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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김영기 금융보안원장 “금융보안, 4차산업혁명 지키는 주춧돌”
소중한 국민재산 보호 위해 노력… 상반기에 불법해킹 탐지해 수백억대 피해 막아
“금융보안원이 제 역할해야 금융의 디지털 혁신도 성공해"
2018-08-02 16:10:58 2018-08-02 17:25:36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지낸 김영기 원장이 금융보안기관의 수장으로 취임한지 100일이 지났다. 최근 금융업계의 보안시스템이 금융산업의 핵심 과제가 된 만큼 김 원장의 책임도 막중하다. 김 원장은 금융 보안과 금융 디지털 혁신을 주도해 안전한 금융보안 기반확립을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김 원장은 최근 국내에서 금융보안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이에 대한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금융보안의 기반을 세우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보안원은 침해사고 대응기관, 금융보안 관제센터, 금융정보 공유·분석 센터 등 시장에서 부르는 명칭만 10여개에 이른다. 그만큼 기관에 대한 시장에서의 신뢰가 두텁다. <뉴스토마토>는 김 원장을 만나 취임 후 이뤄낸 성과를 비롯한 금융보안 강화 전략, 그리고 금융보안원의 수장으로서의 신념을 구체적으로 들어봤다.
 
 
한국은행을 거쳐 금융감독원에서 검사지원국 신용리스크반장, 저축은행감독국 부국장, 상호여전감독국장, 감독총괄국장, 감독총괄 담당 부원장보 및 은행 담당 부원장보를 역임했다. 금감원 근무 당시에는 각종 금융위기 상황일 때마다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주택담보대출 선진화 작업 TF 반장으로서 총부채상환비율(DTI) 제도를 도입했고, 35년 만에 신용카드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개선했다. 2년 반에 걸친 부실 상호저축은행 구조조정 업무를 기획하고 총괄했고, 가계부채를 안정적인 관리에도 애써왔다. 그만큼 발군의 능력을 발휘했기에 그가 금융보안원장을 맡게 됐을 때도 주위에서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았다.
 
김 원장은 취임 100일동안 무엇에 가장 집중했을까. "금융회사에 대한 취약점을 분석·평가하고 이를 대응하기 위한 관리체계를 꾸준히 제공했습니다. 새로운 유형의 피싱 탐지기법을 개발하고 적용해 소중한 국민의 재산을 보호했습니다." 질문에 대한 그의 일성이었다.  
 
불법해킹 방지해 수백억 피해막아
 
김 원장에 따르면, 금융보안원은 올 상반기에 피싱사이트 등 불법 해킹을 탐지해 수백억원대 자금 피해를 막았다. 금융보안원이 피해를 예방한 금액만 약 256억원에 이른다. 올해 1분기에는 983건의 피싱을 탐지해 약 54억원의 자금 유출을 차단했다. 2분기에는 3706건의 피싱을 분석해 약 202억원의 더 큰 피해를 예방했다. 최근 급격하게 변하는 스마트폰 전자금융서비스에 대비하려면 그와 관련한 보안 가이드 개편도 필요하다. 이에따라 생체인증 확산, 모바일 간편결제 등을 가이드에 반영하는 등 금융사가 준수해야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보완해 금융사가 이를 활용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김 원장은 금융보안 거버넌스를 강조했다. “금융보안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취임하자마자 금융회사 CEO 및 보안 책임자를 만나 이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그는 “현재 보안 관련 임원을 대상으로 금융보안의 리더 및 역할에 대한 교육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매년 ‘금융보안 최고책임자 과정'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금융, IT 환경 변화에 따른 금융보안 리더 역할을 정립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금융보안자문위원회를 출범,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금융보안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금융보안자문위원회를 구성한 이유에 대해 "최근 4차 산업혁명이 코앞으로 다가와 금융보안 기술의 필요성도 나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금융업계에서는 기술이 발전한 만큼 보안 기술도 발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고 말했다.
 
4차산업혁명기술을 보안에 활용
 
금융보안원은 김 원장 취임이후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보안업무에 활용하기 위한 TF팀도 운영하고 있다. 김 원장은 “기술이 지속 발전하고 있는 만큼 사이버 공격의 기술도 지능화·고도화 되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TF팀 운영에 대해 설명한 뒤 “금융보안 분야에서도 신기술을 연구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재 인공지능을 활용한 침입탐지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현재 위협정보를 90% 식별해내는데까지 성공했다. 아직까지는 연구용이지만 향후 보안관제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들겠다는게 김 원장의 포부다. 금융보안원은 또 산·학 공동연구를 통해 사이버 공격 프로파일링을 자동화·정교화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금융보안 업무 고도화 작업에도 착수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런 사업들을 통해 올 하반기까지 금융 디지털 혁신에 대한 지원 활동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금융권의 블록체인 금융서비스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블록체인 테스트베드를 구축했다. 앞으로 금융업계가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을 더 강화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금융권이 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금융회사 핀테크 기업이 안전하게 클라우드를 활용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클라우드 활성화 정책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디도스 공격대응 능력도 강화 
 
금융권 디도스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도 강화한다. 김 원장은 “글로벌 클라우드 보안 업체와 금융권 디도스 공격 대응체계를 더 촘촘히 짜겠다”며 “대규모 공격 방어를 목표로 테라급의 방어능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같은 금융보안원 본연의 업무는 물론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대학생 금융보안캠프, 지역 초중고 금융보안교실, 연탄나눔 등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래금융보안 전문가의 조기 발굴과 육성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한번 맡은 일은 꾸준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혁신적으로 수행해내는 능력자로 통한다. 그 비결이 뭘까? 그는 "한국은행에서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다짐했던 ‘남들이 싫어하는 일을 내가 하자’는 마음가짐을 늘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생색내는 일은 내가 하지 않아도 할 사람이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일에 맞닥뜨릴 때면 항상‘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상황 관리에 집중하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한 삶의 태도가 습관이 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진리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늘 생각해보는‘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임을 늘 명심하며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디지털혁신에 도움되고 싶어
 
마지막으로 그는 금융보안원의 막중한 역할을 항상 명심하고, 앞으로 금융 디지털 혁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관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자신있게 밝혔다.
 “금융은 단기적 대처도 물론 중요하지만, 금융시장이란게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만큼 늘 긴 호흡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합니다. 금융인들은 남의 재산을 다루는 만큼 항상 공정하고 합리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소명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금융의 사이버 보안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키는 주춧돌과 같습니다. 금융보안원이 묵묵히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만 우리 금융의 디지털 혁신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김영기 금융보안원장. 사진/ 금융보안원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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