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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출마 땐 도로 열린우리당"
문희상·유인태와 함께 구친노계 국회·여당권력 독점 우려
2018-07-17 18:46:29 2018-07-18 10:34:08
[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의 최대 관심이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좌장격인 7선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로 쏠리고 있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 달 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이 의원이 조만간 거취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독대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이 의원이 실제 출마 의지를 굳혔다는 얘기가 힘을 받는 가운데 이 의원이 출마 채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주장이 더해졌다. 전대 출마를 앞두고 있는 한 당권주자는 17일 “건강 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이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위해 최근 부쩍 병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미 주변인들에 출마 결심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진 그의 출마 의사가 공식적으로 밝혀지기 전까지 마음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대 출마를 놓고 저울질 중인 이 의원의 행보에 당 안팎에선 ‘도로 열린우리당’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의원이 여당 대표가 되면 문희상 국회의장,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과의 조합이 완성된다. 이들 모두 구친노계로, 국회와 여당 권력이 모두 이들 올드보이들 손에 쥐어질 경우 국회나 정당 개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걱정이 커지는 상황이다.
 
당 내부에서 이 의원의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비문진영의 한 의원은 “이해찬 의원은 타협을 거부하는 강경파다. 협치를 강조하는 20대 국회의 여당 당 대표가 가져야 할 소통능력이 결여돼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혁이 강조되는 현 시점에서 지방선거 압승으로 받아든 국민들의 세력교체 열망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과거 19대 총선 공천 이후 부산과 영남권 등을 중심으로 이 의원 비토 세력이 여전하다”며 “이 의원이 당선되면 민주당은 즉각 도로 열린우리당이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에선 이 의원의 출사표 없인 전당대회 흥행도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당내 비주류에 속한 한 의원은 “이 의원이 당권에 도전하면 대놓고 그와 한 자리를 놓고 견줄 후보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가 없인 뚜렷한 우세를 보이는 주자가 보이지 않는 도토리 키 재기 수준의 선거로 전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차기 지도부 구성의 또 다른 변수였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이 김 장관의 출마 여부가 결정되는 개각 흐름 등을 지켜보고 거취 발표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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