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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걸음' 론스타 ISD, 진행 상황 정보공개 청구
송기호 민변 통상위원장 "론스타, ISD 나쁜 선례될까 염려"
2018-07-16 10:17:06 2018-07-16 10:17:06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지난 2012년 한국 정부를 상대로 뉴욕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제기한 5조원대 투자자·국가간소송(ISD) 진행 상황에 대해 정보공개가 청구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국제통상위원장인 송기호 변호사는 16일 법무부에 론스타 판정 진행 상황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론스타가 ISD를 제기한 지 6년이 흐르고 2016년 최종 변론도 끝났으나 아직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또 언제 판정이 나올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청구는 현 소송 과정을 제대로 공개하라는 요구다.
 
송 변호사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론스타 ISD 상황이 답답하다. 어떤 상황인지 내용을 알려면 이렇게 정보 공개를 청구할 수밖에 없다"며 "론스타의 5조원대 소송 금액 산출 근거 등 기본적인 사실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어 ISD의 나쁜 사례가 될까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외자기업에만 주는 ISD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유럽연합처럼 양국 재판관들이 공동의 법정을 만들어 소송을 진행하는 투자법원 모형을 채택해야 한다"며 "현 ISD에 대해서는 반성과 성찰이 분명히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소송 상황을 제대로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1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한국 정부의 정경유착 행위로 피해를 보았다며 7억7000만달러(약 8687억원) ISD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송 변호사는 "엘리엇 소송도 언론·시민 사회가 얼마나 진행절차에 관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ISD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국내에 들어온 론스타는 2003년 8월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4조7000억원의 차익을 남긴 채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했다. 이후 '먹튀 논란'에 휩싸였던 론스타는 2006년 HSBC에 더 큰액으로 외환은행을 매각하려 했으나 한국 정부의 승인 지연으로 실패했다며 ISD를 제기했다.
 
송기호(가운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장이 지난 2015년 12월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기자실에서 '론스타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국제중재를 제기할 법률적 자격이 없다'라는 의견을 밝히는 관련 서류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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