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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유통업계 매출 지키는 '워라밸' 고심
백화점·호텔·아웃도어 업계 "시장변화 주시"
2018-07-10 14:00:11 2018-07-10 14:00:24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유통업계도 PC오프제, 유연근무제 등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정착에 동참하고 있다.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생활패턴의 변화는 곧 매출과도 직결되는 유통업계로서는 '매출 감소 없는' 워라밸 확산에 팔을 걷어부쳤다.
 
대형마트가 상대적으로 매출이 적게 발생하는 시간대의 영업시간을 단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롯데마트는 지난달부터 일부 특수점포를 제외한 전국 매장의 영업종표 시간을 기존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앞당겼다. 기존 오후 11시 이후 롯데마트의 매출비중은 1.5%로 가장 낮았다. 롯데마트는 영업시간이 단축됐지만 기존에 자정까지 일하던 인원의 10%를 피크시간대인 오후 2~5시로 전환해 영업 효율은 높일 수 있을 걸로 봤다. 이에 앞서 이마트가 올해 1월부터 폐점시간을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1시간 앞당긴 바 있다.
 
퇴근 후 여가에 따른 매출과 직결되는 유통업계는 평일 저녁 시간대 영화 관람과 문화센터 강좌를 늘리는 등 관련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오는 15일까지 '퇴근 후 쇼핑세일'을 진행하며, 신세계백화점이 29일까지 '워라밸 페어'를 마련했다.
 
호텔신라에 따르면, 이달들의 야외수영장 이용 혜택이 포함된 패키지의 7월 예약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배 가량 늘었다. 사진/호텔신라
 
호텔업계도 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텔신라에 따르면, 이달들의 야외수영장 이용 혜택이 포함된 패키지의 7월 예약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량 늘었다. 호텔 측은 평일 저녁시간부터 가까운 도심 속 호텔에서 1박하며 호캉스(호텔 바캉스)를 즐기는 고객이 급증했다고 풀이했다. 이에따라 서울신라호텔은 퇴근 후 야외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원스 인 어 문라이트' 패키지를 새롭게 출시했다.
 
아웃도어 업계에서도 주말 취미로 여겼던 워터스포츠와 레저 활동 등의 액티비티를 평일에 즐기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며 관련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컬럼비아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 도입으로 퇴근 후, 여가 시간을 활동적으로 보내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며 "아웃도어 업계에서도 이런 흐름에 맞춰 직장 내에서도 세련되게 입을 수 있는 아웃도어 패션 아이템을 꾸준히 선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유통 기업들은 직원을 위한 워라밸 근무환경 마련에도 힘쏟는다. 이달 들어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2일부터 업계 처음으로 개점시간(본점·강남점 제외)을 기존보다 30분 늦춰 오전 11시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위탁 운영중인 현대시티아울렛 가산점을 제외한 전국 19개 백화점 및 아울렛 직원들의 퇴근시간을 오후 7시로 1시간 앞당겼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다만 영업시간 단축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우려해 영업시간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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