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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내비 품은 구글…SKT T맵과 진검승부 불가피
구글 "오픈API로 다양한 이용자 모을 것"…SKT "이용자 세분화 서비스 강점"
2018-07-12 18:13:43 2018-07-12 18:13:43
[뉴스토마토 이우찬·김동현 기자] 구글이 카카오와 손잡고 '안드로이드 오토'를 출시하며 국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시장 1위 SK텔레콤 'T맵'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전망이다.
 
12일 구글이 공개한 안드로이드 오토는 음성인식을 통해 내비게이션·음악·전화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차량용 플랫폼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의 경쟁자는 SK텔레콤의 'T맵'이다. 두 회사는 내비게이션, 음악 감상, 전화·문자 수발신 등 기능들을 공통으로 제공한다. 현재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시장은 T맵이 주도하고 있는데 지난 3월 리서치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내비게이션 앱으로 T맵(55%)을 꼽았다. 각각 16%와 8%를 기록한 카카오내비와 네이버지도를 압도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실행 장면. 사진/구글
 
구글은 서비스 출시로 이용자 편의성을 차량으로 넓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차량 디스플레이 핵심인 내비게이션 기능을 가장 먼저 소개하며 중요성을 의식하는 모습이었다. 로렌스 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리드 프로덕트 매니저는 이날 "이용자들이 차량 디스플레이로 가장 많이 찾는 서비스는 내비게이션"이라며 "다른 기기(디바이스) 없이 바로 차량 디스플레이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자들은 안드로이드 오토 앱을 내려받을 때 필수 앱으로 카카오내비 앱도 같이 내려받아야 한다. 또는 구글 자회사의 사회관계망(소셜) 기반 내비게이션 앱 '웨이즈'를 내려받아 이용할 수도 있다.
 
T맵이 주도하는 국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구글은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제공으로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구글은 오픈API 정책을 펼쳐 앱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앱을 개발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 API도 공개해 음악·메시지 등 새로운 앱에 끌린 이용자들이 안드로이드 오토로 넘어오게 하는 전략이다. 현재 멜론, 벅스, 지니뮤직 등이 이 API를 기반으로 개발돼 적용됐다. 카카오톡도 오픈API를 활용해 개발되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내비게이션 기능의 API는 제한해 이용자들은 카카오내비 혹은 웨이즈만을 이용할 수 있다.
 
T맵의 강점은 통신사 이용자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다. 국내 통신이용 점유율 1위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T맵x누구'를 출시했다. 이때부터 쌓아온 정보를 기반으로 ▲맛집 검색 ▲현재 위치 공유 ▲도착시간 공유 등 세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차 안에서 음성으로 집안 스마트홈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카투홈(Car to Home)' 서비스도 지난달 선보였다. SKT는 오는 10월 중에 AI플랫폼 누구를 오픈 플랫폼으로 공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오토가 현대·기아자동차 전 차종에서 지원된다는 점 외에는 큰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국내 통신 이용자를 확보한 통신사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용·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체 내비게이션 시장에는 당장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차량용 내비게이션 업계 한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오토는 차량용 순정형 내비게이션에 적용되는 것일 뿐”이라며 “구글이 신규 시장에 진출한 게 아니라 기존 안드로이드 오토에 소프트웨어가 적용되는 개념으로 내비게이션 시장 점유율 변화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구글이 카카오랑 제휴해 카카오 내비를 사용하므로 카카오 내비 활용 폭은 상대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안드로이드 오토가 국내 시장에 출시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구글은 지난 2010년과 2016년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위한 정밀 지도를 회사 해외 서버로 가지고 나가겠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가 지도 반출 전에 해외 위성사진 서비스에서 청와대, 군부대 등 안보 시설을 가리라고 요구했고 구글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구글은 회사 '구글맵'으로 내비게이션을 지원하지 못해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는 방법을 택했다.
 
 
SK텔레콤 'T맵x누구' 스타벅스 주문 서비스. 사진/SK텔레콤
 
이우찬·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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