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중견건설사, 수도권 재개발 '다크호스'로
올해 분양 67곳 중 27곳 시공…1000가구 이하 틈새 공략
2018-06-27 16:05:55 2018-06-27 16:29:47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수도권 재건축과 재개발 시장에서 시공능력 평가순위 10위권 밖 중견 건설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아파트 브랜드를 중시하는 재건축과 재개발 시장에서 중견 건설사들이 시공을 맡는 것은 이들의 위상이 크게 강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특히 1000가구 이하 중소 규모 사업장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해 수주에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분양되는 수도권지역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67곳 중 27곳이 중견 건설사가 시공하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가구수로는 총 6만7753가구 중 1만3925가구를 차지했다. 주요 사업장은 쌍용건설이 시공하는 ‘인천부평쌍용예가’, 신동아건설이 시공하는 ‘양재파밀리에더퍼스트’, 두산건설이 시공하는 ‘능곡두산위브’, 코오롱글로벌이 시공하는 ‘부평코오롱하늘채’ 등이다.
 
중견 건설사들이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수주 성과를 올리는 이유는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1000가구 이하 소규모 사업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장수로는 40%에 달하지만, 가구수로는 20.5% 수준인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중견 건설사가 시공하는 27곳 중 1000가구가 넘는 사업장은 3곳에 불과했다. 아울러 대형 건설사들은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000가구 이상 사업장 수주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분양하는 아파트는 물론 올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도 중견 건설사들의 약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1000가구 이하 소규모 사업장에서 수주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 3월 삼호가 관악구 봉천12-1구역 재개발사업(519가구)을 따냈고, 동양건설산업·라인건설 컨소시엄은 경기 남양주 덕소5B구역 사업(673가구) 시공사로 선정됐다. 4월에는 호반건설이 구로구 개봉5구역 재건축사업(317가구)을 따냈다.
 
아울러 올해 중견 건설사들이 대부분 수의계약을 통해 사업을 따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 2월 개정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정으로 수의계약 가능 기준이 3회 유찰에서 2회 유찰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중견 건설사들은 다른 건설사들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정비사업에 계속 입찰을 진행하면서 수의계약을 따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견 건설사들은 여전히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브랜드 파워에서 대형 건설사들에게 크게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조합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중견 건설사들의 입찰 자체를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들이 소규모 사업장에서 입지를 다진 후에 강남권 진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