용의 50%를 정부가 지원하고 합자법인과 투자자가 일부 분담하는 형태로 인프라를 구축한다.
 
독일은 국가 프로젝트인 CEP(Clean Energy Partnership)를 통해 수소충전소 사업을 진행 중이며 국가혁신기술(NIP)의 하나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선정해 오는 2016년부터 2026년까지 10년 동안 14억 유로 규모의 예산을 집행한다. 민간 부문에서는 에어 리퀴드, 린데, 다임러, 쉘, 토탈, OMV 등 6개 대기업 출자로 ‘H2Mobility’를 설립했다.
 
미국은 수소 충전소 구축 및 보급 확대를 위한 민관협의체 ‘H2USA’를 설립했다. 이 협의체에는 미국 에너지국(DOE)를 비롯해 완성차업체, 민간연구소 등 45개 기관이 참여한다. 주정부 단위 로드맵도 나왔는데, 캘리포니아주는 2023년까지 123개의 충전소를 건설하고 최대 3만대를 보급할 방침이다.
 
완성차 업체들 합종연횡 활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수소전기차 양산 계획을 구체화하고 업체 간 제휴 등을 통한 시장 선점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양산 모델을 보유 중인 현대차, 토요타, 혼다에 이어 벤츠가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수소전기차 ‘GLC F-CELL’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올해 내 판매할 계획이다. 아우디는 2016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h-Tron 콰트로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BMW는 수소전기차 시험차를 운영 중에 있다.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혼다와 GM은 2016년 말 수소전기차에 탑재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공동 생산하기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양사는 오는 2020년까지 85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GM공장에서 연료전지 시스템을 생산한다.
 
토요타와 BMW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전기차 플랫폼의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며, 닛산과 포드-다임러 역시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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