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인터뷰) ‘신과 함께2’ 주지훈 “1, 2편 출연? 김용화 감독에게 설득 당했죠”
첫 캐스팅 제안 거절…”’해원맥’ 캐릭터 내가 잘 할 자신 없었다”
상대역 김향기 극찬…”배우들 ’신과 함께’ 포인트는 김향기 인정”
2018-07-31 12:31:14 2018-07-31 12:31:14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올 여름 극장가 최고 우량주는 배우 주지훈이다. 이미 1000만 흥행이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 들여지고 있는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 그리고 칸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뒤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공작’ 두 편에 연달아 출연했다. 그가 기존 출연작에서 선보여 온 모습은 반항기와 장난기가 다분히 섞인 캐릭터들이 대부분이었다. 두 작품 가운데 조금 더 비중을 두자면 ‘신과 함께-인과 연’이 더 짙은 내음이 난다. 1편 ‘신과 함께-죄와 벌’에서 특유의 껄렁함과 장난스러움을 선보였다면 2편 ‘신과 함께-인과 연’에선 1000년의 시간차를 두고 변화된 그의 모습에 이유를 분명히 했다. 저승 삼차사 가운데 ‘해원맥’을 연기한 그는 이제 2018년 극장가 흥행의 중심이다.
 
언론 시사회 이후 지난 26일 주지훈을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모델 출신의 비 연기 전공자로서 그는 데뷔 이후 현재까지 스스로에 대한 의문과 질문으로 가득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물론 데뷔 이후의 시간이 길고 이른바 ‘짬’을 거론하지만 확신이 서지 않는 자신에 대한 연기적 질문은 여전했다. 1편과 2편 그리고 2편에선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다른 개념으로서의 1인 2역까지 소화했다.
 
주지훈.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실 1인 2역은 과거에도 몇 번 해왔어요. 그런데 그것과는 좀 달랐죠. 보통 1인 2역이 관객들에겐 다른 사람이라고 받아들여져야 하는데, ‘신과 함께’는 같은 배우가 두 사람을 연기하는 상황이니까요. 분량도 많고, 등장인물도 많아서 촬영장에서 오롯이 내 캐릭터만 생각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때마다 감독님이 큰 도움을 줬죠. 감독님은 다른 감독님과 달리 현장에서 편집본을 보여 주세요. 편집본을 통해 ‘이 연기 앞이나 뒤에 이런 장면을 넣을거야’라면서 설명을 자세하게 해주세요. 가이드가 확실해서 그것만 따라갔어요.”
 
여느 배우들과 마찬가지였지만 주지훈도 사실 처음 ‘신과 함께’를 거절하려 했단다. 자신이 없었단다. 국내에선 생소하고 실패 가능성도 너무 큰 판타지 장르다. 더욱이 시나리오로만 보면 도저히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비주얼이었다. 캐릭터인 ‘해원맥’에 대한 자신감도 없었다. 워낙 유명했던 원작이지만 주지훈은 원작을 보지도 못했다. 원작에 대한 생소함도 있었다. 여러모로 그에겐 사실 위험한 시도이자 도전이었다.
 
“지금은 그만 둔 제작사 대표가 ‘같이 하자’며 연락을 해왔고 시나리오를 전달받았죠. 너무 좋은 역할이라 선물을 주는 것처럼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봤는데 못하겠더라고요. 얘기는 재미가 있는데 캐릭터가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었어요. 해원맥만의 천연덕스러움을 표현할 자신이 없었어요. 고민하던 차에 제작사 대표와 술을 한 잔 마시는 데 근처에 우연히 김용화 감독이 계셨어요. 연락이 닿아서 합석을 했죠. 그 자리에서 완전히 설득 당했죠. 하하하.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하정우 차태현 선배가 이미 하기로 했대요. ‘이 사람들은 왜 이걸 선택했지?’란 궁금증도 있었고요.”
 
주지훈.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웹툰(만화)가 원작이다. 원작 웹툰 속 해원맥과 영화 속 해원맥의 설정도 약간은 다르다. 우선 톤 자체가 틀리다. 1편이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개봉 당시에는 원작 팬들의 비난도 많았다. 무엇보다 주지훈은 만화 원작 드라마와 영화를 경험해 봤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실사로 옮길 경우의 위험성과 흥행 실패 가능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그는 동료와 감독에게 의지해 새로운 해원맥을 만들어 냈다.
 
“드라마 ‘궁’도 했었고, 영화 ‘앤티크’도 해봤고. 만화 원작이 드라마나 영화로 옮겨질 때의 어려운 점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죠. 감독님도 ‘2D와 영상 문법은 다르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맞기는 해요. 1부에서 비난이 좀 있었는데 그것도 사실은 2부를 위한 떡밥이랄까(웃음). 1부와 2부의 간극이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줄 것이라고 감독님이 설명하셨죠. 그리고 고민과 혼란이 올 때마가 향기가 정말 많은 도움을 줬어요. 진짜 이 친구는 아역이 아니라 그냥 천재에요. 저희끼리 ‘신과 함께’의 포인트는 김향기라고 다들 인정했으니.”
 
김향기에 대한 극찬은 1편 ‘신과 함께-죄와 벌’ 때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출연 배우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극찬했다. 1편에서 주지훈과 김향기의 호흡은 남매 케미를 연상케 할 정도로 찰떡 궁합이었다. 2편에선 그 감정이 조금은 바뀐다. 기묘한 감정의 흔들림이 있다. 그래서 언론 시사회 이후 두 사람의 과거 모습을 두고 ‘러브 라인’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었다. 주지훈도 시나리오를 통해 이 지점을 고민했었단다.
 
주지훈.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처음에 감독님이랑 고민했던 지점이 거기였어요. 향기와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해도 관객들이 보실 때 그럴 수도 있으니 그런 감정을 연상케 하는 장면을 넣어야 하나 고민했었죠. 하지만 감독님이 고민하시다가 ‘두 사람의 감정이 멜로는 아닌 것 같다’고 정리를 하셨어요. 감독님이 우선 결정이 확실하고 빠르세요. 뭐 고민 없이 바로 접었죠. 하하하. 제가 사실은 촬영 두 달 전부터 닭가슴살만 먹고 몸을 만들었어요. 2편에서 윗옷을 벗고 노출하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촬영 당일에 ‘하지 말자’ 그러셔서 바로 접었죠(웃음) 결정은 정말 빠르시다니까요. 하하하.”
 
1편과 또 다른 점은 바로 마동석과의 호흡이다. ‘성주신’으로 등장한 마동석의 존재감은 이번 2편의 킬링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해원맥과 성주신은 영화 속에서 액션 장면도 상당하다. 두 사람간의 유머 코드도 넘친다. 1편에선 저승 삼차사가 함께하는 장면이 많다면 2편에선 해원맥 덕춘 그리고 성주신이 거의 함께 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성주신과 해원맥의 호흡이 상당히 많다.
 
“형과는 원래부터 친했어요. 동석이 형이 코미디와 액션에 대한 아이디어가 상당히 많아요. 형이 아이디어를 내면 감독님이 바로 채택해 영화에 넣는 방식이었어요. 대신 형과 함께 한 장면에서 애드리브는 한 장면도 없었어요. 애드리브 같은 장면도 사실은 다 시나리오에 있는 계산된 장면이에요. 이게 CG때문에 애드리브가 들어가면 후반 작업 자체가 안된데요. 저도 이런 촬영을 처음 해보니 몰랐죠. CG 촬영이 너무 많아서 그냥 대충 찍고 CG로 입힐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주지훈.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그에 말처럼 ‘신과 함께’는 거의 모든 장면에 CG가 들어간다. 특히 지옥 분량은 그냥 ‘허공’에 대고 연기를 하는 수준이었다고. 그는 CG촬영 과정을 설명하면서 멋쩍은 웃음을 계속 터트렸다. 워낙 황당해서 설명하는 중간중간에도 웃음을 참을 수 없단다. 물론 이 모든 게 CG전문가인 김용화 감독이기에 가능했다고.
 
“지옥 장면에선 디지털 캐릭터가 거의 상대역이었죠(웃음). 하하하, 이게 정말 쑥스러운데 정우형과 제가 지옥 촬영 장면에서 찍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그린 스크린 배역에서 빈 손으로 획획 휘두르는 것 뿐이에요. 저희도 찍으면서 ‘이거 뭐하는 거지’라며 황당했으니까요. 영화를 보고 나서 알았죠. 그때 그게 저렇게 나왔구나. 그냥 연기하는 것 같지도 않고. 하하하. 경험이 없으니 찍기 전까지 ‘이게 뭐가 나올까’ 걱정됐죠. 김용화 감독님이 CG전문가라 가능했던 것 같아요.”
 
1편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개봉을 앞둔 2편도 1편에 버금가는 흥행이 벌써부터 예상되고 있다. 현재 제작사에선 3편과 4편도 기획 중이다. 만약 제작이 된다면 3편과 4편도 1편과 2편처럼 동시 제작으로 진행될 확률이 크다. 출연 배우들은 이미 3편과 4편에 대한 출연 여부를 마음 속으로 정하고 있는 듯 했다. 주지훈이 연기한 해원맥은 ‘신과 함께’의 주축이 분명한 캐릭터 중 하나다.
 
주지훈.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웃음) 3편과 4편이 만들어지게 된다면 배우들끼리 스케줄을 다 맞추자는 얘기는 했었어요. 스토리도 어떻게 가느냐가 문제겠지만 동시 제작이 맞는 것 같단 느낌이에요. 다만 1편이 성공을 했으니 다행이지, 사실 1편 개봉할 때 제작진과 배우들은 정말 조마조마했어요. 1편이 성공 못하면 2편은 개봉 자체가 힘들어지니. 저희끼리 그냥 조그만 상영회나 해야 하나란 생각도 했었으니까요. 하하하. 3편과 4편 출연이요? 전 무조건 갑니다. 무조건!(웃음)”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