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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토 현장) ‘공작’, 총소리 한 번 안 나오는 초강력 액션 스릴러
2018-08-01 06:00:00 2018-08-01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말의 액션’이다. ‘범죄와의 전쟁’ ‘군도’ 등을 만든 윤종빈 감독이 한국형 스파이 액션에 주목했다. 여기서 액션은 기존 개념과는 사뭇 다르다. 인물과 인물이 주고 받는 감정과 대화만 존재한다. 하지만 주고 받는 감정과 대화 속에 살을 옥죄는 듯한 긴장감이 스크린을 찢고 나왔다. 윤 감독이 언급한 ‘말의 액션’이 피부로 와 닿았다. 더욱이 이 스토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영화 ‘공작’이다.
 
31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공작’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윤종빈 감독 그리고 주연 배우인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이 참석했다.
 
 
 
이날 연출을 맡은 윤 감독은 실제로 있었던 ‘흑금성’ 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긴 과정을 전했다. 그는 “다른 영화를 준비하면서 취재를 하던 과정에서 ‘흑금성’의 존재를 알게 됐다”면서 “너무 충격적이었고 1차적으로 호기심이 갔다. 국내에 이런 스파이가 있었단 게 너무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흑금성’에게 연락을 드렸지만 수감 중이라 만나지는 못했다”면서 “대신 가족들에게 연락을 해서 영화로 만들고 싶단 의사를 밝히고 영화로 제작했다”고 전했다.
 
남북한 대치 상황에서 벌어진 거짓말 같은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기면서 어려웠던 일화도 전했다. 윤 감독은 “1993년부터 2005년까지 12년의 시간을 두 시간에 담아야 했다”면서 “더욱이 실화가 배경이라 난감했다. 결국 팩트에만 집착하지 말자 영화의 논리로 가자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이 여러 매체를 통해 언급한 ‘말의 액션’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윤 감독은 “첩보극이라고 하면 대부분이 ‘미션 임파서블’을 떠올린다”면서 “그런데 정 반대의 지점에서 영화를 풀어갈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굳이 액션을 첨가하지 않아도 된단 확신이 들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수 많은 북한 관련 이미지에 얽힌 비밀도 전했다. 실제인지 CG인지 분간하기 힘든 장면들이 다수 ‘공작’에 포함돼 있었다. 윤 감독은 “북한 장면 재현이 제작진으로서 가장 큰 숙제였다”면서 “북한 안에 들어가 촬영한 해외팀의 소스를 사서 합성도 했고 세트장도 많이 지어 해결했다”고 고충을 전했다.
 
‘흑금성’이란 암호명으로 활동한 주인공 ‘박석영’을 연기한 황정민은 ‘공작’이 실제 했던 사건이란 점에 놀라워했다. 그는 “처음 윤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받고 실화였단 말에 너무 놀랐었다”면서 “내가 1990년대에 이 사건을 모르고 지나왔단 게 창피했다. 관객 분들에게 이 사건을 알려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실제 ‘흑금성’으로 활동했던 박모씨를 만났던 일화도 전했다. 황정민은 “김정일 위원장과 독대를 할 정도로 힘이 느껴지는 분이었다”고 말했다.
 
영화 '공작'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황정민은 촬영 과정에서 숱한 고충을 당한 일화도 전했다. 그는 “처음 촬영을 할 당시에는 남북한이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아니었다”면서 “촬영을 하다가 빌린 공간에서 쫓겨 나기도 했었다. 다행히 4월 27일 이후 정세가 순식간에 변해서 모두가 행복하게 작업을 했었다”고 웃었다.
 
북한 고위층 리명운 처장을 연기한 이성민은 ‘흑금성’과의 불꽃 튀는 감정 교류를 만들어 내 ‘공작’의 전체 분위기를 만들어 낸 일등 공신이다. 그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오히려 “연기는 내 목소리로 한 것이다”고 농담을 하며 “많이 미숙해서 스태프들과 동료 배우들에게 미안하다”고 겸손해 했다. 그는 이어 “스태프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많은 토론을 했다. 잘 표현하기에 미숙해서 늘 미안했다”면서 “잘 봐주신다면 마음이 놓인다. 옆에 있었던 많은 스태프들 감독님 덕분이다"며 웃었다.
 
이밖에 조진웅은 ‘흑금성’을 포섭해 북한에 침투시키는 안기부 해외사업팀 최학성 실장, 주지훈은 ‘흑금성’의 존재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북한 보위부 정무택 과장을 연기했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란 암호명으로 북핵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얘기를 그린다. 오는 8월 8일 개봉.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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